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이성교제 존중해 줘라. 이성교제는 인간을 성장시킨다. 이성교제의 시작은 존중이다.
집 앞 대학축제에 갔다가 같은 과 여대생에게 사귀자고 고백하는 풋풋한 남대생을 봤다. 사람들은 남학생의 고백에 환호했다. 짓궂은 사회자는객석에 있던 여대생을 찾아 마이크를 넘겼다.여대생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
-야, 너 왜 그래. 너는 군대 가면 되지만 나는 4년 동안 어떻게 학교 다니라고 그래.
여학생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람들은자신의 고백이 거절당한 것처럼 아쉬워했다. 사회자는 남학생을 위로했다. 나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여학생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고백이 폭력적으로 느껴졌다.
이성교제를 하는 학생들이 서로 존중하고 윈윈 하기를 바란다. 이성교제 시 경계존중 수업을 2차시 진행했다. 그중 1차시에 수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5학년 이성교제 1차시 수업판서
학생도 이성교제 할 수 있다
우리 아이가 학창 시절에이성친구를만났다면 나는 축하해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 이성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초중고가 금방 지나가 버렸다.
이성과의 교제는 학생을 성장시키고 이성을 이해하는 밑바탕이 될 수 있다.
5학년 27명의 학생 중6-7명 정도가이성교제를 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현재 진행형인 학생은 2-3명 정도였다. 이성친구를 사귄 경험이 있는 학생들에게 이성친구를 사귀면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을 발표하게 했다.
이성교제의 장점
-이성친구에게 선물을 받을 수 있음
-행복함이 가득해짐
-이성친구가 없는 친구들이 부러워함
-심심하지 않음
-든든한 마음이 듦
-내 편이 있는 것 같음
-이성에 대한 배려심이 생김
-의사소통 능력이 향상됨
-갈등상황에 해결능력이 생김
지금까지 수업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답변은 "사랑을 느낄 수 있어요."였다. 열두 살이 느낀 사랑이 뭘까?
이성교제의 단점
-헤어지면 슬픔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움
-갈등상황에서 힘듦
-돈이 많이 듦
-챙겨야 해서 마음이 부담스러움
-학업에 방해됨
-시간이 낭비됨
-이성이 바람피우면 슬픔
등을 이야기했다. 헤이 지면 슬프다는 말과 이성이 바람피우면 슬프다는 발표 후 나는 슬픔이 여러분을 성장시킬 것이라고, 고통 없는 성장은 없다고 말했다. 이성과 교제하는 것에 대해 미리부터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교사나 보호자는 학생들의 이성교제를 무작정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좋겠다. 학생이 이성교제를 할 때 보호자는 학생이 안전하게 교제할 수 있게 학생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용돈만 좀 더 넉넉하게 주면 된다. 어른들이 학생들의 이성교제를 달갑지 않게 바라보면 학생은 어른들에게 자신의 이성교제에 대해 입을 다물게 된다. 이로 인해 학생의 안전은위협받게 되고 학생과 보호자의 관계는 틀어지게 된다. 보호자는 절대 이성교제를 하는 자녀에게 '헤어져', '지금 교제할 시기냐?', '공부나 해라'는 등의 잔소리는 하면안 된다. 우리도 모두 경험하지 않았는가? 하지 말라하면 더 하고 싶어지고 반항하고 싶어지는 것을.
타인의 이성교제 가십거리로 삼지 말아라
이성교제 시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럽다는 학생들에게 어떤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물었다. 학생들은
-친구들이요. 수군거려요. 누구랑 누구랑 사귄다고요.
-선생님들이요. 한 번씩 놀려요. 누구 남자 친구냐면서요.
-엄마가 아는 이모들한테 우리아들 여자친구 생겼다고 소문내요.그래서 나중에 이모들이 놀려요.
-아빠가 회사 삼촌들한테 우리 아들 여자 친구 생겼다고 말해서 삼촌들이 자꾸 놀려요.
-엄마가 친척들한테 말해서 친척들이 아는 척하고 사촌 동생이랑 형들이 놀려요.
