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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들레는 민들레 Dec 08. 2024

보건교사 인력지원 시급하다

학교 공동체 모두을 위해 필요하다

-안녕하세요?

분위기가 냉랭했다. 교무도, 교감도, 교무실무사도 인사를 받지 않았다. 교감선생님께서 살며시 나를 교감실 밖으로 데리고 다.

-선생님, 어제 실무사님께서 선생님의 출장과 조퇴, 연가, 휴가를 나이스에서 쫙 뺐는데 선생님께서 학교를 많이 비웠더라고요. 어제 교감실에 얼마나 아픈 학생들이 많이 왔는지 모릅니다. 실무사님이 일을 할 수가 없었어요. 실무사님께서 교육청에 보건교사가 학교를 많이 비운다고 민원 넣는다는 것을 제가 막느니라 정말 힘들었어요. 다음부터는 가능한 학교를 비우지 마시고, 출장 갔다 오는 다음날에는 아침 일찍 교무실로 오셔서 살무사님께 감사하다고 인사하세요.

-뭐라고요?  교감선생님 제가 어제 연가를 간 것도 아니고 교육청 출장을 간 겁니다. 저만 보건실을 비운 것이 아니라 이 지역 모든 보건 선생님들이 간호사 보수교육 때문에 학교를 비운 거예요. 제가 오늘 아침 일찍 교감실에 오려고 했는데 보건실에 아픈 학생들이 많아서 지금 올라온 겁니다. 그리고 살무사님이 어떤 권한으로 제 복무를 확인한 겁니까? 제발 살무사님께 교육청에 민원 넣으라고 해주세요. 저도 정말 그걸 바라고 있는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실은 아침 일찍 교감실에 가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려던 참이었다. 1층 보건실에서 2층 교감실까지 가는데도 마음이 급해 뛰었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학생들이 보건실에 몰려드는 바람에 인사가 좀 늦어졌었다. 평상시 교무실무사에게 미안해 나름대로 선물을 하기도 했었다. 교감선생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는 보건실로 내려왔다. 그 사이 대기학생이 3명이나 있었다. 서러웠다.  '울지 마. 바보처럼.'이라고 외쳤는데 외치면 외칠수록 이상하게 눈물이 더 나왔다.

-선생님, 울지 마요.

-그래.

-선생님, 교장선생님한테 혼났어요?

-아니야.

-선생님, 그럼 왜 울어요?

-별일 아니야. 이리 와. 치료해 줄게.

울면서 학생을 치료했다. 학생이 나가고 또 울다가 아픈 학생이 오면 울음을 멈추고 학생을 치료했다. 때마침 걸려온 남편의 전화를 받고 더 서러워 서글피 울었다. 남편은

-무슨 일 있어? 왜 울어. 이 사람아! 얘기도 아니고 울지 마. 직장생활이라는 것이 다 그렇지? 화장실 가서 눈물 닦아. 진정해.


내가 보건실을 비우고 싶어서 비웠는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비운 건데 서운했다. 교감선생님이 우리 학교 보건교사 부재 시 보건업무 대행자였다. 실무사님께 고맙다는 말은 내가 아닌 자신이 했어야 했다. 그리고 살무사님이 무슨 권한으로 나의 복무를 나이스에서 확인했다는 말인가? 분명 수다쟁이 실무사와 교감선생님은 그날 교감실에 들린 많은 선생님들께 내 뒷담아를 수없이 깠을 것이다. 언제나 방관자였던 교무부장도 그 역할을 충실히 했을 것이 뻔하다.  안 봐도 비디오다.


정말 오래된 일인데 아직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우리 집 아이들이 자라는 내내  아이들 학교행사에 한 번도 참여하지 못했다. 아이들이 아파서 학교에 못가는 날도 나는 꾸역꾸역 출근했다. 학교를 비우게 되었을 때의 후안이 두려워서였다.




