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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냥냥별 Jun 04. 2024

같이 놀자

잠시만 같이 놀아주면 안돼요??


같이 놀자



혼자는 재미없는데

혼자가 편한 가족들     


다 같이 있고 싶은데

다 함께 놀고 싶은데    

 

각자 노는 가족들

각자 바쁜 가족들  

   

같이 놀래요?

고양님에게 말 걸어 봐도

냐옹 하고 고개 돌려 잠자기 바쁘고     


다 같이 깔깔깔 웃고 싶은데

다 함께 하하하 놀고 싶은데

    

내 얼굴 봐줬으면 좋겠는데

내 마음 알아주면 좋겠는데




  생각해 보면, 우리 아이들의 유아기 이후로는 '같이 놀아준다'라는 개념을 잊고 산 것 같다. 아니 여러 가지 핑계로 합리화하고 외면한 게 아닌가 싶다. 이제 다 컸으니까, 엄마랑 노는 것보다 친구랑 노는 게 더 재밌으니까, 너희는 핸드폰 게임하는 걸  더 좋아하니까 등등의 이유로 말이다. 하지만 사실 이런 아이들의 이유가 아니라 나의 이유가 더 크게 작용했는지 모른다. 엄마는 퇴근하고 집에 오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으니까, 너희가 재밌게 맞춰줄 수 없으니까, 엄마도 쉬고 싶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도 하고 싶으니까...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엄마는 아이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그런데 나는 결혼 전에는 아이를 좋아하지도 대하지도 못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임신을 이후로 걱정이 많았다. 아이를 잘 케어하고 잘 놀아주는 것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첫 아이를 낳아 집으로 데리고 와서 지켜보다 보니 '이게 내 아이인가?' 하는 어색함은 금방 사라졌다. 쿨쿨 자는 모습도, 일어나 꼬물꼬물거리는 모습도 너무 귀여워 자꾸만 손발을 만지고 볼에 뽀뽀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직 옹알이도 못하는 아이의 눈을 계속 맞추며 수시로 말을 걸었다. 한 번 웃는 걸 보려고 아이 앞에서 온갖 재롱도 떨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면서 딸랑이와 인형을 손에 들고 놀아주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장난감 종류는 무궁무진했다. 연령별로 발달에 도움이 되는 혹은 잘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달라서 조금씩 바꿔가면서 구입하거나 대여를 했다. 하지만 장난감이 있어도 엄마의 역할은 늘 필요했다. 뭔가를 하면 잘한다 반응해 주고, 이거 해볼까 저거 해볼까 하면서 같이 놀아주어야 했다. 놀이터에서도 마음껏 놀라고 풀어놓으면 같이 하자고 자꾸만 손을 잡아당긴다. 그래서 의자에 엉덩이 붙일 시간도 없이 함께 공도 차 주고, 잡기 놀이도 하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도 하곤 했다. 육아로 몸은 늘 만성피로 상태였지만, 심심하다고 징징대는 모습보다는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더 마음이 편했기 때문이다.


  아이와 함께 하는 여러 가지 놀이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하기 싫은 건 '역할놀이'였다. 둘째인 딸내미가 좋아하던 놀이였는데, 인형을 가지고 하던 우리가 직접 역할을 맡아하던 나는 어려웠다. 예를 들어 딸내미가 선생님을 하면 나와 오빠는 학생이 되어 즉석 역할극을 해나가야 하는데, 일종의 연기를 재밌게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오빠는 장난스럽게 엄마는 어색하게 연기를 하면 마음에 들지 않은 딸은 성의 없이 한다고 삐져버렸다. 아이가 아기시절에는 내 입에서도 어린이채널 유투버같이 귀여운 목소리가 나왔지만, 하면 할수록 현. 실. 타. 협. 의 순간들이 오더라. 그래서 점점 열심히 하기 싫어졌던 게 사실이다.


  다행히 아이들이 클수록 방과 후에도 친구들을 만나 노는 시간이 길어지고, 주말에도 친구들과 약속을 잡게 되면서 나와 남편의 부담은 줄어들었다. 그래서 퇴근 후나 주말에 우리의 취미를 즐길 수 있는 시간도 생겼다. 다만 집에 있는 시간에 각자 휴대폰을 보며 쉬는 시간이 너무 길어진 것 같다. 사춘기가 되면 각자 방에 들어가서 안 나온다는 말을 조금은 실감할 것 같다. 친구도 좋지만 가족들과 함께 여가를 보내는 시간도 필요하기에, 정해진 시간 외에는 모두 휴대폰을 내려놓고 같이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운동이나 나들이를 가는 시간도 꾸준히 가져야 한다. 우리가 귀찮지만 해야 하는 것들 중에 부모와 아이의 유대감 기르기, 좋은 추억 쌓기도 포함된다. 이제 애들은 우리랑 놀자고 해도 놀아주지 않는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좋아하는 분야도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해보면서 주기적으로 함. 게. 놀. 기. 를 실천해 보자. 그러면 각자 방에만 있는 시간이 조금은 더 줄어들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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