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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혜 Mar 19. 2022

우리 업체에게 공동구매 참가 권유가 온다면?

사기 기획사가 너무 많아요.

앞서 얘기했듯이 공동구매는 양날의 칼이다.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하지만 그만큼의 책임감과 높은 서비스 정신을 기본으로 갖추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있는 멘털 또한 겸비해야 한다.


지금은 공동구매 박람회 행사 진행방식이 초기 공동구매 박람회 시절과 바뀐 부분이 많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참가 단계 시점부터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아졌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신규업체 사장님들 중에 공동구매 참가 의뢰가 왔을 경우에 실수하지 않기 위해 점검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고수익을 낼 수 있고, 만성적인 고민거리인 예약물량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매력적인 현장일 수도 있지만 요즘은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덜컥 참가하겠다고 얘기했다가 참가비만 날리고 수익을 제대로 얻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이기 때문에 사전에 점검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예전에는 공동구매를 주관하는 단체라는 것이 없었다.

입주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이전에 입주한 아파트의 입주자 대표회의 임원들을 만나서 공동구매 박람회 행사 진행방향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박람회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업체가 없었기 때문에 박람회를 기획해 본 경험이 있는 큰 규모의 업체에 연락을 해서 박람회 진행과정을 거의 일임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진행방식도 그렇고 업체들 사정은 업체가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연락을 받게 되는 업체는 계속해서 아파트 입대위들의 부름을 받게 되었고, 큰 규모의 아파트 현장 공동구매를 좌지우지하다 보니 막강한 힘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개별 업체의 입장에서는 대부분의 입주가 이루어지는 2달여간의 입주기간 동안에만 수천만 원의 수익을 낼 수 있는 현장에 넣어줄 수 있는 유일한 연줄이기 때문이다.


공동구매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파트 대표들과의 접촉이 결국 공동구매 행사를 따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기에 이 루트를 아는 사장님들은 그들과 접촉하기 위해서 입주를 일 년이나 앞두고 미리미리 영업을 하기도 하고,  공동구매를 주관하기 위해 신규 아파트 분양권을 사고 입대위가 돼서 입주 초기 단계에서부터 공동구매 박람회의 모든 권한 가질수 있는 위치를 스스로 부여하기도 한다.


어떤 업체가 그 아파트 공동구매를 주관하든 그 시절에는 박람회를 개최할 때 업체들로부터 참가비를 과하게 받지는 않았다.

지금처럼 벡스코나 큰 장소를 빌려서 하지 않았고 대부분 LG전자 매장이나 하이마트처럼 전자제품 매장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장소 대여료가 따로 들지 않았다.

물론 주관을 맡게 된 업체 입장에서는 대표진들을 여러 번 만나야 하고 박람회 진행을 도맡아서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우리 업체가 참가한다는 것만으로 솔선수범해서 박람회를 진행했다.

진행 비용 또한 경품행사, 박람회 홍보비용, 테이블 대여비용 등을 고려해서 최대한 업체들의 부담을 줄이는 선에서 진행이 되었었다.

대부분의 박람회 참가 비용은 30~50만 원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전문적으로 박람회 행사만을 통해 수익을 얻으려는 공동구매 박람회 전문 기획사들이 생겨나서 전국의 입주 아파트들을 타깃으로 대대적인 영업을 하며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고, 불과 1~2년 만에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지역 아파트들이 이런 기획사들에게 박람회 진행을 맡기는 상황이 되었다

그 지역에서 한 업체의 영향력이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박람회 진행만을 위해 만들어진 기획팀의 체계적인 시스템과, 수십 개의 팀으로 움직이는 이런 대형 기획사들에게 비할바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따로 입주자 대표들을 상대로 영업도 하고 박람회를 따내기 위해 수천만 원을 아파트에 투자하기 때문에 개인업체가 이 영업과 상대할 수는 없는 실정이 되었다.

박람회에 들어가는 비용 이외에 현장을 따내기 위한 영업비용과 아파트 발전기금(?)만 해도 수천만 원을 웃돌게 되는 데다가 기획팀 또한 수익을 남겨야 하는 상황이니 당연히 이 금액은 고스란히 업체들의 몫이 된다.

그래서 예전에는 30~50만 원 정도의 참가비용이 요즘에는 1,2차 포함 300에서 많게는 600만 원에 달하는 현장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큰돈을 내고 박람회에 참여한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실질적으로 현재에도 많은 업체들이 공동구매 참여비용으로 이 정도 금액을 내고 있다.


어떤 기획팀에서 5천을 아파트에 투자하겠다 하면 다른 기획팀에서는 8천을 투자하겠다 하며 서로 제 살 깎아먹기 식으로 치열하게 영업을 하다보니 아파트 입대위들 입장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제일 많이 투자하는 기획팀을 선정만 하면 되는 것이다. 

기획팀들간의 이런 무리한 영업방식으로 인해 또 여러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예전에는 한 품목당 2~3개 정도의 지역업체들이 참가했기 때문에 공동구매 박람회에 참가하기만 하면 어느 정도는 수익이 보장되었었다. 하지만 지금 기획팀들은 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명목으로 인기품목은 5팀에서 많게는 8팀까지 넣어버린다. (실제로 최근에는 부산의 1800세대 입주 아파트 박람회에 줄눈 품목 업체만 12개 업체를 넣었다) 그들 입장에선 참가업체가 많으면 많을수록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입주자 대표회의진과의 협상에서는 최고의 팀을 모아 오겠다고 장담하지만 이렇게 큰 금액을 내고 박람회에 참가할 팀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 그렇기에 팀 모으기에 급급하는 기획팀들도 있게 되는데 이때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업체에도 손을 내밀게 된다.