-아빠가 제가 남친 생겼다고 슬퍼했어요.
초등학생의 이성교제, 왜 놀림감이 되는 걸까? 나는 보호자들이 자녀의 이성교제를 가십거리로 삼지 않길 바란다. 학생들의 이성교제도 어른들이 못지않게 진지하다. 사랑을 느끼고 헤어지면 슬프다고 하지 않는가?
보호자는 왜 자꾸 자녀에게 남친, 여친이 생기면 슬프다고 하는가? 그것은 슬플 일이 아니다. 자녀는 당신의 소유물이 아니다. 독립된 개체이다.특히 딸바보를 자처하며 나중에 딸에게 남친이 생기면 섭섭하다는 둥, 가만두지 않게 다는 둥의 발언은 딸바보가 아니라 진짜 바보다.
나는 학생들에게 물었다.
-우리는 왜 타인의 이성교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걸까요?
한 학생이
-재밌잖아요.
라고 말했다. 이상하게 그런 이야기가 재미있다. 이것도 인간의 본성인가 싶을 때도 있다. 나는 브런치에서도 연애, 결혼, 이혼의 이야기를 즐겨 읽는다. 참 이상하다.나는 학생들에게
-나의 재미를 위해서 타인을 이야깃거리로 삼으면 될까요? 인간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내 행복을 위해 내가 누구랑 사귈지 누구랑 헤어질지는 내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타인의 이성교제에 지나치게 관심을 갖고 소문을 내는 것은 타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타인의 행복추구를 방해하는 것입니다. 여기 이성교제를 했던 친구들이 말하잖아요. 이성친구를 사귈 때 다른 사람의 시선이 부담스럽다고요. 앞으로는 절대 타인의 이성교제에 대해 우리는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않기로 약속해요.
연예인들의 연애, 결혼, 이혼등의 소식을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끊임없이 접합니다. 예능에서는 다른 사람의 연애, 결혼, 이혼을 개그코드로도 사용합니다.저번에도 보니까 누구랑 누구랑 헤어졌고, 누구랑 누구랑 결혼했다고 난리더라고요. 우리가 미디어를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보니까 여러분들은 여러분들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의 연애, 결혼, 이혼등에 대해 말해서 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것은 모두 다른 사람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해 행복추구를 방해하는 것입니다. 나의 행복추구가 존중되어야 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행복추구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마세요.
중학교 2학년 때였다. 키가 작았던 한 남학생이 나를 좋아했었다. 나는 그다지 그 남학생에게 끌림은 없었다. 남학생이 사귀고 싶다고 편지를 보냈다. 이성교제를 한 번 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발동하여 일 년 가까이 사귀었다. 나의 이성교제는 서로 편지 쓰면서 고민이야기하는 것이 전부였었다. 누가 소문을 냈는지 복도를 지나가면 다른 반 학생들이 "저애, 그애 하고 사귄데"라고 수군거렸었다. 어느 날 수학시간에 선생님은 "너만 수학 잘하면 뭐 하냐? 네 남자 친구도 수학 공부 좀 하라고 해라. 네가 가르쳐 주든지."라고 말했었다. 많이 부끄러웠다. 학년이 바뀌고 반이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헤어졌는데 헤어진 이후에도 "저 애, 그 애잖아. 누구 여자친구."라는 말을 한 참을 들었었다. 그때의 일을 학생들에게 이야기했다. 수군거림을 당해보니 힘들었다고. 타인의 연애에 대해 소문내는 것도 보이지 않는 폭력이다고.
나의 고백이 상대방에게 폭력이 될 수도 있다
박성우 시인의 '난 빨강'이라는 시집의 '여자친구 사귀기'라는 시를 학생들에게 들려주었다. 이 시는 한 남학생이 여름방학 동안 시립 도서관에 갔다가 마음에 드는 여학생에게 사귀자고 고백하는 시다. 시를 읽고
-그럴 리 없지만 여러분이 공부하러 도서관에서 갔는데 처음 본 사람이 내가 마음에 드는지 날 힐끔힐끔 쳐다보고 사귀자고 쪽지를 보내면 어떤 감정이 들지 감정카트에서 찾아봅시다.
