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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틀스타 Jun 07. 2023

[임신 6주차] 할아버지 할머니 되실 준비 되셨나yo?

yo 양가부모님! yo 할머니 할아버지 될 준비 되셨나yo?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되실 준비 되셨나요? (2023년 1월 28일) 


임신 6주차, 남편이랑 산부인과에 갔다. 아기 집이 자리를 잘 잡았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다. 그렇지만 임신 초기에는 무리하지 말고 조심하라고 당부하셨다. 남편과 나 역시 아직은 너무 초기이고 우리 아기가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를 조심스러운 단계라는 생각이 들어서 우선 부모님들께만 이 소식을 전했다.


일단, 다짜고짜 양가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 "우헤헤헤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될 준비됐어요?"

- "우헤헤헤헤 아버님 어머님! 할머니 할아버지 될 준비되셨나요?"


양가 부모님 모두 너무너무 기뻐하셨다. 우리가 결혼한 지 3년이 넘었고 표현은 잘 안하셨지만 내심 많이 기다리고 계셨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식만으로도 이렇게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내가 살면서 처음 효도를 해보는구나!! (ㅋㅋㅋ)' 싶었다.


기쁜 소식을 듣고 친정 부모님께서 대전까지 내려와주셨다. 도룡동에 있는 #트웰브오 에 갔다. 메뉴 하나하나 색다른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아주 새롭고 맛있는 맛이났다. 토요일에는 친정 부모님과, 일요일에는 시부모님과 함께 갔다. 두 분 모두에게 공평해야 하므로 우리는 똑같은 식당에 연속으로 또 갔다!!(ㅋㅋㅋ) 사실은 너무 맛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남편에게 같은 음식을 연달아 사먹는 일은 쉽지 않은데, 남편도 정말 맛있었나보다. 친정 부모님께서도 너무 맛있게 잘 드셔서, 시부모님도 좋아하실 거란 생각!! 은 딱 맞았다. 모두 맛있게 드셨다.


도룡동에 있는 트웰브오! 진짜 너무 맛있었다. 그 중 아보카도 명란 파스타가 제일 맛났다 :)
"사랑하는 딸! 임신 축하한다. - 아빠 엄마가"


사랑하는 아빠의 글씨.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났다. 아, 물론 용돈의 양 때문은 아니었다...ㅠㅠ 맛있는 것, 먹고 싶은 것 잔뜩 사먹으라고 두둑히 주고 가시긴 했지만.... 이렇게 자식이 아기를 가졌다고 기뻐서 대전까지 달려와주시는, 늘 먼저 주시는 부모님께 나는 늘 빚지고 사는 존재구나...ㅠㅠ 라는 생각에 눈물이 뚝뚝 났다. (호르몬 때문에 흘린 눈물 아니야..)


그리고, 이날 저녁에는 마침 내가 참 좋아하는 동생이 대전에 놀러와주어서 선물까지 투척해주고 갔다. 처음 받아 보는 아기 선물이었다! 아직 아들인지, 딸인지 몰라서 누가 태어나도 입기 괜찮을 옷으로 골랐다는 내 친구...★ 너무 고ㅁr워.. 너 말대로 처음 받아본 선물이라 오래오래 평생 기억날 것 같ㅇr..★



친구가 선물해 준 첫 아기 옷 선물! 잊지 못할거야 최고 고마워..♡



입덧 시작! 한때는 내가 널 참 좋아했지, 카멜코드야.


친정 부모님과 갔다가 다음 날 또 다녀온 트웰브오

갑자기, 굳이!! 내 사진을 올린 이유는...


정말 신기하게도, 하루하루 지날수록 나의 상태는 나빠졌다. 입덧이 온 것이다! 속이 울렁거리고 어디선가 뿜어져 나오는 내 코와 머리를 강타하는 냄새들 때문에 컨디션이 날이 갈수록 나빠졌다. 퀭한 내 모습이 담긴 사진만 봐도 표정이 딱이다. 어떻게 하루 아침에 사람이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지? 참으로 신기한 임산부의 세계…


무엇보다! 저 코트.. 저 카멜 코트.. 내가 참 좋아했던 카멜 코트... 한때는 참 좋아했었는데 입덧 때문인지 현재 임신 24주차인 지금도 저 코트는 보기가 힘들다. 사진으로만 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저 코트에서 나는 냄새가 내 코에서 나는 듯 하다. 세탁소의 문제가 아니다. 겨울옷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가 있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우웩… 저 코트 어쩌지. 반짝이가 세상에 나오고 나면 괜찮아질까? (ㅋㅋㅋ)


아, 그리고 양가 부모님과 연속으로 갔던 트웰브오는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6개월간 단 한 번도 다시 가지 않았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는데 입덧 때문인지, 당시에 먹었던 음식들이 지금도 그리 썩 땡기지는 않는다... (그래, 혼자 세상 입덧 다하자! 까다롭군!)




요즘 남편과 함께 해보는 키득키득 상상들


1. 우리 집 하얀 벽지에 대한 만족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 "(나보다 훨씬 깔끔한 남편의 상상) 우리집 하얀 벽지에 아기가 다 낙서하겠지? 그럼 벽에 하얀 도화지를 다 붙여놓을까?"

- "그럴까?^^ 고거 참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차마 대답하지 못했던 나머지의 말..


- '아니, 붙이지 말자! 아기가 하얀 벽지에 알록달록 색색깔깔 크레파스와 물감으로 물들일 때 오빠의 표정이 넘 궁금하단 말야 ㅎㅎㅎ' (나 나빴다)



2. 남편과 나는 카페에 가는 걸 참 좋아하는데…

- "아기 생기면 이렇게 둘이 카페 가서 각자 하고 싶은 거 하고 책 읽는 시간… 당분간 없겠지?" (ㅋㅋㅋ)


3. 자주 삐치는 부인을 둔 남편

- "아기가 만약에 딸이면, 엄마랑 딸이 동시에 삐치면 나는 어떻게 해야 돼?" (남편의 불안)

- "(삐쳐서 묵묵 부담이었던 나)"

- "아니다, 나 너 만나면서 딸 이미 한 번 키워본 거나 다름없잖아. 잘 할 것 같아."

- "응... 그래 잘 하긴 할 것 같아 (ㅋㅋㅋ) (성격 좋은 상태일 땐 안삐치고 100000% 동의 해준다)"



4. 둘에서 셋으로

- "근데 우리 저녁마다 닭가슴살이나 고기에 샐러드 위주로 먹는데 아기 생기면 어떻게 먹어야 될까?"

- "그건 공부 좀 해봐야 될 것 같아.ㅋㅋ"



5. 오늘 뭐먹지? 답이 안나올 땐, 양푼이 비빔밥!

- "우리 주말마다 양푼에다 나물 비벼서 비빔밥만 먹는데 아기가 나중에, '선생님~ 우리 집에서는 엄마랑 아빠가 맨날 양푼이 그릇 하나에 밥줘요. 아빠랑 엄마랑 저랑 셋이 나눠 먹어요.’ 하고 말하고 다니면 진짜 웃기겠다" (ㅋㅋㅋ)


그러고 보니 어제도 양푼이 그릇에 밥 비벼 먹었는데, 사진을 안찍었네… 양푼이 비빔밥은 곧 우리인데, 무시했나보다. 사진이 한 장도 없네.


아기야 보기엔 이래도 이 양푼이 비빔밥이 참 건강한 거야... ★

엄마가 아기 양푼이 비빔밥은 아주 예쁘게 차려줄게...★


아기야 이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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