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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소년 Oct 10. 2021

너와 나의 올림픽 그리고 꿈 첫번째

(8장-1) 7년 기자 생활의 목표 '평창 올림픽'... 드디어 간다! 

꿈. 이 단어는 참 원대하고 달콤하다. 이렇게 한 글자가 주는 무게감이 이토록 크다니! 아마 한글 한 자 단어 중에 이런 단어는 없을 것이다.     


꿈을 실현한다는 것은 정말 찌릿하다. 나의 이 이야기를 읽고 있는 분들 중에도 꿈을 이뤄본 경험이 있는지 궁금하다. 아마 다들 그 때의 기분은 말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알 것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 이 한 번의 기쁨을 위해 내가 그 오랜 시간, 수많은 고비를 넘고 참고 또 참아왔다는 것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나는 내가 평창 동계올림픽에 기자로 취재를 나간 순간이 20대 때 꿈을 실현한 순간으로 기억된다. 올림픽 개막을 얼마 남지 않고 개통한 강릉행 KTX를 타고 강릉역까지 가면서 참 여러 생각을 했다. 그때 마침 창가에는 노을이 지고 있었는데 풍경이 지나갈 때마다 마치 내가 그동안 기자되고 난 후 취재해온 그 긴 여정들이 필름처럼 지나가는 듯 했다. 그러다가 옆자리에 앉은 외국인과 얘길 주고받으며 올림픽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고 약 두 시간 반을 달려 강릉역에 도착했다. 역 광장에 커다랗게 서 있는 수호랑과 반다비 마스코트 동상을 보니 이제 정말 올림픽이구나 하는걸 실감했다.     


2018년 2월 13일 평창 동계올림픽을 가기 위해 탔던 KTX 


내가 올림픽에 취재를 가기까지의 과정은 쉽진 않았다. 국제 스포츠 이벤트에 취재를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체육기관 중 가장 높은 곳인 대한체육회와 대회조직위에 신문사별로 나오는 취재증을 신청해야만 한다. 그 티오는 누가 갈 것인지는 신문사 내부적으로 정하게 된다. 나는 프리랜서로 일을 하다보니 신문사에서 직접 고용된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곳에는 스포츠 부서가 따로 없다 보니, 이 분야를 기사를 쓰는 경우에는 대부분 프리랜서 기자였고 그 중에서도 동계스포츠를 쓰는 사람은 거의 내가 유일했다.      


나는 개막 2년 전부터 신문사에 연락해 평창에 갈 수 있게 프레스 표를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그들은 내게 내가 비록 프리랜서이지만 동계스포츠 분야 기사를 거의 혼자 담당 하다시피하니 박 기자님께 표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개막을 약 한 달 앞둔 시점 청천벽력같은 일이 일어났다. 신문사 기동팀이 평창에 취재를 가게 됐는데 기동팀들에게 모두 취재권을 배부했다면서 줄 수 없다고 일방적인 통보가 날아 온 것이다. 나는 강하게 항의하면서 좌절에 빠졌다. 몇 년전부터 그렇게 요청했는데 알겠다는 답 뒤에는 이런 식으로 처우가 돌아다니... 너무나 억울했다. 정말 코앞에 다가왔는데 몇 년을 쌓아온 것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위치기에 처했다. 며칠 뒤 신문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사무실로 한번 찾아와달라고 요청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곳에서 다른 제안을 받았다.      


“프레스 자리 대신 올림픽 티켓 표값을 제공해 드릴게요. 현장취재 가능하실까요?”    

  

그 말 한마디로 나는 우여곡절 끝에 평창에 가게 됐다. ‘아 드디어 정말 오는 구나’ 기쁜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며 그렇게 한 고비를 또 넘겼다. 나는 함께 취재를 가게 된 기동팀과 함께 올림픽 경기 스케줄을 보며 어떤 경기를 취재할 것인가 계획을 세웠다.      


그동안 국내 동계스포츠 경기나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렸던 쇼트트랙 월드컵, 세계선수권, 피겨 4대륙선수권, 태릉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등 다양한 대회를 다녀왔다. 하지만 이젠 정말 올림픽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기 1년 전에 열렸던 2016년 12월 쇼트트랙 월드컵 현장 사진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기 1년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촬영한 사진 


선수들이 올림픽은 중압감이 다르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사실 우리 같은 일반인은 그냥 그게 그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진짜 다르다. 평창 올림픽이 열리기 1년 전 같은 장소에서 4대륙 피겨 선수권과 쇼트트랙 월드컵 취재를 간 바 있다. 목동과 태릉 빙상장에서 열린 대회와는 확실히 주는 분위기가 달랐다. 이 현장에서 1년 뒤 올림픽이 열린다는 생각을 하니 확실히 뭔가 ‘뻐렁차는(?)’는 느낌이 가슴 깊이 전해왔다.


약 30년 전 88 서울올림픽은 내가 태어나지도 않았으니 이 대회가 나한테는 진정한 첫 경험인 것이다. 가슴 떨리는 순간... TV 브라운관으로만 보이던 올림픽이 지짜 내 눈앞에 펼쳐진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또 치열하게 글을 쓰고 사람들에게 많은 얘기를 전달해야 한다.  지금껏 해오던 것들이 모두 이 날을 위해서 한 것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나는 평창에 도착하고 난 후 이렇게 다짐했다. 


"꿈의 올림픽, 마음껏 즐겨라! 그리고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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