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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미야니 Oct 26. 2023

그녀는 고지혈증

그녀를 지켜주세요.

너무나 소중한 그녀가 고지혈증 이라니...

가녀린 152에 45킬로에 직장 동료이다. 삼겹살과 떡볶이를 세상에서 가장 좋아 하는 벌거벗은 세계사와 역사를 가장 사랑하는 그녀는 아픈 곳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던 씩씩한 신여성이었다. 운동을 좋아한 건 아니었지만 과거엔 일본에서 살다 왔던 특성상 평소에 자주 걸었던 터라 걷기가 일상이었다. 그녀가 한국에 와서 운전을 시작하고 나서는 운동량이 현저히 떨어진 건 사실이다. 근무 중에 자꾸 어깨를 주무르며 머리를 만지작만지작하며 나에게 신호를 보낸다. 서로 눈빛만 봐도 컨디션 확인이 되는 우리는 함께 근무 한지 15년 차 동지라 빠르게 병원을 찾을 것을 권유했다. '고지혈증' 이란다. 원인은 여러 가지겠지만 식습관이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우선 집에서 밥을 해 먹지 않는 것과 고기 위주의 식단, 아이들과 나눠 먹는 과자들과 밥대신 먹는 유제품들 고지혈증 유발 제품들만 섭취하고 있다고 했다. 약을 당연히 처방받았다. 1개월 복용했고 다시 검진을 갔다. 수치 변동은 없었다. 한의원을 하시는 시아버지를 찾아갔다. 동료의 아픔을 빠르게 호전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아버님은 나도 함께 나눠 마시라며 좋은 곳에서 구하신 구기자를 권하시며 따뜻하게 차로 마시라고 주시면서 '약으로 짓게 되면 한 가지를 약하게 하고 한 가지를 강하게 해야 한다'라고 하시며 차로 편안하게 마셔보라고 구기자만 주셨다. 우리는 그냥 편안하게 달여 먹기 시작했다. 내가 매일 선물하듯 달여서 출근했다. 그렇게 4개월을 함께 했다. 나는 고지혈증도 없는데 말이다. 고지혈증은 필요 이상으로 많은 지방성분 물질이 혈액 내에 존재하면서 혈관벽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고 그 결과 심혈관계질환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최근에는 비정상적인 혈액 내 지질상태를 이상지질혈(dyslipidemia)로 정의하기도 한다.(서울대학병원) 이러한 고지혈증에 구기자가 좋다는 아버님의 말씀만 듣고 마셨다기보다는 수많은 건강 프로그램의 사례 발표에서도 숨은 식재료에서 보았기에 믿고 우린 시작했었다. 구기자 효능은 고지혈증 개선과 혈액순환 촉진 동맥경화 고혈압 예방에 좋다고 (네이버 백과)한다. 무엇보다 식사 조절과 함께 적절한 운동을 통해 비만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출근해서 집에서 싸 온 각자의 도시락을 먹고 직장 앞 산책로를 걷고 구기자를 마시고 하루 업무를 시작했다. 그렇게 4개월 딱 4개월 만에 정상수치로 왔고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이번엔 그녀에게 음식이 약이었다. 이 4개월 동안 정확한 결과를 유추하기 위해 약은 끊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몰랐기 때문에 약 덕분인지 구기자 덕분인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습관적으로 밥대신 허기를 달랬던 유제품을 끊은 것도 원인일 수 있다. 주 3회 먹던 삼겹살을 한 달에 한 번으로 바꾼 탓도 있을 것이다. 야채라면 쳐다도 안 보던 그녀가 상추쌈, 양배추쌈을 자주 먹어서 고친 것도 있을 것이다. 결국 음식이다. 구기자 하나가 고쳤다는 게 아니다. 그렇게 음식들이 한 사람의 병을 고쳐주었다라고 말을 하고 있다. 잘못된 식습관으로 발병했다면 그것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이 결국 바뀐 식습관이다. 이 말이다. 음식이 독이자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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