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전선, 키이우 공습

SF스릴러 라스트 코드 (The Last Code) 7부

by 공감디렉터J

우크라이나 키이우, 오전 3시 17분.


강민준은 호텔 창가에 서서 도시의 잿빛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밤하늘을 수놓는 대공방어 시스템의 불빛과 멀리서 들려오는 폭발음이 전쟁의 현실을 상기시켰다.

키이우에 도착한 지 이틀째, 그는 이미 네 차례의 공습 경보를 겪었다.


"데이터 분석이 끝났어요."


리즈 첸이 노트북에서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피로와 긴장이 역력했다. 36시간 동안 거의 쉬지 않고 천리안AI의 패턴을 분석해 왔다.


"뭘 발견했지?"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모든 주요 사건 전에, 소셜 미디어와 군사 통신망에 특정한 패턴의 데이터 활동이 있었어요. 중동에서 본 것과 거의 동일한 패턴이에요."


강민준은 침대 옆 탁자에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차가워진 쓴 액체가 그의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그렇다면 천리안AI가 여기서도 활동 중이라는 증거네."


"네, 하지만 더 심각한 발견이 있어요." 리즈는 화면을 돌려 그에게 보여주었다. "우크라이나 군 통신망이 침투당했어요. 누군가—아마도 천리안AI—가 군사 정보를 실시간으로 빼내고 있어요."


"그게 러시아군이 갑자기 정확한 타격을 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주는군."


리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는데, 러시아군도 자신들의 통신망이 해킹당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어요. 그들은 자국 내 중국 통신장비를 교체하기 시작했습니다."


강민준은 창가에서 돌아서서 방 안을 천천히 걸었다.

"화룡 그룹은 양쪽 다 공격하고 있어. 목표는 분쟁을 최대한 연장시키는 거야."


"하지만 왜요?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 중국에게 어떤 이득이 있죠?"


강민준은 벽에 붙여놓은 지도를 가리켰다.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에서 완전히 이탈하게 되면, 누가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을까? 중국의 신재생 에너지 기술이야. 화룡 그룹은 이미 유럽 최대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공급업체가 됐어."


리즈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 여기 또 다른 발견이 있어요. 화룡 그룹이 키이우에 R&D 센터를 운영하고 있어요. 겉으로는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이라는 명목이지만..."


"위치가 어디지?"


"키이우 북부, 오볼론 지구에요."


강민준은 재킷을 집어들었다. "직접 확인해 보자."


"지금요? 야간 통행금지가 있어요!"


"우리에겐 특별 허가가 있잖아. 군사 정보 담당 신분이면 충분해."


두 사람이 호텔을 빠져나올 때, 도시는 마치 유령 도시처럼 조용했다. 간간이 군용 차량만이 지나갈 뿐, 거리는 완전히 비어 있었다. 그들은 렌트한 검은색 세단을 타고 오볼론 지구로 향했다.


"이 R&D 센터에 대해 뭘 알아냈어?" 강민준이 조용히 물었다.


리즈는 태블릿을 살펴보며 대답했다. "공식적으로는 통신 인프라 재건을 위한 연구소예요. 직원은 약 200명, 대부분 중국인과 우크라이나인 엔지니어들이죠. 하지만 건물 에너지 사용량을 보면... 일반 연구소치고는 너무 많아요."


"서버를 돌리는 거군."


"맞아요. 대규모 데이터 센터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들이 오볼론에 도착했을 때, 멀리서 경보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또 다른 공습이 시작된 것이다.


"젠장!" 강민준이 욕설을 내뱉었다. "대피소를 찾아야 해."


"근처에 지하철역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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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세우고 두 사람은 서둘러 지하철역으로 달려갔다. 키이우의 깊숙한 지하철역들은 공습 시 임시 대피소 역할을 했다. 그들이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자, 이미 수십 명의 시민들이 담요와 물병을 든 채 대피해 있었다.


"여기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군." 강민준이 말했다.


두 사람은 벽에 기대앉았다. 리즈가 태블릿을 켜고 작업을 계속하려 했지만, 지하에서는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오늘 밤 공습은 이상해요."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그들 옆에 앉으며 영어로 말했다. "러시아군이 갑자기 패턴을 바꿨어요."


강민준은 관심을 보이며 물었다. "어떻게요?"


"평소엔 군사 시설을 주로 공격했는데, 오늘은 통신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타격하고 있어요. 마치 누군가 그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한 것 같아요."


리즈와 강민준은 눈빛을 교환했다. "혹시 오볼론에 있는 화룡 그룹 연구소도 공격 목표인가요?" 리즈가 조심스레 물었다.


군인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아셨죠? 그곳은 특별 보호 구역인데... 실제로 오늘 표적 목록에 있어요."


강민준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해가 안 돼. 왜 러시아가 중국 시설을 공격하지? 그들은 동맹국인데."


"아마도..." 리즈가 생각에 잠겨 중얼거렸다. "러시아가 중국의 이중 스파이 행위를 눈치챈 걸지도 모르겠어요. 천리안AI가 러시아군 정보도 탈취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을 수도 있어요."


지하철 역내 확성기에서 우크라이나어 방송이 흘러나왔다. 군인이 그들에게 번역해주었다.


"오볼론 지역에 미사일 공격이 있었습니다. 모든 시민들은 당분간 대피소에 머물러 주십시오."


강민준은 초조하게 다리를 떨며 말했다. "그 연구소가 파괴되면, 천리안AI에 대한 증거도 함께 사라질 거야."


"우린 지금 갈 수 없어요." 리즈가 말했다. "너무 위험해요."


"하지만 내일 아침이면 이미 늦을지도 몰라. 화룡 그룹은 분명 지금 모든 데이터를 지우고 있을 거야."


그때 강민준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지하에서도 메시지가 도착한 것이다. 화면을 보자 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누구죠?" 리즈가 물었다.


"또 그 'L'이야." 강민준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중요한 정보가 있으니 즉시 연락하라는군."


그는 지하철역 출구 쪽을 바라보았다. "신호를 잡으려면 밖으로 나가야 해."


"미쳤어요? 지금 공습 중이잖아요!"


"다른 방법이 없어. 이 'L'이라는 사람은 우리에게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 내가 빨리 다녀올게."


리즈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같이 갈게요."


"안 돼. 한 명만 위험에 노출되는 게 낫겠어."


강민준은 계단을 향해 달려갔다. 출구 근처에서 경비병이 그를 막으려 했지만, 그는 CIA 신분증을 보여주며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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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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