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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원진 Jul 10. 2024

브뤼셀은 70 X 110m 그랑플라스 광장에 다 있다

브뤼셀에서 봐야 할 것 즐길거리는 그랑플라스 광장에 다 있다. 와플과 맥

2007. 7.24(화) 


배낭여행 두 번째 도시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했다. 브뤼셀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먼저 벨기에 보통 사람들이 영어를 잘한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그랑플라스 광장의 아름다움과 뛰어난 예술감각이었다. 와플과 초콜릿을 빼고 벨기에를 말할 수 없다. 아이스크림과 생딸기를 올린 바삭한 와플이 브뤼셀 여행의 즐거움을 9배 올려 주었다.       



프랑스에서 벨기에로 국경을 넘어가다. 보안검색대도 없고 출국심사대 긴 줄이 없으니 오히려 섭섭하다

파리 북역에서 오전 9시 52분 출발 벨기에 브뤼셀행 탈리스(Thalys) 고속열차에 올라탔다. 열차 차창 밖으로는 평원이 끝없이 펼쳐진다. 목초지와 경작지가 계속 이어지고 간간이 빨간색 지붕을 한 농가가 눈에 들어온다. 한가롭고 평온한 광경이다.     


약 90분이 흐르고 11시 18분에 국경을 건너 브뤼셀 중앙역에 도착했다. 낯설고 신기한 경험이다. 프랑스를 벗어나 벨기에 땅으로 넘어오는 동안 국경검문소도 없었고, 공항이나 항만에 있는 출입국 심사대도 통과하지 않았다. 잠깐 사이에 국경을 넘었다. 마치 KTX 고속열차를 타고 강릉이나 부산, 여수에 가는 길과 같았다.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나갈 때처럼 도심 외곽 공항까지 이동해서, 출국심사대 긴 줄을 통과해야 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아쉬웠다. 복잡하고 긴 그래서 피곤하고 지치는 여정을 겪어야 한다. 그게 사라지니 오히려 섭섭할 지경이다. 

쉥겐조약(Schengen Agreement) 덕이다. 쉥겐조약은 유럽에서 조약 가입국 간 국경검문을 철폐해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고 범죄 수사도 협조하도록 하는 조약이다. 1985년 벨기에, 독일, 프랑스 등 5개국에서 시작해 현재 29개국으로 늘어났다.      



새로운 여행지에서 목적지를 찾아가는 것은 항상 도전이다.

먼저 숙소로 가서 짐을 풀어야지. 중앙역 여행자센터로 갔다. 출발하기 전에 인터넷으로 이동 경로를 파악해 두었으나, 낯선 곳이라 현지인에게 물어보는 게 안전하다. 여행자센터에서 친절한 안내를 받아 나섰는데도 호텔이 보이질 않는다. 경로가 다소 복잡하긴 해도 불과 650미터 거리인데도 말이다. 별수 없이 길가 이발소에 들어가 길을 물었다. 그런데 이 이발소 아저씨 문 밖으로 나와 상세하게 방향을 일러준다. 그것도 능숙한 영어로. 벨기에 인들의 영어능력과 친절함과 먼저 놀랬다. 



내가 호텔을 못 찾고 헤맨 것은 이동식 놀이기구가 시야를 방해했기 때문이었다. 어찌 된 일인지 회전목마 같은 시설물이 호텔 바로 앞 넓은 인도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이 놀이기구는 시야를 방해한 것으로 끝내지 않았다. 밤에 소음 때문에 잠자리에 들 수가 없었다. 밤 10시면 끝나겠지 하고 기대했는데 웬걸 그렇지 않았다. 놀이기구 고객들은 실컷 놀다가 밤 12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갔다.      



벨기에세서는 거리에서 누구에게라도 길을 물어도 친절한 답을 기대할 수 있다

벨기에인들 대부분 영어를 잘한다. 이점이 대단히 놀라웠다. 길을 물어보러 들어간 미용실의 이발사뿐 아니었다. 커피메이커 사용 방법을 알려준 편의점 사장, 까르푸 계산대 직원, 와플 가판대 판매사원 등 모두 한결같았다. 필요한 영어를 적절하게 잘 구사했다. 저녁에는 며칠 치 빨래를 하기 위해 낮에 봐둔 빨래방을 찾아갔다. 세탁기에 쓰인 사용법을 읽고 있는 여행자를 보고, 벨기에 청년이 다가왔다. 도와주게 되어 기쁘다는 투로 영어로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벨기에 인들은 어떻게 이렇게 영어를 잘할까 궁금해졌다. 그리고 대부분이 친절하다. 일단 벨기에는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 3가지를 공용어로 한다. 거기에 영어는 덤인 것 같다. 이런 궁금증은 다음 여행지인 암스테르담에서 해소했다.     



