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가 뽑은 자기소개서 최고 난이도 문제
최근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대학생과 취준생, 이직 희망 직장인 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자기소개서에 대한 구직자의 입장' 설문조사의 결과가 최근에 나왔다.
설문조사 결과, 구직자가 뽑은 자기소개서 문항 중 답변을 쓰기 가장 어렵다고 한 질문이 '회사 지원동기(28.6%)'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보통 여러 기업을 지원하기 때문에 지원동기가 다 달라야 하고 진정성을 담기도 어려워서였다.
또한 구직자들이 회사 지원동기 문항을 작성하기 위해서 합격사례를 참고한다는 의견이 거의 절반 가까이 되었다.
회사의 지원동기를 물어보는 것은 2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지원자가 우리 회사와 지원하는 직무에 대해서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두 번째는, 지원자가 우리 회사와 지원하는 직무에 얼마나 적합한 사람인지.
결국 회사와 지원자 서로가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신입과 경력직에 따라 이 이해도에 대한 기대치도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신입일수록 직무에 대한 이해보다는 좀 더 포괄적이더라도 회사에 대해 자세히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신입의 경우에는 특정 직무에 대한 전문성을 기대하기보다는, 회사 인재상에 맞는 사람을 뽑아서 내부에서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경력직의 경우에는 직무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사람으로 최대한 빨리 해당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지만 특정 직무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더 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기소개서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본인이 왜 이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지에 대해서 심도 있게 고민해보아야 한다.
한번 스스로 자유롭게 질문하고 스스로 대답해 보자.
특정 기업을 생각하고 가상의 자문자답을 해보았다.
나는 왜 이 회사에 가고 싶은가?
- 미래 산업을 리드하고 있고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럼 유명한 회사이기 때문인가?
- 유명한 회사이기 때문인 것도 있다. 누구나 이름을 들으면 아는 회사에서 일한 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를 다니고 일하는 데에 대한 자부심도 클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부심은 회사를 열심히 다니는 또 하나의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그 외에 회사에 가고 싶은 이유는?
- 내가 잘할 수 있고, 충분히 회사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 나의 전공은 OO이다. 사실 남들이 잘하지 않는 분야이지만 나는 항상 OO이 이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생각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내 전공은 OO으로 생각을 했고, 학교를 졸업하고 내가 배운 것들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OO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회사에서 OO직무를 통해 내가 배운 것을 실천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물론 신입으로써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이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서 충분히 노력을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왜 뽑아야 하나?
- 회사를 발전시키는 것은 다양성과 포용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남들과는 조금 다른 경력이나 전공분야가 보통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뽑는 일반적인 인재들과는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내가 입사해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 좀 더 다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질문 별로 이런 브레인스토밍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위의 브레인스토밍은 정말 개략적인 것이고, 스스로 특정회사와 직무에 대해서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는 더 자세하게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이 질문들에서 답변을 한 것에 대해 재조합해서 지원동기를 완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위의 질문을 정해놓은 것이 아니다. 본인이 답변을 하면서 그 답변에 대해서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추가 질문들을 생각하고 답변해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나중에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면접관들의 질문을 준비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내가 이 회사를 왜 가고 싶은지에 대해서 정말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생각해보아야 한다. 물론 취업이 절박한 상황에서는 '어디라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본인만의 진정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설령 합격해서 회사를 다니게 되더라도 '내가 이 회사를 왜 다니고 있지?'라고 수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다. 결국은 면접관이 묻지 않더라도 스스로가 찾고 싶은 질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스스로 생각한 회사의 모습과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정확히 어떤 부분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지, 그 다른 점이 내가 이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없는 이유가 될 수 있는지 까지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내가 이 회사에서 어떤 일을 정확하게 하고 싶은지 본인을 위해서도 정말 중요하다.
만약 진정성 있는 답을 자기소개서에 쓰고 면접을 봤는데도 떨어졌다면, 본인과 맞지 않은 회사이기 때문에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너무나도 아쉽고 안타깝지만, 본인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의 답변을 내놓았다면 미련은 없을 것이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과정은 본인을 끝없이 되돌아보는 과정이다. 자신감이 떨어질 때도 있고,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그럴 필요 없다. 본인이 의지를 갖고 있는 한 1년 뒤 당신은 그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신입사원, 동생은 취준생이던 시절의 대화가 생각난다.
"아 형... 진짜 요새 너무 힘들다. 지원하는 회사마다 다 떨어지고, 의욕도 없고, 내가 정말 취업을 할 수 있을지나 모르겠다"
"내가 장담하나 할까? 너는 분명 1년 뒤에 어떤 회사던 다니면서, '형 나 진짜 회사 때려치우고 싶다. 이 회사 내가 왜 왔나 싶다'. 이런 이야기 할걸"
동생은 몇 달 뒤 취업에 성공을 했고, 내가 말한 시기 즈음, '아 진짜 내가 이 회사에 왜 왔지?' 하며 고민을 토로했다.
'취업'자체에 대한 간절함과 진정성, 그리고 이 '회사'가 아니면 안 된다는 진정성을 스스로가 구분하지 못한다면, 면접관들도 당연히 안다. 당신의 진정성은 일시적인 '취업'에 대한 진정성이며, 그것만을 위해 당신을 뽑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