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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May 26. 2022

태어날 때부터 발표를 잘하는 사람은 없다

발표 고수들의 발표 잘하는 비결


발표,

이 두 글자만 들어도 손에 땀이 나고 심장이 빨리 뛰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변에 발표를 잘하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 사람은 어떻게 그렇게 발표를 잘하지? 정말 부럽다’


라는 생각도 많이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발표를 잘하는 사람들이 그 발표 하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고 노력을 했을까?


오늘 나는 우리 회사의 아시아 본사 사장님과 아시아 임원들 앞에서 한국에서 우리 부서에서 내가 맡은 부분의 전략적 방향성과 주요 계획에 대해 발표를 앞두고 있다.

많이 떨린다는 생각보다는, 내게 주어진 30분이라는 발표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함께 참석한 부서의 임원들은 어떤 질문이나 우려를 표할지 등에 대해 계속해서 머릿속으로 시나리오를 돌려보고 있다.


살면서 발표를 정말 잘한다고 생각한 두 명의 사람이 있다. TV나 유튜브에서 본 사람이 아닌, 실제 함께 근무하면서 느꼈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둘의 공통점은 ‘치밀한 준비’였다. 그중 한 사람은 오랫동안 함께 일할 기회가 있었고, 실제 같이 발표 준비를 도와주거나 나의 발표를 그 친구가 도와준 적도 있었다.

발표를 준비하다 보면 그 친구가 내게 해주었던 조언들이 생각이 나면서 차분해진다.


오늘은 내가 지금까지 회사 생활을 해오면서 봐왔던 발표를 잘하는 사람들이 어떤 준비를 그렇게 열심히 하는지, 어떻게 연습하고 준비하면 될지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1. 내가 발표하는 목적을 명확히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 보통 발표를 준비하다 보면 처음 생각했던 주제보다 범위가 넓어지고, 결국 하고 싶은 말의 요점이 흐려지게 된다.

발표를 준비하면서 자꾸 살이 붙게 되는데, 결국 내가 오늘 발표하고 나면 듣는 사람들이 어떤 것을 새롭게 이해하고 느끼면 좋을지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표가 끝이 아니다. 발표를 통해 무언가를 얻어내고 내가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부분을 생각하고, 오늘의 발표가 나의 궁극적 목표점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디딤돌 혹은 지렛대 역할을 해줄 것인지를 명확하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2, 듣는 사람의 관심사 파악하기

- 내가 갖고 있는 의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듣는 사람들의 관심사가 나의 발표 내용과 다르다면 사람들은 발표 내용을 열심히 듣지 않고 발표 시간 내내 집중하지 못할 것이다. 사실은 사람들이 발표를 하기 힘들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 발표를 보고 별로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그러면 듣는 사람들의 관심사와 내가 발표하는 목적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자료를 멋지게 발표해도 듣는 사람의 관심사와 다르다면 발표가 끝나고도 남는 것이 없을 수 있다. 100% 듣는 사람의 관심사와 맞출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면 듣는 사람의 관심사와 연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만약 전혀 관심사가 아닌 주제로 발표를 해야 한다면 과연 이 발표를 이 사람들에게 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것을 권한다.


3. 듣는 사람들의 이해도 파악하기 (feat 사전 이해도 테스트)

- 듣는 사람들의 관심사를 파악했다면, 듣는 사람들의 이해도를 파악해야 한다. 과연 내 발표 내용의 몇 퍼센트를 이해할 수 있을까? 만약 듣는 이들의 이해 수준이 다르다면 가장 중요한 그룹의 이해 수준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발표 도중에 내 발표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면 주저 말고 도움을 받자. 그리고 필요하다면 발표 내용을 객관적으로 봐줄 수 있는 사람에게 테스트를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4. 슬라이드 만들기 (발표자료 준비하기)

- 이제 슬라이드를 만든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어떤 흐름을 가져가야 할까? 먼저 목차부터 만든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발표의 가장 처음에는 오늘 발표의 목적을 명확히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반적으로 내가 전달하려는 내용의 궁극적 목적이 아닌, 나에게 주어진 발표시간이 끝나고 나면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좋다. 발표나 강의를 잘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발표를 시작하는지 보자.


“자 오늘 제 발표에서는 이러이러한 내용을 다룰 예정인데요, 20분의 발표 시간 동안에는 왜 이러한 내용이 중요한지,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지를 간략히 설명드리고,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발표 이후 안내 자료를 제공해서 실행하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라는 식으로 발표를 시작한다. 이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발표를 듣는데 어떤 기대를 하고 들으면 될지, 어떤 부분에 집중을 하면 좋을지를 준비하게 해 준다.

그리고 난 뒤에는 이러한 내용을 전달하는 목적에 맞게, 듣는 이의 이해도에 맞게 슬라이드를 구성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슬라이드 한 장 한 장마다 내가 하고 싶은 메시지가 명확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면, 최대한 그것을 분리하는 것이 좋다.

만약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 장의 슬라이드에 담아야 한다면 애니메이션을 통해 메시지를 구분하여 슬라이드를 구성하자. 애니메이션의 목적은 예쁜 슬라이드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다.


5. 발표자료를 만들 때 주의할 점 - 그들의 언어를 사용하기

- 사람들에게 나의 언어를 강요하면 안 된다. 무조건 그들의 언어를 써야 한다. 단순히 외국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들이 잘 이해할 만한 단어, 표현, 심지어는 그들이 쓰는 약어나 표현을 완벽하게 사용한다면 새로운 내용이라도 이질감이 훨씬 줄어든다. 또한 새로운 개념을 소개하는 것이라면 기존에 듣는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사례를 적용하여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발표를 하다면 내가 사용하는 용어나 약어를 몰라서 그 설명을 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정작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하지도 못하고 끝내야 했던 경험이 있다면, 이 부분은 다시 한번 뜯어보고 용어 사용을 결정해야 한다.


6. 연습하기

- 이제 연습을 한다. 아무리 발표를 잘하는 사람이라도 연습을 하지 않으면 발표를 잘할 수가 없다. 이때 중요한 것은 머릿속으로만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소리 내서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의 속도가 너무 빠르지는 않은지, 톤은 적당한지, 실제 듣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연습을 하다 보면 그 사람들의 반응까지도 상상이 되게 된다. 그러다 보면 발표 내용을 보완해야 하는 것이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지루한 부분에서는 가벼운 농담도 준비한다던가 (전체적인 흐름을 방해하는 것이 아닌), 손짓이나 시선처리를 어떻게 할지까지, 치밀하게 준비하며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이렇게 연습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실제 발표 현장에서 내가 생각한 방향으로 사람들의 반응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험을 몇 번 하다 보면 자신감이 생기고, 발표가 마냥 어렵게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발표를 잘하는 그 친구가, 모든 발표 준비를 마치고 발표를 앞둔 내게 해줬던 말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넌 모든 준비가 됐어. 지금까지 준비했던 스크립트니 뭐니 다 잊어버려. 그리고 편안하게 사람들을 바라보고, 천천히 네가 하고 싶은 말을 해. 발표시간이 조금 늦어져도 상관없어. 누가 뭐라고 하던 너의 발표 시간은 너에게 주어진 시간이야. 그 시간을 충분히 사용하고 즐겨.’


실제로 이 말을 듣고 발표를 하고 나면 별로 떨리지도 않고, 덤덤하게 나의 발표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의 반응과 표정에 집중하고,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느껴진다.


모든 준비가 되었다면, 자신을 믿고, 시작하자.


굿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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