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유학 43. 햇반 용기도 이렇게 하면 재활용 가능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 2리 곰배령 아래 설피마을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그건 바로 도시기준에 맞는 분리배출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우는 생태유학을 와서 딱 하나 아쉬운 점은 바로 분리배출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자면 인제군에서는 비닐을 분리수거하지 않는다. 우유팩과 멸균팩도 분리수거하지 않는다. 인제군에서 분리수거하는 품목은 종이류, 플라스틱, 캔류, 유리병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 2리 곰배령 아래 설피마을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그건 바로 도시기준에 맞는 분리배출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우는 생태유학을 와서 딱 하나 아쉬운 점은 바로 분리배출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자면 인제군에서는 비닐을 분리수거하지 않는다. 우유팩과 멸균팩도 분리수거하지 않는다. 인제군에서 분리수거하는 품목은 종이류, 플라스틱, 캔류, 유리병, 투명페트 정도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농교류센터(유학센터)에 설치된 재활용장 케이지 안에 공지돼 있는 건 그렇다. 비닐도 따로 버리고, 우유팩과 멸균팩도 따로 버리는 도시 아파트와는 많이 다르다. 물론 폐전구, 폐건전지 분리수거함도 없다. 폐식용유 버리는 곳도 없고, 헌 옷을 따로 버리는 곳도 없다.
답답한 마음에 인제군 홈페이지를 찾아봐도 분리배출 요령에 대한 안내가 없다.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면 공지사항 코너에 2019년 게시물이 있다. 제목은 <올바른 생활쓰레기 및 재활용품 배출 안내>다. 여기엔 재활용분리배출 품목에 <종이류, 캔/고철/플라스틱, 유리병류, 비닐/필름류, 폐형광등/폐건전지, 스티로폼>으로 분류돼 있다. 재활용장 케이지의 안내문과는 다르다. 뭐가 맞는 건지 군에서 분리배출에 관한 정보를 최신화해 군민들에게 알려주면 좋겠다.
어찌 됐든 나는 산골유학을 시작하면서 멸균팩을 따로 모으기로 결심했다.(자세한 스토리는 <생태유학 어린이, 지구를 살려줘!> 편에서 볼 수 있다.) 산골생활에선 장보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아이가 먹을 우유를 저장성이 좋은 멸균우유로 선택했다. 유당불내증이 있는 나는 멸균팩에 든 두유를 마신다. 하루 두어 개씩 나오는 멸균팩은 설거지할 때마다 펼치고 씻어서 말린 뒤 모았다. 여섯 달 정도 모았더니 1킬로그램쯤 모였다. 숫자로는 120개 정도 된다. 이걸 종이류에 함께 내보내면 재활용 과정에서 이물질로 처리돼 버려질 확률이 크다. 종이류는 수거한 뒤 파쇄하고 물에 풀어 펄프를 회수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멸균팩은 코팅이 두껍기 때문에 파쇄해서 물에 풀어도 펄프를 추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멸균팩만을 따로 모아 재생업체로 보내면 화장지, 백판지, 지관지, 골판지 등으로 재생할 수 있다. 멸균팩을 만들 때 사용하는 펄프 재질이 좋기 때문에 멸균팩만 따로 모으면 값나가는 제품으로 재생할 수 있는 거다. 이런 이유로 여러 지자체에선 주민센터로 멸균팩을 모아 가져가면 종량제 봉투나 화장지로 바꿔준다. 인제군에는 이런 정책이 없기 때문에 나는 본가가 있는 과천시로 모은 멸균팩을 가져왔다. 일부러 아이를 데리고 주민센터를 찾았다. 말 그대로 살아있는 자원순환 교육이다. 주민센터 담당자는 모아 온 멸균팩을 확인하고 장부에 이름을 적게 하고는 두루마리 화장지 6개로 바꿔줬다. 아이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비상용으로 잘 먹었던 햇반용기도 과천으로 가져왔다. 이건 CJ제일제당이 제공하는 회수 프로그램을 이용해 돌려보냈다. 이 프로그램은 대용량 포장 상자에 회수용 QR코드를 심어서 판매하는 패키지 제품을 구매하면 사용할 수 있다. 36개들이 상자를 샀는데 씻어말린 햇반용기 31개를 넣어 돌려보냈다. 나머지는 어디로 갔을 까... 21개 이상을 모으면 회수가 가능하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많이 이용하면 좋겠다. 햇반용기는 복합재질의 플라스틱을 사용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재활용으로 분리배출하면 결국 선별장에서 일반 쓰레기로 버려진다. <자세한 내용은 [팩트체크] 햇반 용기 재활용 가능?, [팩트체크] 즉석밥 용기는 분리배출해도 쓰레기? 글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곱게 씻어 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했는데 오히려 지구전체적으로 보면 탄소 배출량만 늘리는 셈이다. 이럴 거면 그냥 처음부터 종량제 봉투에 넣어버리는 게 나을 듯. 그렇지만 이 햇반용기도 햇반용기만 따로 모아서 재생공장으로 가져다주면 여러 가지 훌륭한 물건으로 변신할 수 있다.
햇반용기를 처음으로 제대로 버렸다. 그리고 나니 요플레 용기가 눈에 띈다. 이것도 복합소재인 데다 크기마저 작다. 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하는 순간 선별장에서 일반 쓰레기로 처리될 운명을 타고난 것이다. 햇반 용기 재활용은 언론에서 많이 다루고 환경단체에서도 많이 건드리기 때문에 CJ제일제당은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 회수 프로그램 패키지를 판매한다. 그렇지만 복합소재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작은 용기를 사용하는 수많은 식품 포장은 어떻게 재활용될까? 떠먹는 요구르트, 마시는 요구르트, 단지 우유, 각종 커피 음료들이 복합소재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이걸 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하면 복합소재라 재생원료의 순도를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선별장에서 일반 쓰레기로 버려진다.
식품회사들은 이런 복합소재 플라스틱 용기의 올바른 재활용에 무심하다. 앞서 밝힌 대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은 CJ제일제당 정도만 신경을 쓸 뿐이다. 환경을 사랑하고 자원순환을 위해 애쓰는 소비자들이 제대로 재활용되지 않는 복합소재 용기를 사용하는 식품회사를 압박해야 한다. 같은 재질을 사용하는 제품 용기만 따로 모아서 수거되고 재활용되도록 말이다. 잘 씻고 말려서 따로 모아주면 재생 원료로 태어나야 한다. 그게 선별장으로 들어가서 다시 일반쓰레기로 버려지는 건 거대한 사기극이다. 사기극의 주범은 식품회사, 공범은 정부와 지자체다. 시민들의 희생을 더 이상 헛되이 하지 마라. 제대로 재활용할 수 있는 루트를 보장하라! 보장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