짐을 풀고 호텔에서 나와 걷기 시작했다. 일단 목적지는 그랑플라스(La Grand-Place)다. 그랑플라스까지는 약 1.2km 거리이고 15분 정도면 간다. 도로에 늘어선 상점과 카페 등을 살펴보며 걷자니 필요한 목표물이 눈에 들어온다. 먼저 빨래방이 눈에 들어왔다. 며칠치 빨래가 쌓여 저녁에 빨래를 해야 한다. 



브뤼셀 여행은 그랑플라스다.

그랑플라스는 브뤼셀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1998년에 유네스코는 브뤼셀 그랑플라스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였다. 등재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그랑플라스는 이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특징짓는 건축 및 예술 양식을 절충적이고 성공적으로 혼합한 훌륭한 본보기이다. 매우 이례적인 사례이다.”

가로 110미터 세로 70미터 크기의 직사각형 광장에 명소가 다 모여있다. 돌바닥으로 된 광장 네 면을 시청사, 길드하우스, 왕의 집(la Maison du Roi) 등 오래된 석조 건축물이 둘러싸고 있다.  높은 첨탑 때문에 시청사 건물은 단연 눈에 띈다. 건물 외부 기둥을 다양한 인물 조각상으로 장식해 놓았다. 첨탑까지 해서 그 높이가 96미터에 달해, 디지털카메라 화면 하나에 전체를 담겨지지 않을 정도다.  

광장 한쪽 면에는 서로 붙여서 지은 6개 좁은 건물이 있다. 길드하우스다. 길드란 상인과 장인이 결합하여 만든 조합으로, 길드로 해서 한때 브뤼셀이 유럽 상업의 중심으로 번영을 누렸다고 한다. 건물의 층수와 층별 높이가 서로 제각각 인 게 재미있다. 옥상까지 포함해서 4층짜리도 있고 5층짜리도 있다. 건물 외벽과 옥상에 세워둔 조각상과 동상을 통해 길드가 어떤 사업체 조합인지 짐작할 수 있다. 여기 길드는 잡화, 선원, 목수, 수레공, 제빵, 맥주, 조각가 석공업자, 제분업자, 카펫 등 다양한 직업군을 대표한다. 



고딕양식이니 바로크양식이니 하는 건축술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이곳 광장이 멋지다는 느낌이 온다. 뛰어난 건축양식과 예술적 감각에 감탄하게 된다. 석조건물 외벽 조각상은 신화나 전설, 도는 역사 속 인물들이다. 실물을 그대로 본떠서 조각한 듯 사실적이고 정교하다. 길드하우스. 왕의 집 외벽과 지붕에도 장식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천사나 신화 속 인물, 기사와 검투사, 학자를 등장시켰고, 흉상이나 상반신, 또는 전신상으로 구현해 놓았다. 워낙 정교하고 사실적이어서 금방이라도 동상의 인물들이 지붕에서 내려와 걸어 다닐 것만 같았다. 벨기에 인들의 건축술과 예술 감각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광장 주변에는 초콜릿 판매점, 와플 가판대, 카페와 식당 등, 상가가 즐비했다. 브뤼셀에 왔으니 한 번은 벨기에 와플이다. 바삭하게 구운 와플 위에 아이스크림과 딸기를 올려 한 입 베어 물었다. 입속에서 시작하여 달콤함과 행복감이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길가 벤치에 앉아 와플을 먹으면서 지나가는 행인들을 느긋하게 바라본다. 세상 이보다 더 행복할 수가 없다.        



유럽에 여행 간다면 브뤼셀과 브뤼헤는 필수다

브뤼셀에서 1박 하면서 반나절 여행했다. 벨기에 사람들은 보여준다. 서유럽 한쪽 끝에 붙어있는 작은 나라가 사라지지 않고 끈질기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를. 상업과 무역에 그 답이 있고, 국제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언어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유럽을 여행한다면 한 번쯤은 벨기에에 가야 한다. 이유는 많다. 와플과 초콜릿, 그리고 개성이 뚜렷한 벨기에 맥주가 있다. 갓 구운 바삭한 와플에 취향대로 과일이나 아이스크림을 올려 맛을 보자. 광장 인근에서 생맥주를 즐기는 특권을 놓치지 않도록 하자. 와플의 달콤함이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 시켜준다. 향기가 풍만하게 살아있는 양조장 생맥주로 알딸딸하게 취해보는 것도 여행의 낭만이 아닐까 싶다.


참고 : 

[브뤼셀] 그랑플라스 -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벨기에 와플 (당시 사진이 없어 pixabay에서 가져왔습니다)



그랑플라스 시청사
그랑플라스 시청사 외벽 조각상
그랑플라스 길드하우스


그랑플라스 건축물
그랑플라스 왕의집
그랑플라스 왕의집 옥상 동상
그랑플라스 광장 건축물
길드하우스 지붕 조각상과 동상
그랑플라스 광장
그랑플라스 인근 노천카페와 식당
그랑플라스 인근 공원
공원내 알베르트 동상
브뤼셀 중앙역 인근 공원
브뤼셀 시내 건축물(악기 박물관 등)
예술가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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