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팩트체크
1. 오늘 확인할 주제는 <바나나에 대해 잘못 알려진 상식들>입니다. 언제든지 구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먹기 편해서 소비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과일이죠. 그런데 친숙한 만큼 잘못 알려진 상식들도 많다고 하네요. 먼저 짚어볼 건 뭔가요?
- "바나나는 다이어트에 좋다"는 말인데요. 바나나가 굉장히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과일이다 보니 정말 수많은 관련 정보가 범람을 하고 있습니다. 누구는 바나나가 다이어트에 좋다고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다이어트할 때는 바나나를 피하라고 합니다.
2008년부터 아침 바나나 다이어트가 일본에서 크게 유행을 했습니다. 아침에 바나나 한 개와 실온의 물을 마시는 방법인데요. 일본 약사가 비만인 남편을 위해 고안한 다이어트 방식입니다. 당시 이 방법이 유행하면서 바나나가 불티나게 팔렸다고 하는데요.
또 다른 인터넷 정보로는 <바나나 칼로리 진짜 낮을까? 다이어트에 '독'될 수 있다>는 제목의 블로그 글도 보이고, <다이어트로 '빈 속에 먹은' 바나나-토마토 알고 보니 독?>이런 인터넷 신문 기사도 보입니다. 한쪽에선 바나나가 다이어트 음식으로 좋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다이어트 음식으로 좋지 않다고 하는 거죠.
2. 정말 인터넷에는 혼란스러운 정보가 많습니다. 그럼 뭐가 맞는 걸까요?
- 뭘 먹어야 살이 빠질지 고민하시는 분 많죠. 그런데 정말 중요한 건 뭘 먹어서 살이 빠지는 음식은 없다는 겁니다. 그런 건 독이죠. 모든 음식은 우리 몸이 소비하는 열량보다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하면 살이 찌는 것이고요. 소모하는 열량보다 덜 먹으면 살이 빠지는 것이죠. 각종 다이어트 방법이 유행하고 사라지고 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는데요. 만약에 어떤 음식 한 가지를 먹어서 살이 빠진다면 그 다이어트 법은 유행을 타지 않고 계속되겠죠. 그런데 그런 원푸드 다이어트 방식은 없습니다.
바나나의 영양 정보를 살펴보죠. 식약처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보면요. 바나나 100g에 들어있는 열량은 77kcal입니다. 당류는 14.4g이 들어있고 1일 영양섭취기준의 14.4%를 차지합니다. 식이섬유는 2.2g 들어있습니다. 같은 양의 사과는 열량 53kcal, 당류는 11.1g으로 기준치의 11%를 차지하죠. 식이섬유는 1.7g입니다.
껍질을 깐 중간 크기 바나나의 무게가 100g 정도이고, 쌀밥 100g의 열량이 166kcal이니까, 바나나 두 개 드시면 밥 한 그릇 드신 열량을 섭취하게 되는 거죠.
3. 무얼 먹는지만큼이나 얼마나 섭취하는지가 더 중요하겠군요. 아침 공복에 바나나 먹으면 해롭다는 말은 사실인가요?
- 이런 정보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바나나의 마그네슘 함량이 높아서 아침 공복에 섭취하면 칼륨과 균형 상태가 깨져 심혈관에 무리가 간다> 이런 내용이 참 많이 보입니다. 그렇다면 바나나에 마그네슘이 얼마나 많이 들어있는지 확인해 보면 되겠죠. 바나나 100g에 들어있는 마그네슘은 32mg입니다. 그런데 현미밥에는 100g 당 52mg, 두부에는 80mg, 볶은 아몬드에는 무려 322mg의 마그네슘이 들어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현미밥 먹지 말라고 하지는 않잖아요. 바나나 속 마그네슘은 식약처의 1일 영양 섭취 기준의 10% 정도에 불과합니다.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못 됩니다. 건강한 분들은 아침 공복에 바나나 먹으면 해롭다는 말에 신경 쓰실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마그네슘, 칼륨 관련 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은 의사의 처방에 따르면 됩니다.
4. 혈압을 낮추려면 바나나를 먹으라는 말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어떤가요?
- 혈압이 높으면 나트륨 섭취를 줄이라는 권고를 받습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선 "칼륨이 풍부한 바나나·브로콜리 등 식품을 식단에 추가하면, 단순히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는 것보다 혈압을 낮추는 데 훨씬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바나나는 칼륨이 많이 들어있는 과일입니다. 바나나 100g에는 칼륨이 355mg 함유돼 있어, 브로콜리(100g 칼륨 함유량 365mg) 등과 함께 칼륨이 많은 식품으로 꼽힙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칼륨을 충분히 섭취하면 고혈압을 예방하고, 고혈압 환자의 경우에는 혈압을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칼륨은 나트륨을 몸 바깥으로 배출시킴으로써 염분 섭취 과잉으로 인한 혈압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는 건데요. 그렇기 때문에 소금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에는 하루 3.5g 이상의 칼륨 섭취가 권장됩니다. 가공식품은 나트륨이 많고 칼륨의 함유량이 낮은 편이므로, 고혈압 환자는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이미 고혈압약을 처방받아서 복용하는 경우엔 이런 칼륨이 많은 음식을 조절해야 하는데요. 고혈압 약물은 체내 칼륨 양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고칼륨혈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정맥과 심박수 증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엔 매실, 바나나, 오렌지, 녹황색 채소 및 저염소금 등 칼륨이 대량 함유된 음식을 피해야 합니다.
