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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휘 Sep 17. 2019

[여행] 괴테가 사랑한 도시 - 하이델베르크

안녕하세요! 이번 저의 여행 추억의 보따리에서 꺼내볼 나라는 바로 이에요! 독일은 제가 프랑스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있던 2017년 봄에 방문했어요. 스포츠, 산업, 금융, 관광 등 많은 분야에서 선진국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유럽의 중심 국가중 하나인 독일로 한번 떠나볼까요?



Google map

제가 방문했던 곳은 하이르크(Heidelberg)라는 독일 바덴뷔르템부르크주에 속하는 도시에요. 인구는 약 147,000명 정도로 도시 규모는 그렇게 크지는 않습니다. 하이델베르크로 가는 직통열차는 그리 많지 않아요. 저는 파리에서 TGV를 타고 하이델베르크 옆에있는 큰 도시 만하임(Mannheim)으로 가서 기차를 바꿔탔어요. 



Heidelberg.edu

사실 하이델베르크가 베를린, 뮌헨 같은 독일의 다른 유명한 도시들 보다는 상대적으로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도시일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한테 이곳은 꼭 가보고 싶었던 도시였어요. 왜냐하면 학교에서 교환학생을 신청할 때, 제가 이 곳을 1순위로 신청했었거든요! 비록 밀려서 2순위였던 프랑스로 오긴했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가리라 마음을 먹었던 곳이었답니다. 



Heidelberg.edu

제가 하이델베르크를 1지망으로 지원한 이유는 바로 이 하이델베르크 대학 때문이에요! 1385년에 설립된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중 하나이자, 독일에서 제일 오래된 대학입니다. 하이델베르크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랜드마크 중 하나이죠! 비록 이 곳에서 공부할 수는 없었지만, 관광으로라도 방문할 기회를 가질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답니다 :) 




막스 베버, 한나 아렌트, 헤겔, 헬무트 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독일 통일의 아버지' 헬무트 콜을 비롯해 막스 베버, 한나 아렌트 등 그 명성에 걸맞게 많은 위인들이 이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학문을 쌓았습니다. 헤겔도 이 곳에서 교수로서 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하이델베르크 기차역

독일어로 기차역을 Bahnhof(반호프), 그 중에서도 도시의 중심인 중앙 기차역을 Hauptbahnhof(하웁트반호프)라고 해요. 서울을 예로들면 서울역 정도가 되겠네요. 하이델베르크 역에 내리시면 역 앞에서 Altstadt(알트슈타트)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Alt(=Old), Stadt(=City) 즉,  구 도심가 라는 의미 인데 이곳이 하이델베르크 관광의 중심 입니다.



하이델베르크 관광지도

앞서 언급했듯이, 하이델베르크는 그렇게 크지 않은 도시랍니다. 저처럼 걷는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도 충분히 하이델베르크 관광을 즐기실 수 있을거에요. 물론 작은 도시인만큼 숙박할 장소를 찾는것도 쉽지 않아요. 저는 사실 따로 숙소를 예약하지 않고, 방문한 당일에 아무 호텔에 묵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호텔을 다섯 곳이나 들어갔는데 전부다 방이 없는 거에요..! 정말 운이 좋게도 여섯번째 호텔에 방이 있어서 다행이었그래도 다음에는 꼭 예약을 미리 해야겠더라구요. 항상 여행에서 교훈을 하나씩은 얻어가게 되네요.. 




하이델베르크 관광은 아주 간단해요! 하이델베르크 구심가(Altstadt)를 가로지르는 Hauptstraße(하웁트슈트라쎄), 즉 Main Street을 걸으면서 관광하면 돼요! 



길을 걷다 배가 고파진 저는 손님이 많아 보이지 않은 한 식당에 들어가 독일(오스트리아) 현지 요리인 슈니첼(Shnitzel)을 주문했어요! 슈니첼은 일본, 한국을 거쳐 오늘날 우리가 아는 돈가스가 되었답니다. 생김새도 비슷하게 생겼죠? 현지에서 먹으니 더 맛있더라구요! 그리고 같이 곁들어서 마신 저 하이델베르크 지역 맥주도 정말정말 맛있었답니다!



밥도 든든하게 먹었겠다, 저는 하이델베르크에서 제일 유명한 랜드마크인 하이델베르크 성(Heiderberger Schloss)으로 향했습니다! 걸어서 올라가거나 짧은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저는 올라갈때는 케이블카를 이용했습니다.



