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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세연 Oct 17. 2024

말하지 않으면 닿지 않는다

박람회에서 한 장의 엽서를 샀다. 색감이 부드럽고 디자인이 단아해서 눈에 띄었다. 특별히 쓸 데는 없었지만, 그냥 예뻐서 샀다.


친구에게 작은 선물을 보내게 됐을 때, 그 엽서 뒷면에 짧은 글을 적었다. 평소에 말로는 하기 힘들었던 마음을 글자로 적으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나도 비로소 알게 됐다. 길지 않은 편지였지만 진심은 고스란히 담겼다.


며칠 뒤, 친구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선물과 엽서를 찍은 사진과 함께 감사의 말이 적혀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마음은 표현하지 않으면 머물러 있다는 걸.
말하지 않으면, 내 진심은 내 안에 갇힌 채로 남는다는 걸.


평소에 가까운 사람일수록 말이 줄어들었다. 서로 잘 알고 있으니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믿음이 때로는 마음을 묻어두게 만든다는 걸, 엽서를 보내며 다시 배웠다.


삶은 늘 바쁘게 흘러갔다. 그런 시간 속에서 마음을 전할 기회를 몇 번이나 놓쳤는지 모른다. 늦게 깨닫는 경우도 있었다. 다정한 한마디, 진심이 담긴 작은 표현이 얼마나 큰 울림을 줄 수 있는지, 그 엽서가 알려줬다.


진심은 표현될 때 비로소 빛을 발했다.
말하지 않았다면, 그 마음은 내 안에만 머물렀을 것이었다.


진심은 때로 예상치 못한 순간에 빛날 때가 있다. 하지만 그 빛을 드러내는 건 내 몫이었다.


표현하지 않은 마음은 침묵 속에 갇힐 것이고,

다정함은 스쳐 지나갈 기회로만 남을 것이다.


결국, 진심은 표현될 때 가장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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