5. 바나나 껍질에 보톡스 효과가 있다고 바나나 껍질을 피부에 문지르는 영상이 많이 보이는데요. 이건 어떻습니까?
- 미국 SNS에서 지난해부터 퍼진 영상이 있는데요. 팔로워가 수십만 명인 미국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틱톡을 통해 바나나 껍질을 얼굴에 문지르는 내용입니다. 바나나 껍질을 피부에 문지르고 10분 뒤에 씻어내면 피부가 부드러워지고, 모공이 촘촘해지며 얼굴이 땅겨지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여러 틱톡커들이 따라 하면서 유행처럼 퍼졌습니다. 일부에선 바나나 껍질이 천연 보톡스라고 주장하기도 했고요. 바나나에 항산화 성분이 들어있어 노화도 막는다고 주장합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바나나 껍질을 바른다고 해서 보톡스와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바나나 껍질에 항산화 성분이 일부 들어있다고 해서 그걸 바른다고 피부 깊숙이 스며들어 효과를 나타내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6. 바나나는 보톡스가 아니라고 합니다. 바나나 껍질로 치아를 미백한다는 내용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바나나로 참 별 걸 다하네요. 이건 사실인가요?
- 하루 2분 동안 바나나 껍질로 치아를 문지르면 미백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내용이 블로그 등을 통해 굉장히 많이 퍼져 있습니다. 바나나 껍질에 함유된 천연 수렴제 및 시트르산 같은 천연 표백제가 치아를 하얗게 만들어 준다면서 그럴듯한 설명도 함께 하는데요. 바나나 껍질 말고도 활성탄, 코코넛 오일, 딸기, 녹차 가루, 아몬드 가루, 치즈 가루 등을 치약 대신 사용하라는 내용도 있습니다.
모두 과학적 근거가 없고요. 오히려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입 속에 찌꺼기가 남아 있으면서 오히려 충치를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7. 바나나를 보관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참 많은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습니다. 바나나를 실온에 보관하면 큰일 난다. 이건 어디서 나온 말인가요?
- 네이버 블로그의 한 블로거가 쓴 콘텐츠입니다. 네이버 모바일 메인 페이지에 떠서 읽어봤는데요. 제목이 <바나나 식탁 위에 두고 보관하면 '큰일' 납니다.>입니다. 무슨 큰일이 나려나 싶어서 유심히 읽어봤는데요. 바나나를 실내에 보관하면 날파리가 날아들고, 검은 반점이 생기고, 심지어는 터지더라는 내용입니다. 이 블로거는 하나씩 랩으로 감싸거나 지퍼백에 넣어서 냉장고 과일 칸에 넣어서 보관하라고 권장합니다.
세계적 바나나 업체인 돌이 권장하는 바나나 보관 방법을 살펴보죠. 서늘하고 직사광선을 피해 보관하세요. 바나나는 너무 따뜻하면 더 빨리 익으므로 12°C 정도에 보관해야 합니다.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어두운 방이 이상적입니다. 따라서 따뜻한 주방은 바나나 보관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냉장고에 넣으세요: 바나나를 제대로 보관하려면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바나나는 서늘한 환경에서는 더 이상 익지 않으므로, 냉장고에 넣을 때는 익었을 때 넣어야 합니다. 추위 때문에 껍질이 갈색으로 변하더라도 맛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바나나를 비닐봉지에 통째로 보관하는 것은 빨리 썩게 만들므로 피해야 하고요. 다른 과일과 함께 보관하면 바나나가 빨리 익어 버릴 수 있습니다. 바나나를 걸어두면 갈색으로 멍드는 걸 피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잘 익은 바나나는 껍질을 벗겨 냉동보관하면 6주까지 보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껍질을 벗기지 않고 얼리면 해동할 때 껍질이 흐물흐물해져서 사용하기 곤란한 상태가 된다고 하네요.
8. 바나나에 초파리가 꼬이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 냉장고에 넣으면 초파리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은데요. 바나나가 검게 변하는 게 싫으신 분들은 바나나를 바나나 걸이에 걸어서 식탁보로 완전히 덮어 놓으면 외부에서 들어온 초파리가 바나나에 달라붙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마트에서 구입한 바나나를 집에 들여놓자마자 흐르는 물에 씻어서 말린 뒤에 걸어놓으면 초파리가 꼬이지 않는다는 말도 있고요. 미국에선 바나나를 보관하는 곳 옆에 와인잔에 레드와인을 4분의 1쯤 채워서 랩으로 씌운 뒤 구멍을 뚫어 초파리 함정을 만들어 놓으면 바나나보다 와인잔으로 초파리가 몰려들기 때문에 바나나를 보호할 수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초파리가 알을 낳는 음식물 쓰레기를 자주 치우고, 싱크대 배수구도 청결을 유지하면 초파리를 피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바나나를 적당한 양을 구매해 빠른 시간 내에 모두 섭취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