하이델베르크 성은 13세기에 요새로서 건조되어 차차 성새의 규모로 확대되어 16세기 프리드리히 5세 때 성곽 건축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성의 역사는 그리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우) 빅토르 위고 (Victor Hugo 1802-1885)

17세기에 로마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개신교) 사이에 벌어진 30년 종교전쟁, 18세기에 번개로 인해 발생한 큰 화재로 성은 매우 황폐해졌습니다. 이러한 성의 훼손에 대해 프랑스의 작가 빅토르 위고는

 이 성은 유럽을 뒤흔든 모든 사건의 피해자가 되어 왔으며, 지금은 그 무게로 무너져 내렸다


라고 말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행이도 많은 사람들이 이 성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소중하게 여겼으며, 2차대전이 끝나고 원래대로 복구 되었습니다. 



성에서 바라본 하이델베르크의 모습입니다. 제가 항상 느끼는 거지만, 정말 아름다운 광경은 카메라에 절대로 다 담을 수 없는것 같아요. 하이델베르크 성을 돌아다니며 성이 가지고 있는 역사와 상처 그리고 숭고함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성에서 내려갈 때는 걸어서 내려갔는데, 마치 성이 저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성에서 내려와 하이델베르크의 유명한 다리인 Alte Brücke (알테 브뤼케, Old Bridge) 를 건넜어요. 사진에서 처럼 다리위에서 저 멀리 하이델베르크 성이 보이네요. 



역시 독일답게 날씨가 맑았다가 흐렸다가를 반복했어요. 하이델베르크는 작은 도시임에도 관광객이 정말 많았어요! 제가 느낀 하이델베르크는 뭐랄까.. 독일 그 자체를 잘 보여주는 도시 같았어요! 



Heidelberger Marktplatz

먼저 건물들이 전형적인 독일 느낌이에요. 프랑스와는 또 다른 멋이 있더라구요. 그리고 사람들이 정말 여유로워 보였어요. 제가 목에 염증같은게 나서 연고를 사려고 약국을 들어갔어요. 할아버지 약사가 나오셔서 제가 어떻게 증상을 설명을 할까 고민했는데, 할아버지가 정말 또박또박 알아듣기 쉽게 영어로 저에게 물어보는 거에요! 전 당연히 독일어로 하실 줄 알았거든요... 이 약국 뿐만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영어가 정말 잘 통했어요. 서빙하는 종업원, 식당 주인, 버스 기사 등 모두가 손님을 대할때 현지인, 관광객에 상관없이 너무도 친절했고 여유가 넘치더라구요. 아, 이게 진짜 선진국이구나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저는 하이델베르크의 산책로인 철학자의 길(Philosophenweg)로 산책을 갔습니다! 산책로 이름이 굉장히 '철학적' 이네요! 너무나도 잘 알려진 독일 문학의 거장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도 이 철학자의 길을 걸으며 사색을 즐겼다고 합니다.



역시 철학자가 되는 길은 이렇게 힘든가 봅니다.. 산책로는 언덕에 있는데 초입부터 이렇게 높은 계단이 저를 반겨주더라구요! "어서와 철학은 처음이지?" 



계단을 다 오르면 이런 길이 나옵니다. 좋아보이는 집이 여기저기 있는것 보니 아마도 하이델베르크에서 부자들이 사는 동네가 아닌가 예상해 봅니다. 저 말고도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동네 주민들이 보였습니다. 사진이 보기에는 평지같지만 오르막 길이랍니다.. ㅎㅎ



하지만 힘든것도 잠시, 이렇게 멋진 산책로가 나타났습니다! 힘든 여정(?)에 대한 보상이었을까요, 날씨도 굉장히 좋고 하늘도 파랗게 빛나고 있더라구요! 



저는 발걸음을 멈추고 길 중간에 있던 벤치에 앉아서 그냥 가만히 경치를 바라보았습니다. 고민이나 걱정거리 같은 잡념이 사라지고, 대신 바람소리, 나무 냄새, 강물에 반짝이는 햇빛,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하는 도시의 미세한 움직임 같은 것들이 제 감각을 채워주더군요. 저는 이 순간 그 자체와 하나가 되었고, 이 완벽한 순간에 몸을 맡겼습니다. 이제 기차를 타러 발걸음을 돌려야 했지만 제가 했던 산책 중에서 가장 훌륭한 산책이었습니다. 



비록 1박2일 여정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하이델베르크는 저에게 정말 많은 좋은 기억들을 선물해준 도시였던것 같아요! 나중에 꼭 돌아오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하이델베르크와 작별을 했습니다. 독일을 여행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꼭 하이델베르크를 추천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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