라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여학생들은
-선생님 잘생겼어요?
라고 물었고, 남학생들은
-선생님 이쁜가요?
라고 물었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외모가 그렇게 중요한가요?
라고 물었다.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네.
라고 외쳤다. 상상으로라도 학생들을 잠시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
-남자는 차은우처럼 생겼고 여자는 장원영처럼 생겼다고 합시다. 상상이라도 해야 즐겁죠.
학생들은 입꼬리가 올라간 채로 열심히 감정카드를 찾았다.
부정적인 감정에는 두렵다, 걱정된다, 불안하다, 싫다, 황당하다, 불편하다, 당황스럽다는 감정을 찾았다. 긍정적인 감정으로는 설렌다, 행복하다, 두근거린다. 신난다, 즐겁다는 감정카드를 찾았다.부정적인 감정을 찾은 학생이 긍정적인 감정을 찾은 학생보다 훨씬 많았다.
-아, 그래요. 이런 경우 긍정적인 감정이 드는 사람도 있고 부정적인 감정이 드는 사람도 있네요. 그렇다면 처음 보는 사람이 어떤 감정이 들지는 우리는 알 수 없겠네요. 다만 그 사람이 두렵고걱정되고 불안하고 황당하고 당황스러운 감정을 느낄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처음 보는 이에게 내 이상형이라고 사귀자고 말하면 될까요?
- 선생님 대학교 때의 일입니다. 선생님이 지금은 이래도 그 때는 한 외모 했습니다. 선생님은 그때 간호사 국가고시를 준비하느라 도서관에서 밤 10시까지 매일 공부를 했습니다. 하루는 공부를 다 끝내고 혼자 책을가방에 넣고요. 도서관을 나와서 걷고 있는데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늦은 밤이라 무섭더라고요. 그런데 뒤에서 있던 사람이 갑자기 앞으로 달려와서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제가 며칠 전부터 지켜봤는데 제 이상형입니다. 저는 공대 4학년 누구입니다. 연락처 주실 수 있나요?"라고.그날 얼마나 다리랑 심장이 후들후들 떨렸는지 모릅니다. 선생님은 너무 무서워서 전화번호만 알려주고 얼른 자리를 피했었습니다. 나의 고백이 다른사람을이렇게 두렵게 할 수 있습니다. 나의 고백이 이렇게 폭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다음부터 대학 도서관을 안 가고 집에서 공부했었습니다. 절대로 처음 본 이성에게 사귀자고 말하면 안 되겠습니다. 첫눈에 반한다고요? 사람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큰코다칩니다. 차은우, 장원영 같은 사람은 현실에는 없습니다. 다 만들어진 이미지입니다. 이 반 다 봐보세요. 잘 생긴 사람, 이쁜 사람 있나요? 없잖아요. 현실은 이렇습니다. 사람은 마음이 잘생기고 이뻐야 합니다. 마음은 오랫동안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이상형을 우연히 만나다면 고백하지 말아라.
- 이상형을 도서관에서 만난다면 나는 어떻게 할지 이야기해 봅시다
라는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학생들 이번에도 상대가 차은우나 장원영처럼 생겼냐고 물었다. 나는 이번에도 학생들을 잠시 행복하게 해 주었다.
언젠가 도깨비의 공유가 자신에게 나타나면 좋겠다는 큰 아이에게 '만약 그런 아저씨가 나타난다면 그건 그루밍 성범죄야.'라고 말했다. 큰 아이는 엄마는 왜 세상을 다 그런 눈으로만 보냐고 볼멘소리를 했지만 현실에서는 성인 남성이 나타나 학생에게 사랑한다고 하면 그것은 성범죄다. 학생이 사랑의 감정을 느꼈더라도 그것은 학생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했다고 볼 수 없다. 학생에게 스스로 판단 할 충분한 자원이 없을 뿐더러 둘은 평등한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디어가 사람 다 망친다. 제발 미디어에서 비 정상적으로 사랑을 그리지 않으면 좋겠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사귀자고 고백하지 않습니다.
