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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믈리연 Nov 15. 2024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들

드림보드가 바꾼 나의 2024년



지난 월요일. 작년에 출간한 『꿈이 있는 엄마의 7가지 페르소나』와 관련한 저자 인터뷰에 참석했다. 1년 전 출간한 이 책은 많은 독자들과 함께 꿈꾸고 성장하는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대화 도중 올해 세운 목표의 달성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 순간, 주방 벽면에 붙어있는 '드림보드'가 떠올랐다. 그곳에는 우리 가족 꿈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2024년 1월의 어느 주말, 우리 가족은 빈 도화지 앞에 앉았다. 각자의 꿈을 그리고, 원하는 이미지를 오려 붙이며 한 해의 청사진을 그렸다. 아이들은 축구, 육상, 바둑 사진을, 남편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일과 관련한 사진을, 나는 내가 이루고 싶은 내용과 사진을 담았다. 건강한 몸을 위한 발레와 수영, 자기 성장을 위한 글쓰기와 강의, 그리고 나만의 티 공간을 만드는 것까지. 각자의 꿈을 이야기하며 웃고 격려하던 그 시간이 지금도 생생하다.


돌이켜보니 절반 이상 이루었다. 52킬로그램 만들기, 발레 배우기, 오전 수영도 꾸준히 해냈다. 강의도 하고, 골프 100타의 벽도 깨뜨렸다. 책을 쓰고 강연하는 작가로서, 나의 이런 변화는 독자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작가님의 도전이 용기가 됐어요"라는 메시지는 더 큰 책임감과 도전 정신을 심어주었다.




우리 뇌는 신기한 방식으로 작동하나 보다. 매일 아침, 차 한잔 우려내며 생각을 정리한다. 오늘 할 일, 이번 달 할 일, 그리고 목표까지. 주방을 오가며 자연스레 눈에 들어오는 드림보드의 이미지들이 내 무의식을 서서히 변화시켰다. 작가로서 나는 안다. 반복적으로 보는 이미지가 우리의 잠재의식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처음에는 막연해 보였던 목표들이 하나둘 현실이 되어갔다.


52킬로그램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목표를 넘어 건강한 습관이 되었다. 지금은 수영과 스트레칭, 근력 운동까지 즐기고 있다. 유연성이 부족해 발레 동작을 따라 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꿈꿔왔던 발레 슈즈를 신고 춤추는 순간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드림 보드 속에 있던 목표를 달성하며 깨달은 건, 하나의 성취가 다른 목표로 이어진다는 거다. 수영을 시작하면서 아침형 인간이 되었고, 이렇게 확보한 여유로운 아침은 글쓰기, 티 강의로 이어졌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100타 이하가 불가능해 보였지만, 한 번의 좋은 샷이 다음 도전의 원동력이 되어 목표를 달성했다. 작은 성공들이 모여 더 큰 성취를 만들어낸 것이다.


모든 목표를 이룬 건 아니다. 엄마와 함께 하려 했던 김치 장사, 에어비앤비 운영, 월수입 700만 원 등은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안다. 이루지 못한 것은 실패가 아니라 '아직 완성되지 않은 과정'이라는 것을. 작가로서 나는 독자들에게 늘 이야기한다. 꿈은 순간의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고. 오히려 이 미완성의 리스트가 2024년 남은 시간을 더욱 열정적으로 살게 만든다.


새로운 목표도 추가했다. 네이버 블로그 인플루언서 도전, 인스타그램 팔로워 2000명 만들기, 사진 및 영상 공부, 12월에는 강의 확장 등. 



드림보드는 단순한 콜라주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무의식을 깨우는 시각적 알림이자,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다. 어떻게 빨리 이뤘을까 떠올려보니 다소 시시한 비밀이 있었다. 매일 마주하기. 주방을 오가며, 거실을 오가며, 차를 내리며, 요리를 하며, 식사하며, 청소하며 자연스레 눈에 담는 이미지들이 무의식을 움직였고, 행동을 변화시켜, 현실이 되었다.


2025년을 위한 새로운 드림보드를 그려야 할 때가 다가온다. 매일 마주하는 작은 그림이 우리 삶의 큰 그림이 된다는 것을 어느 해보다 선명하게 경험했다. 내년에는 주방 벽뿐 아니라 방문, 책상 앞에도 붙여야겠다. 가족과 함께라면 더욱 좋다.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과정이 우리 모두를 성장시킬 테니까.

내년 이맘때, 우리는 또 어떤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을까? 지금은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일지라도, 매일 마주하다 보면 어느새 우리 삶의 자연스러운 한 페이지가 되어 있을 테다. 꿈은 그렇게,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조용히, 확실하게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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