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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조합원 프로젝트 (3)

차라리 지금 신축은 어떨까?

by 손프로

노량진이나 과천은 신축으로 바뀌는 데 최소한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게다가 중간에 어떤 사업 리스크가 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또한 사업이 진행되는 시기가 아이의 학령기와 맞물려 계속 전월세로 거주해야 하는 것도 문제였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지금 신축을 사는 건 어떨까? 당장 공급 부족이 심각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보면 신축을 보유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 같았다.


3040의 실거주 수요와 서울 신축을 사두려는 투자수요가 맞물리는 대표적인 곳이 마포였다. 전국구 투자처였기 때문에 시장이 뜨거울 때는 줄서서 집을 볼 정도로 핫한 곳이었지만 627 규제 이후로 7월은 조금 잠잠해진 분위기였다.


나 : 사장님, 요즘 분위기 좀 어때요?

사장님 : 한참 뜨거웠을 때 그동안 팔리지 않았던 집들이 다 팔렸어요. 그때 다 팔려서 지금은 거래될 만한 매물도 많이 없어요. 그래도 살 사람은 조용히 매수하고 계세요. 현금 들고 있고 어차피 살거라면 지금 좀 주춤할 때 사는 게 좋아요.

나 : 네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매수 타이밍은 지금이 맞는데 마포 신축을 사는 게 내 상황과는 잘 맞지 않았다. 마포에 실거주를 할 경우 내 직장이 더 멀어졌고, 학령기 자녀를 키우기도 애매했고, 무엇보다 주담대를 최대한 받아 원리금을 내면서까지 신축에 거주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 않았다. 그렇다면 전세를 끼고 사야 했는데 전세를 끼고 사면 양도차익이 커도 세후수익이 아쉬웠다. 또한 마포는 이미 뉴타운이 완성형이기에 지금이 최고 전성기라서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 때부터 싸게 살 수 있는
다른 신축은 없을까?



흑석은 서반포라 불릴 정도로 입지가 좋은데도 주변이 아직 어수선해서 한강뷰 아크로리버하임을 제외하고는 마포만큼 가격이 높게 형성되지 않았다. 흑석 9구역이나 11구역이 들어오면 지금의 마포처럼 흑석도 전성기를 누릴 것이기에 지금 매수하고 주변 환경 정비가 완성되어 갈 때 매도하는 것도 방법이었다. 또한 반디클(반포주공 1단지)이 입주하면 흑석도 그 후광효과를 조금이라도 누릴 것 같다는 판단 하에 흑석 신축 매물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섰다. 마침 한참 뜨거웠던 6월 가격보다 조정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매물이 있었다.


나 : 사장님, 이 매물 가격 조정 좀 되면 제가 하고 싶습니다. 잔금 빨리 드릴 수 있어요.

사장님 : 네, 매도인이 이 집 팔고 강남 간다고 해서요. 조정되나 물어볼게요.


(잠시 후)

사장님 : 강남으로 넘어가려면 이 집 싸게 빨리 팔고 넘어가라고 설득하긴 했는데 갈아탈 집이랑도 이야기해봐야 해서 시간이 좀 필요하대요. 오늘은 일단 돌아가시고 다시 연락드릴게요.


(다음날)

사장님 : 넘어갈 집이 가격을 갑자기 올려서 여기 가격을 많이 깎아줄 수가 없대요. 오늘 일요일인데 다른 매물도 혹시 조정되는 거 있는지 같이 알아보려고 사무실 나왔어요. 그런데 딱히 그런 매물은 없네요. 한 블럭 뒤에 있는 동은 어떠세요?

나 : 아, 저는 어제 본 그 집이 좋아서요. 최대한 조정부탁드려요.

사장님 : 네, 해볼게요!


조합원 프로젝트는 서울을 구석구석을 돌고 돌아 생각지도 않았던 지역에 정착을 앞두고 있었다.




If~

6억 대출규제로 시장은 주춤했지만 점차 규제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각자의 예산에 맞게 매수를 결정하기 시작했다. 이후 9월 공급대책 발표와 추가 규제에 대한 가능성이 감지되면서 하루빨리 매수를 결정지으려는 매수세가 뜨거워졌다. 그렇게 갭투가 가능한 지역 위주로 매매가가 무섭게 올랐다. 전국구 수요를 가진 서울 신축은 당장 비싸게 느껴져도 돌아서면 더 올라 있었다. 서울 신축은 살 수 있을 때 샀어야 했다.




Tip.

입지와 상품성 모두 완벽한 육각형 아파트는 비싸다. 자신의 예산은 생각하지 않고 모든 게 완벽한 아파트를 찾다보면 매수 기회를 자꾸만 놓칠 수밖에 없다. A는 언덕에 있어서 별로고, B는 구축이라서 별로고, C는 학교가 멀고, 이렇게 단점을 먼저 보다 보면 의사결정을 하기가 어렵다. 매수하려는 단지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건 필요한 일이지만 단점에 비해 장점이 훨씬 더 크다면 과감히 의사결정을 하는 것도 결단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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