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인 조회수, 하지만 나는 사랑을 택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글을 쓴다. 현시점 내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15,600명 정도이다.
약 7초에 걸친 릴스에 이슈가 생겼다.
자기 전에 재미있어 보여서 느끼한 대사를 몽골어로 번역하여 올린게 다였다.
내용은 이러하다.
"예쁜 게 죄라면, 너는 죄가 너무 많아."하며 호랑이가 토끼 잡아먹듯한 제스처를 한 것.
몽골 350만 인구 중 오늘까지 85만명이 시청했다.
처음에는
'너 너무 이상해.'로 시작했다. 불안한 낌새가 있었던 건 아는 몽골 분이 한마디 했을 때였다.
"SNS에 어그로 끌기로 유명한 누구누구와 너무 비슷한 느낌이다"
그 이후 댓글에는 아니나 다르게 그 유명하다는 사람 이름까지 언급되었고, 중국인, 성소수자를 비하하는 단어나 욕도 난무할 정도가 되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매일 매일 올라오는 악플을 보니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동영상을 한번 내리고 나서(아카이빙하고 나서) 내가 처음 받은 조언은 무시하고 그대로 두라는 것이었다. 악플도 관심이라며. 그래서 오늘 저녁즈음에 다시 올리긴 했다. 그러자마자 내게 반갑게 찾아오는 것은 좋아요와 동시에 다시 악플들...
불쾌한 것도 불쾌한 거였지만, 이 때 내 비전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나는 어그로를 끌면서까지 유명해져서 뭘하고 싶은걸까? 그리고 어그로를 끌려고 의도한 것도 아닌데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등등 말이다.
바로 그 때, 내가 새롭게 일부 수정한 비전이 나를 구원했다.
"나는 2030년 2월 3일에 이미 '행복한' 1,000만 크리에이터가 되어, 세상에 사랑을 듬뿍 전한다."
과연 일정 다수가 보기에 불쾌해서 악플이 연쇄적으로 달릴 정도의 영상을 올리는 게 내가 지향하는 크리에이터의 삶일까? 결코 그렇지는 않다.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제스처였을지도, 불쾌하게 만드는 대사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동영상을 내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물론 이로 인해 내게 관심이 조금은 줄어들 것이다. 혐오도 줄어드는 만큼, 크리에이터로서 중요한 요소인 좋아요나 댓글이 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속은 굉장히 편하다. 나는 내가 행복하려고, 사랑을 듬뿍 나누려고 크리에이터를 하고 있는거지, 악플 지우고 신고하는게 일상인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이 결정이 악플로 시달리는 누군가에게는 정답일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위기가 어쩌면 기회라고, 더 탄력받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적어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고, 아무런 노력없이 (정말 자기전에 가볍게) 올린 동영상에 편승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에 이 선택을 하게 되었다.
괴로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오늘도 이게 이야깃거리가 되어 글을 쓸 수 있게 됨도 감사하다. 1,000만 크리에이터가 되기까지 앞으로 많은 일들이 벌어지겠지만, 이 과정이 나에게 큰 성장을 이루게 하리라 믿는다.
무엇보다 이런 상황에서 나를 계속 지지해 주는 가족이 있어 감사하다.
물론 땡스 투 마이 로드, 지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