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차
집 밖으로 맘 같아선 한 발자국도 나가고 싶지 않은 주말이다. 잠에 취해서 자고 일어났을 땐 상쾌함만 부디 가득했으면 하고 바라지만 언제나 일어나면 몸이 찌뿌둥하고 남은 빈시간들은 또 어떻게 채워야할지 모르겠다는 의문만 머릿 속에 가득찬다. 공허해지고 만다.
그래도 2km만 2km만 걷다오자라고 다시 생각했다. 걸으나 안걸으나 부질없는게 마찬가지리면 걷고, 부질없는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오늘도 걸어서 마트에 다녀왔다. 가서 주중에 저녁으로 소고기를 구워먹을까 고민하다가 가격을 보고 비싸서 그만뒀다. 대신 좋아하는 에멘탈 치즈와 레몬맥주를 샀다. 집에 돌아오니 꼬릿꼬릿한 에멘탈치즈가 아주 사소한 행복을 안겨준다. 걸어서 마트에 간 덕분에 그렇게 좋아하는 치즈를 먹는 순간을 마주한다. 치즈 중에 에멘탈치즈가 나에겐 단연 1등이다. 파리에서 바게트랑 먹던 그 맛이 잊혀지지 않아서 일까. 적당히 짜고, 적당히 꼬수운 단단한 이 치즈가 맘에 든다.
벌써 2km걷기도 7일차를 맞았다. 나의 한주가 지나간 것이다. 덕분에 이번 한주는 아주 비어있지 않았다고 느낀다. 바깥 세상을 좀 더 많이 마주한 느낌이랄까. 7일 중 하루 빼고는 2km를 걸었고, 하루는 1km를 뛰어보기도 하는 좋은 경험도 있었다.
고작 이 작은 경험이 나의 한주를 바꿨나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지만 그것보단 걷고나서 이 글을 쓰는 시간이 참 좋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은 수확이 크다.
걷고 싶다기 보단 글을 쓰고 싶어서 걷게 된달까. 참 신기하지.
그래 내일도 걸어봐야지 딱 2km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