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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순식 Jun 21. 2023

스타벅스 효과, 커피 말고 부동산

고객을 유인하고, 상가건물의 가치를 올려주는 스타벅스 효과


상가건물 투자에서 입지만큼 중요한 것이 임차인의 업종(브랜드)이다.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일수록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고, 상가건물의 가치를 더 올려주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전국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다. 

눈에 잘 띄고, 접근이 쉬운 입지에 있는 스타벅스는 커피를 필요로 하는 고객을 위해 항상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스타벅스는 2023년 5월을 기준으로 전국에서 1780여 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스타벅스가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벅스 커피의 맛과 향, 편안함을 주는 매장의 인테리어, 직원들의 고객만족 서비스, 고객을 불러 모으는 마케팅은 굳이 스타벅스가 아니더라도 당연히 갖춰야 할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쟁력이다. 

다른 커피전문점에 비해 스타벅스만의 마케팅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필자는 ‘입지의 힘’이 스타벅스의 성공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스타벅스와 같은 글로벌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 우량 임차인)는 매장을 개설할 때 지역과 상권을 먼저 이해한다. 

상권의 교통현황과 교통수단, 인구통계, 배후수요, 유동인구, 집객시설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매장을 오픈하는 의사결정을 내린다. 

그런 다음 상권 중 대략적인 입지분석을 통해 임대가 가능한 타깃점을 정한다. 

매출이 가장 높게 나올 수 있는 1 입지 상가건물을 정하고 본사가 원하는 오픈 시점과 비교하여 상황이 안 맞으면  2 입지. 3 입지 순으로 후보점 맵핑을 변경한다.

그리고 오픈 시뮬레이션을 통해 오피스 빌딩을 몇 동까지 커버할 수 있고, 상주인구와 소득 수준, 배후수요와 주동선 등을 고려하여 정확한 매출을 예측한다. 


후보점을 최종 확정하면 승인, 인허가, 인테리어 공사, 오픈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상권조사 시 얻은 상주인구의 커피 소비량과 구매 패턴, 경쟁점 위치와 면적, 매출 등 정보는 데이터화 한 다음 매장 오픈 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다. 

어느 지역에 어떤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면, 그에 따른 방문객 수를 예상한 다음 스텝(매장직원)을 충원하고, 재고를 확보하여 방문하는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준비하면서 활용할 수 있다. 



스타벅스는 직영점이라 출점거리 제한이 없기 때문에 동일 상권에 추가로 출점이 가능하다 



이미 많은 사례를 통해 검증된 스타벅스의 임대수익률과 가치상승효과는 스타벅스에게 임대를 주고 싶어 하는 건물주들의 애를 태우기에 충분하다. 

브랜드 이미지가 좋을 뿐 아니라, 한 번 계약하면 최소 5년에서 10년 정도의 기간 동안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가능해서 중간에 공실에 대한 걱정을 확실하게 덜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직영점으로만 운영하기 때문에 당연히 개인 가맹점주가 임차인이 될 수가  없다. 

소위 불경기에 장사가 안되어 먹고살기 힘들다는 임차인의 하소연 등에 신경 쓸 필요도 없다는 얘기다. 


직영점으로만 운영되는 스타벅스는 타 커피전문점 브랜드와 달리 가맹점 영업권 보호를 위한 출점거리 제한(500m)을 받지 않기 때문에 매장 출점도 자유롭다.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없기 때문에 동일 상권에 추가로 매장을 출점해도 제약이 없다는 뜻이다. 


스타벅스는 변동 임대료 방식을 선호한다. 변동 임대료 방식이란 스타벅스 매장 매출에 비례하여 임대료를 일정 수수료로 지급받는 방식을 말한다. 

따라서 스타벅스 매출이 오르면 임대료도 따라서 오르고, 높은 임대료는 상가건물의 가치(매매가)를 상승시키게 되므로 건물주들은 스타벅스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부동산 투자자는 내가 소유한 상가건물이 다른 상가건물에 비해 돋보이거나 급이 높아 보이기를 원한다. 

