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을 끝까지 읽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문장과 영상이 흘러가지만, 정작 마음에 남는 문장은 드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의미를 찾습니다. 생각 없이 사는 일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으니까요.
〈위대한 책들의 위태한 인간들〉은 그런 시대에 고전을 다시 꺼내 읽어보려는 시도입니다. 책을 대신 읽어드리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오래된 문장 속에 남아 있는 인간의 마음을 지금의 언어로 다시 말해보려 합니다. 읽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고, 모르더라도 이야기할 수 있는 거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요약이 아니라 해석, 지식의 나열이 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고전이 낡지 않는 이유는 인간의 마음이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우리는 여전히 인간을 이해하려 애쓰지만, 정작 인간으로 살아가는 일에는 서툰지도 모릅니다. 고전이 말한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이었고, 그 마음은 시대를 바꿔도 여전히 비슷합니다. 그래서 오래된 책들은 결국 오늘의 이야기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저는 고전을 좋아합니다. 거대한 담론보다는 오래된 문장 속에 남아 있는 한 사람의 고민이 더 크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책 속의 인물들은 시대가 달라도 여전히 우리와 닮아 있습니다. 그들의 불안, 열망, 사랑, 죄의식, 그 모든 감정이 낯설지 않습니다. 저는 그 감정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려 합니다. 어쩌면 글을 쓰는 일은 결국 인간을 이해하려는 가장 느리고 정직한 방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브런치북은 해설서가 아닙니다. 한 권의 줄거리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책이 붙잡은 인간의 결을 꺼내어 지금의 삶과 나란히 놓아보려 합니다. 카프카의 피로, 도스토옙스키의 도덕, 톨스토이의 사랑, 오웰의 권력, 카뮈의 냉담을 오늘의 언어로 옮기겠습니다. 책을 읽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도록.
제 글이 오래된 책과 오늘의 당신을 이어주길 바랍니다.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