-마음을 접습니다.
-그냥 하던 공부나 합니다
라고 답했지만 일부 학생들은 달랐다.
-선생님, 저는 우연을 가장해서 그 사람 앞에 자리 잡아 그 사람 필통을 제 필통인 척하면서 제 가방에 넣을 거예요. 그럼 그 사람이 자기 필통이라고 하겠잖아요. 그럼 미안하다고 말하고 편의점에서 우유를 사다 주면서 친해질 거예요.
-선생님, 저는 텀블러에 물을 담아 지나가면서 그 사람에게 물을 쏟을 거예요.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친해져 사귈 거예요.
-선생님, 저는 돈 많다고 말하면서 명품시계를 보여줄 거예요.
나는 학생들에게
-조금 전에 발표한 친구처럼 우연을 가장해서 이성이 접근하면 여러분 어떻게 할 건가요?
라고 물었다. 그러자 관종끼가 있는 학생이
-저는 책값 물어주라고 하고 필통 훔쳤으니까 112에 신고할 거예요.
라고 말해서 학생들이 한참을 웃었다.
2년 전 5, 6학년 학생 어머니들과 성교육 동아리를 했었다. 그날 5학년 수업내용을 가지고 이야기하면서 어머니들에게 물었다.
- 만약 우리 애가 도서관에서 이상형을 만났다고 어머니들에게 말한다면 어떻게 하실지 돌아가면서 이야기해 볼까요?
라고 말했다. 어머니들은 일단 잘 생겼는지, 예쁜지 물어보고 용기 내서 고백해 보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 자리에 있던 7명의 어머니들 중에 단 한 명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것이 폭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한 이는 없었다. 우리 사회가 사랑고백에 너그럽다. 폭력으로 인지하기 보다 용기로 여긴다. 미디어가 끊임없이 사랑고백을 용기로 미화한다. 학생들이 다 어디에서 배웠겠는가? 말할 것도 없다. 미디어가 이미 학생들의 성교육 교과서가 된 지 오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미디어는 꿋꿋이 성교육 일타강사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사귀자고 고백할 때 주의할 것들이 있다
우리 작은아이 5학년 때 있었던 일이다. 자기 반에 책 읽기 좋아하고 잘생긴 남학생이 있었다. 그런데 옆반에 한 여학생이 점심시간에 자기 친구들을 데리고 자기 반 교실로 와서 "땡땡아, 나 너 사랑해. 우리 오늘부터 1일 하자."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주변에서 다른 친구들이 열광하며 "사겨라, 사겨라"라고 외쳤단다. 남학생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서 고개 숙이고 울었다고 했다. 우리는 여기에서 그렇게 고백한 그 여학생만을 탓할 수는 없다. 왜냐면 아무도 이 여학생에게 이런 용기 있는 고백이 폭력이 될 수 있다고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나는 학생들에게 이 사례를 이야기하고
- 나는 좋아하지도 않는데 무작정 옆반 이성친구가 우리 반 친구들 다 있는데 공개적으로 사귀자고 고백하면 어떤 마음이 들지 발표해 봅시다.
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당황스러울 것 같아요.
-부끄러울 것 같아요.
-화나요.
라고 했다.
조카가 고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퇴근 후 언니집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언니가
-야, 우리 집 땡땡이 다른 동에 있는 여자애 좋다고 그 동 앞에서 서있다가 지 누나한테 엄청 혼났다.
라고 말했다. 알고 보니 옆동에 여자애가 좋아서 학원가는 길에 그 동 앞에 서있던 것을 누나가 보고 여자애가 그렇게 서있으면 더 싫어한다고, 무서워한다고 못 서있게 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도 학생들에게 해주었다. 절대 사귀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그 집 앞에서 서있지 말라고. 그때 누군가 그런 행동이 스토킹이라고 말했다. 스토킹 성범죄에 대해서도 간략히 설명했다.
