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풀이 자리에서는 웃음과 환호가 가득했다. 술잔이 오가고, 농담이 이어지며 분위기는 점점 활기를 띄었다. 나도 그 흐름에 몸을 맡기고 마음껏 웃었다. 그 순간만큼은 모두와 하나가 된 것 같았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 활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공허함이 밀려왔다. 사람들 사이에서 느꼈던 에너지가 빠져나가자, 내 안에 남은 건 조용한 적막뿐이었다.
왜 이렇게 허전할까?
방금 전까지의 웃음과 대화가 진짜였음을 알면서도,
그 순간들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허무하게 느껴졌다.
도시는 여전히 바빠 보였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어울리고, 어딘가로 향했다. 그 속에서 나도 누군가와 함께 있었지만, 문득 혼자가 되는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모든 대화와 웃음이 지나가고 나면 남는 건 적막이었다. 떠들썩한 자리에 나를 맞추며 웃었지만, 결국 내 마음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았다.
고독은 결핍이 아니다.
외로움이 찾아올 때, 그것을 외면하지 않기로 했다.
오늘도 도시의 불빛은 깨어 있고, 나 역시 깨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