임차인의 업종과 브랜드에서 오는 만족감은 상가건물 투자결정 과정에서 꽤나 영향력이 있다. 




① 개그맨 박명수, 한수민 부부 29억 원에 사서 스타벅스 유치 후 46억 6천만 원에 되팔아, ② 배우 하정우 님 스타벅스 건물 73억 3천만 원에 사서 119억 원에 되팔아



다음에서 소개하는 유명인의 스타벅스 효과는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 우량 임차인)가 상가건물의 가치를 높인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개그맨 박명수, 한수민 부부는 스타벅스 효과를 제대로 누린 것으로 유명하다. 

한수민 님은 2011년 서울 성신여대 인근의 상가건물을 29억 원에 사들인 후 스타벅스를 입점시켰다. 

그녀는 스타벅스 매출이 안정화된 5년 후에 46억 6천만 원에 되팔았고, 약 17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2014년에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5층짜리 상가건물을 신축하면서 1층에 스타벅스 유치에 성공했다. 

신축 당시 41억 원대였던 공시지가는 이듬해 71억 원으로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다시 한번 스타벅스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배우 하정우 님은 2018년 서울 화곡동에 위치한 스타벅스 DT(Drive Thru) 상가건물을 73억 3천만 원에 매입했다. 

해당 상가건물은 2016년 11월에 이미 스타벅스 DT가 임대로 들어와서 운영 중이었다. 스타벅스 DT는 현재도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전체를 사용 중이고, 연면적은 461㎡(139.54평) 규모이다. 

스타벅스는 2016년부터 2031년까지 15년간 DT 매장으로 장기 임대하였다. 

임대차 계약조건으로 임대보증금 4억 원, 월 임대료로 약 2400만 원씩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우 하정우 님은 2021년 해당 상가건물을 119억 원에 매각했다. 

무려 3년 만에 45억 7천만 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셈이다. 

이는 1년마다 약 15억 원 이상의 수익을 얻은 효과이다. 


개그맨 박명수, 한수민 부부가 소유했던 상가건물의 스타벅스 성신여대점 (ⓒ스타벅스)
배우 하정우 님이 소유했던 상가건물의 스타벅스 화곡 DT점 (ⓒ스타벅스)


유통/리테일 시장은 업종간의 경계가 무너지는 무한경쟁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건물주가 임대수익을 얻는 이유는 ‘임차인’ 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스타벅스가 입점한 상가건물은 안정적인 임대료는 물론 상가건물의 가치도 동반 상승하는 효과 때문에 ‘스세권’(스타벅스+역세권)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스타벅스가 입점하면 ‘이 상권은 된다’고 기대하는 예비 창업자들이 모여들어 하나의 소규모 상권이 새로 탄생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소매점과 음식점 등 다양한 업종이 스타벅스 주변으로 모여드는 것이다. 

실제로 이디야는 스타벅스를 따라다니면서 오픈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스타벅스와 나란히 붙어있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스타벅스 같은 앵커 테넌트로 인해 주변에 다양한 업종과 브랜드가 늘어나고, 고객을 유인하면서 전체적으로 상권이 활성화된다고 보는 것이다. 


건물주가 임대수익을 얻는 이유는 바로 ‘임차인’ 덕이다. 

코로나19 이후 유통/리테일 시장은 업종간의 경계가 무너지는 무한경쟁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신선식품을 취급하던 마켓컬리가 화장품을 팔기 시작했으며, 화장품을 팔던 올리브영은 술까지 팔기 시작했다. 

건물주는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임대료를 편하게 받을 수 있다는 거만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건물주도 임차인 덕을 보려면 임차인의 영업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필요하면 노후화된 상가건물은 리모델링하거나 대수선을 하는 등 과감하게 움직여야 한다. 

임차인간의 무한경쟁 시대가 열리면서 건물주도 스타벅스와 같은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 우량 임차인)의 입맛을 맞추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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