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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번 태양 The Sun

쨍하고 해 뜰 날

by 하치


18번 달의 어슴푸레한 빛의 여정 뒤에 즐거운 19번 태양 카드를 맞게 됩니다.


인생의 여정에서 16번 탑 카드처럼 공든 탑이 무너지듯 추락도 해보고 17번 별 카드로 맨몸으로 희망을 가지며 새로 시작도 하며 18번 달 카드의 가재처럼 무의식의 어두움에서 각성의 길을 쭉 걸어왔어요.

19번 태양 카드에 도달해 드디어 쨍하고 해 뜬 날을 맞았어요.


햇빛 속에서 모든 것이 명확해지고 선명히 드러나며 직접적인 통찰과 더불어 신과의 합일까지 경험하게 됩니다.


머리에 화환과 붉은 깃털을 쓴 어린아이가 붉은 깃발을 들고 백마를 타고 타고 있네요.

태양=말=깃발=해바라기는 연속적으로 활력 있는 기운과 더불어 순수한 에너지를 의미해요.


머리에 새싹처럼 솟은 붉은 깃털은 0번 바보 카드의 여정에서도 보았었는데 여기서는 점점 진화하여 낡은 자아를 탈피하여, 어린아이로 자유롭게 다시 태어난 존재가 되었어요.



태양빛도 0번 바보 카드는 태양이 반쯤 가려져 있는데 반해 19번 태양 카드 이름답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내리쬐네요.

그 어떤 메이저 카드보다 밝고 활기차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아이는 태양의 보호 아래 안전한 상태로 내면으로는 더 없는 환희와 행복의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수비학적으로 19는 10(1+9)에서 10이 1(1+0)이 되어 생명의 탄생과 시작을 상징해요.

숫자 1은 하나란 의미에서 내면과 외면이 만나 합일을 이룬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요.

그만큼 갓 태어난 아이처럼, 처음처럼, 순수하고 맑아야 한다는 것이죠.






이렇듯 대다수 질문에서 태양 카드는 기분 좋은 메시지를 전해 주지요.

타로카드에는 긍정과 부정의 뜻이 내포하기에 물론 태양 카드도 부정적이 면이 있어요.


바로 과유불급!


태양이 넘 강하면 피부가 화상을 입을 수 있어요.

생명력의 원천인 태양의 빛과 열이 너무 과하면 오히려 생명이 말라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아이의 지나진 활기와 행동은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주의를 놓치지 말아야 해요.

보통의 아이들도 그럴진대 장애를 가진 아이는 더 말할 것도 없지요.

전 이 말을 탄 태양의 아이 카드를 볼 때마다 말을 통해 자폐 스펙트럼을 치료하는 호스테라피가 떠오른답니다.


말은 공격적이지 않은 데다가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동물이에요.


그리고 사람과 같이 걸을 수 있고 사람의 움직임에 맞춰 걷거나 뛰고, 멈출 줄 아는 영리하고 온순한 성격의 동물이기에, 이 같은 말만이 가진 장점이 자폐 스펙트럼 극복에 최적이자 대안치료로 인정받고 있어요.


자폐 스펙트럼의 경우 무엇보다 움직임을 통한 감각을 익히는 게 중요한데, 말 등에 타면서 말의 움직임을 느끼며 신체의 감각을 익힐 수 있어 그것이 사회성 발달로 이어져요.



이는 좌우균형감과 리듬감, 집중력이 강화되어 예전에는 없었던 자기 통제력이 생겨 전에 없던 자신감까지 생기는 거예요.


호스테라피는 자폐 스펙트럼뿐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이 겪는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대인기피증 등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데 활용 가능하답니다.


제 조카는 자폐성 지적장애아인데 호스테라피를 통한 치료를 못 받았지만, 엄마와 한두 시간 산책하는 나름 고강도 자극과 소통을 통해 행복한 웃음이 만면하게 성장했어요.

덕분에 엄마 다리는 짱짱한 말근육이 돼버렸어요.


아이 뒤에 있는 담벼락은 마치 이런 장애를 넘겨 극복한 과거의 흔적 같이 보여요.

나를 가로막은 담벼락이자 생명이 움틀 수 없는 콘크리트 벽이었지만 말입니다.


저 딱딱한 장벽에 해바라기 꽃이 핀 것이 보이지요.


해바라기는 해를 바라보며 피듯 짝사랑을 뜻하는데, 눈 맞춤도 못하는 아이에게 사랑의 소통을 끊임없이 피워내는 부모의 애끓은 짝사랑처럼 생명력 강한 사랑의 상징입니다.


동트기 전에 가장 어둡듯, 지금도 힘들어할 모든 이를 위해 태양 카드를 건넵니다.



쨍하고 해 뜰 날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매일매일 해는 뜨며 우리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어요.


곧 매일매일이 새로운 탄생이며 시작임을 잊지 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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