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도의 전통 춤, 쿠치푸디와 바라따니띠얌

by 티마스터 바유

인도는 그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그들만의 전통이 분명히 살아 숨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고급 문화를 향유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서민들의 일상 속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들의 전통이었다.


첸나이 집앞에 있던 작은 댄스 교습소에는, 방과 후가 되면 늘 조그마한 아이들부터 제법 성숙한 아이들까지, 다름아닌 춤을 배우러 삼삼오오 모여들곤 했다. 바로 타밀나두 주의 전통 춤인 바라따나띠얌을 말이다. 첸나이에서 가졌던 또 하나의 특별한 경험은, 바로 이 바라따나띠얌을 배웠던 일인데, 타문화를 배우는데 무척 열정적이었던 일본 친구들 덕분에 함께 할 수 있었다. 바라따나띠얌은 산스크리트어로 감정과 멜로디, 리듬을 표현하는 춤이라는 뜻인데, 기본에 충실하며 땀을 흘렸던 바라따나띠얌은, 동작과 얼굴 표정, 손짓 하나 하나로 모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종합 예술과도 같았다.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동작이나 표정, 화장법 등이 여느 '춤'과는 조금 다른 터라 놀랍고 의아한 표정을 짓는 일이 많은데, 우리 아이들도 그러했다. 내가 집에서 바라따나띠얌을 연습하면 이상하다며 까르르 웃어대면서 또 나의 동작들을 따라 하며 웃음을 터트리는 일을 반복하곤 했다. 지금도 그 이야기를 꺼내면 나의 우스꽝스러운 동작을 기억하며 따라한다.


첸나이의 모든 여자들은 어릴 때부터 바라따나띠얌을 배운다. 우리나라의 모든 어린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학교에서 부채춤을 배운다고 생각해 보라. 정말 엄청난 일이지 않은가. 이렇게 그들은 그들의 전통을 21세기를 살고 있는 지금까지 이어오며,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국영수에 목을 매단 우리 아이들과 달리, 이들은 전통을 이어가는데 자긍심을 가지고 기꺼이 그 시간을 할애한다.


내가 알던 첸나이의 인도 사람들은 다들 바라따나띠얌을 출 줄 알았다. 우리의 댄스 선생님이었던 수비도 바라따나띠얌을 비롯해 인도 전역의 전통 춤을 완벽히 소화하고 있던 진정한 춤꾼이었고, 브라만 계급의 딸이었던 카비야도 바라따나띠얌 전문 댄서였다. 요가 선생님이었던 라시야는 첸나이의 문화 센터인 칼라쉐트라에서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던, 바라따나띠얌과 쿠치푸디의 대가 중의 대가였다. 둘째의 인도 친구였던 사하지의 엄마인 바쉬비는 나와 꽤 친밀한 친구였는데, 그녀 역시 알아주는 바라따나띠얌 댄서였다고 한다.


쿠치푸디는 바라따나띠얌과 또 다른, 안드라프라데시라는 주의 전통 춤이다. 바라따나띠얌과 비슷한 듯 다른 쿠치푸디 공연을 보았을 때 느껴지는 단어는 그야말로 'graceful'이었다. 운 좋게도 인도를 찾아왔던 친한 동생들과 칼라쉐트라에서 함께 이 공연을 보았는데, 더없이 특별하고 우아한 경험을 하게 해 주어 너무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인도인들과 함께 어울려, 인도 전통의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 행복했고, 지루할 수도 있는 공연을 제법 진지하게 끝까지 함께 관람해준 우리 꼬마들에게도 너무나 감사한 시간이었다.


전통이란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향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우리와는 다른 그곳의 전통을 접하고 만끽해보길 권한다. 한 평생을 살아가면서 타 문화라는 것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 나의 인도 생활은, 그들의 전통을 충분히 배우고 누릴 수 있었던 보석 같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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