몇 년 전 남자 교생선생님이 이 수업을 참관했다. 수업 후 교생 선생님은
-선생님, 요즘 초등학교는 참 좋은 것 같아요. 이런 것도 알려주고. 근데 학생들만 알아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선생님들도 좀 알 필요가 있어요.
-네?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었어요. 저는 대학도 가야 하고 해서 그냥 혼자 속으로만 좋아하고 말아야지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제 친구가 담임선생님한테 제가 그 여자애 좋아한다고 말했나 봐요. 수업시간에 그 여학생이랑 같은 조여서 활동하는데 담임선생님이 그 여학생한테 ' 땡땡이가 너 좋아한데. 잘해봐'라고 말해가지고 제가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몰라요. 담임선생님 때문에 나중에 그 여학생이 저 피하고 관계가 엄청 어색해지고 그랬어요.
그렇다.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다. 자신이 큐피트도 아닌데 왜 화살을 쏘려고 하는가? 그만 화살을 내려 놓기 바란다. 화살을 쏘는 순간 당신은 타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게 될 것이다.
이성이 사귀자는 제안을 거절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이성에게 사귀자고 제안할 수 있는 사이는 최대한 썸이라는 것을 타는 관계여야 한다. 그런 관계가 아닌데 무작정 고백하는 것은 상대에게 폭력이 될 수 있다. 특히 내가 상대보다 권력관계에서 우위에 있을 때는 사귀자고 제안할 때 더 주의해야 한다. 나의 권력으로 인해 상대가 거절할지 못할 수 있으니까.
이성에게 고백하고 거절 당했다면 가슴 한 켠에 묻어라
- 좋아하는 이성친구에게 사귀자고 고백했다가 거절당한 절친이 계속 그 이성이 좋다며 쫓아다닌다면 나는 친구로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그 친구와 손절합니다.
- 친구에게 정신 차리라고 세상에 다른 여자 많다고 말합니다.
- 친구에게 마음 접으라고 말합니다.
나는 여기에서 물었다.
-절친과 손절했을 때 어떤 문제점이 생기나요?
-절친이 계속 이성을 쫓아다녀서 이성이 불편합니다.
-절친이랑 놀지 못해서 재미가 없습니다.
-그렇죠. 여러분 주변에 좀 부족한 친구가 있다면 내가 선생님처럼 그 친구가 바른길로 가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친구입니다. 세상에 많은 이성이 있습니다. 다른 사랑이 여러분에게 찾아올 겁니다. 한 사람에게 절대 목메지 않아도 됩니다. 친구에게 너의 고백이 이성에게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려주면 좋겠네요.
개그콘서트에 말자할매 코너에서 칼단발을 한 20대로 보이는 여성이 말자할매에게 물었다.
- 첫사랑을 못 잊어가지고요. 그것을 가슴 한편에 묻고 잊어야 할지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다시 만나도 괜찮을지?
-그 첫사랑은 지금 어떻게 하고 있어? 혼자 있어? 연인이 생겼어?
-있는데 곧 헤어진다고 소문으로 들어가지고
-됐어. 정신 차려. 정신 차려 언니. 세상에 남자 진짜 많아!
라고 호돼게 호통을 쳤다. 그러자 20대 여성이
-근데 그 사람은 하나잖아요!
라고 외쳤다. 그러자 주변에서 '와'라고 환호성을 보냈다. 말자할매는?
-그것 알아 그 사람도 하나지만 너도 하나야. 정신 차려. 그 사람도 하니자만 너도 유일한 하나야. 너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나야지. 왜 멀쩡하게 생겨가지고 그 사람 헤어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거야. 누구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받아들여 정리해. 가슴 한편에 정리해. 묻어둬
여성은 눈에 눈물이 가득해지면서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고백하고 거절당했다면 가슴 한 켠에 묻고 정리해야 한다. 묻어둬야 한다. 그 사람 말고도 더 좋은 이성이쌔고도 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