아무것도 모른 채 공동구매에 참가하면 돈을 많이 번다는 얘기만 듣지도 참가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전국에 아파트는 셀 수없이 많이 들어서고 있고, 이 기획팀들은 참가업체가 얼마를 벌어가든지 관심이 없다.

자신들은 오로지 신규 아파트 현장을 따내고 행사만 개최하면 그것으로 끝인 것이다.


기획팀들의 또 다른 횡포로는 모든 현장에 무조건 참가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일명 대박 현장으로 불리는 현장에는 부담스러운 참가비를 내고 들어간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을 안고서라도 참가를 하게 되는데, 누가 봐도 변두리 지역에 미분양인 아파트에도 박람회는 입주율도 낮고 박람회에 참여하는 고객 수 자체가 별로 없기 때문에 거의 망한 현장이라 봐도 무방하다.

업체의 입장에선 망할 행사임이 분명하기에 선뜻 거금을 들여 참가하는 것이 꺼려질 것이다.

이럴 때 기획팀은 그다음 현장을 운운하며 이번 행사에 참가하지 않으면 다음 행사 때는 참가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득하지만 결국 협박인 것이다.

여기서 업체에게 선택권은 주어지지 않는다.

계속하거나 그만하거나 둘 중 하나인 것이다.

물론 대박 현장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대박 현장은 행사를 진행해보기 전엔 아무도 모른다.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그 대박 현장을 바라보며 다른 현장에 참여하다가 배보다 배꼽이 더 커져서 참가비가 없어서 참가를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여러 문제점들을 안고는 있지만, 업체 입장에선 개별적으로 홍보하기가 너무 어렵고, 공동구매 업체라는 타이틀 하나만으로도 입주민들이 우선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위치를 가지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하는 경우들이 많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대형 기획사들 곁가지로 생겨난 작은 기획사들이다.

대형 기획사들은 그래도 입주자대표회의팀과 아파트와 디렉트로 직결되어 인정받은 행사라 할 수 있는데, 이런 작은 기획사들은 자기들끼리 행사를 만들고 진행을 하기 때문에 '유령 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한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본 박람회 이외에 이런 작은 기획사들이 진행하는 행사들도 있는데, 많게는 한 아파트를 상대로 3번의 행사가 치러지기도 한다.


어쨌든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된다.

대형 기획사들은 기본적으로 움직이는 팀들이 어느 정도는 있다. 그 이외에 지역업체들을 좀 투입시켜서 행사를 진행하고는 하는데 이런 소규모 기획팀들은 팀이랄 게 없다.

솔직히 말하면 '사기꾼'이라 표현하고 싶다.

그들은 기본적인 양심도 없다. 대표진들과 그 어떤 협약도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행사비만 받고 업체가 예약을 1건을 받든 2건을 받든 관심 없다.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업체들에게 마구잡이로 전화를 걸어 공동구매 행사에 참여하라고 권한다.

아는 사장님은 그 소규모 기획팀 사장의 그나마 우리는 참가비를 조금만 받는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행사에 두 번 참여하시고 500만 원을 고스란히 날리신 분도 있다.


내가 창업을 한지 얼마 안 되었는데 이런 기획팀에서 연락이 와서 행사를 권한다?

하면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다.

공동구매와 기획사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어떤 행사가 정식 행사인지, 어떤 현장에 참여해야 괜찮은지에 대한 기준을 알아보자.


먼저, 입주자 대표회의와 정식적으로 협의된 행사인지를 알아봐야 한다.

사기꾼 기획사인 경우에는 자기들이 정식적으로 선정된 기획사라 거짓말하는 경우들도 있다.

보통 정식으로 선정된 기획사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운영하는 입주민 카페와 밴드에 카테고리를 열어 입주민을 상대로 온라인 홍보를 할 수 있게 해 주는데, 이게 안된다고 얘기하면 그 기획사는 정식 기획사가 아니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여기서 한 아파트에도 카페가 여러 개가 있을 수 있다.

카페검색을 통해 그 아파트의 카페들을 검색해보고 입주자 대표진들이 쓴 글들이 있고, 가입자수가 제일 많고 제일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카페가 메인 카페이고, 그 카페에 등록된 기획사가 어딘지 확인해보면 된다.


같은 1000세대 입주 아파트라 해서 모든 아파트가 비슷한 성과를 올리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일명 대박 현장과 피해야 하는 현장은 어디일까.

물론 대박 현장이란 것이 딱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기획팀의 기획력과 홍보력과 아파트 기존 입주민들의 온라인 집결도에 따라서 행사의 성패 여부가 갈리는 편인데, 일단 그 지역에서 중심가에 위치한 아파트(분양가가 높은 아파트), 그리고 카페나 밴드가 활성화되어 있는 아파트, 입주율이 높은 아파트 등은 대박 현장이라 봐도 무방 할듯하다.

이런 아파트 들일수록 작은 기획팀들에 의한 소규모 행사들이 많이 이뤄지기 때문에 잘 따져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피해야 하는 현장은 이와 정반대의 아파트라고 보면 된다.


업체를 운영하다 보면 분명 어느 순간에 공동구매 참여의사를 물어오는 일이 생길 것이다.

물론 공동구매의 이런 불합리한 여건들 때문에 아예 참여하지 않으시는 사장님들도 많다.

나 또한 공동구매는 없어지는 게 더 좋다라고 생각하는 한 사람이다.

하지만 한 번쯤 경험해보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이런 상황들을 이해하고 꼼꼼히 점검한 후 참여의사를 밝히기를 권한다.

업체 사장님들이 공동구매 현장을 결정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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