5년 차 보건선생님이 2시부터 5시까지 있었던 보건교사 아카데미에 참석하지 않았다. 배우는 걸 좋아하는데 안 와서  이상했다.  무슨 일로 참석하지 않았는지 걱정되어 전화를 했다.

-선생님, 왜 오늘 아카데미 안 오셨어요? 근골격계 질환 응급처치 방법에 대해 배웠는데 너무 좋았어요. 맨날 의사들이 하는 현장 적용 불가능한 그런 연수가 아니고 응급실에 오랫동안 근무했던 간호학과 교수가 하는 연수라 학교 현장에 적용할 것들이 참 많더라고요. 함께 했으면 좋았을 텐데 무슨 일 있어요?

-선생님, 저 이제 근무시간에 못 나가요.

-왜요?

-실은 이번에 학교에서 큰일이 있었거든요.  저번에 일이 있어서 2시에 조퇴를 했어요. 그런데 다음 날이 6학년 수학여행일 이었나 봐요.  6학년 부장이 3시에 보건실에 왔나 봐요. 그런데  보건실문이 잠겨 있어서  부장이 교감선생님께 가서  보건교사가 구급약품도 챙겨주지 않고 보건실을 비웠다고 교감선생님께 말했나 봐요. 제가 미리 챙겼어야 했는데 왜 잊어버렸는지 모르겠어요. 그 일로 교감선생님께서 저에게 엄청 화내셨어요. 조퇴하고 구급약품도 안 챙겼다고요. 그날 조퇴만 안 했다면 6학년 부장이 왔을 때 구급약품 챙겨줄 수 있었는데. 아~ 슬퍼요. 선생님.

-아이고, 속상했겠네요. 그래도 선생님 너무 학교 눈치 보지 말고 이런 연수는 나오세요.  6학년도 수학여행을 가려면 최소 이틀 전에는 구급약품을 주라고 해야 하지 않나요? 수학여행 전날 3시에 갑자기 급약품 주라고 하면 구급약품이 어디서 뚝 나온데요. 교감선생님도 6학년 부장한테도 뭐라고 하지 왜 선생님한테만 그러셨는지 모르겠네요.

-그러게요. 교감선생님이 완전 왕담임이에요. 왕담임이라 저 너무 힘들어요.

-선생님 다음부터는 학기 초에 학년에 구급약품을 구급가방에 넣어서 주세요. 저는 학기 초에 구급가방을 학년 안전담당에게 주고 보충할 일 있으면 보건실에서 보충하라고 해요. 매번 학년 체험학습들 챙기는 것 보통일 아니잖아요. 한 번에 많이 챙겨주면 학기 내 보충할 일도 없더라고요.

-네. 선생님. 저도 다음부터는 선생님처럼 학기 초에 학년에 배부해야겠네요. 제가 올해 학교를 옮기니까 예산이 많지 없더라고요. 그래서 구급약품들을 많이 구비도 못해놓은 상황이었어요.

-선생님 예산은 추경할 수 있잖아요. 다음부터는 행정실에서 추경요구서 쓰라고 할 때 쓰세요. 눈치 보지 마시고요. 우리가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는 예산이잖아요.

-네. 근데 앞으로 조퇴고 연수고 다 못 쓸 것 같아요. 교감선생님께서 정말 화 많이 내셨거든요. 무서워요.

-선생님만 잘못이 있는 건 아닌데. 저는 6학년 부장도 잘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해요. 선생님.

-다음에 봬요.

-네.

-힘내시고요.

-네

아마도 이선생님은 왕담임 교감선생님이 바뀌기 전까지는 연수에서 보기 힘들 것이다.  

연수 한 번 듣자고 교감선생님 생각에 반하는 행동을 할 멍청한 보건교사가 어디 있겠는가?



-나 짜증 나 죽겠어.

다른 학교에 있는 친구가 대뜸 전화하더니 던진 말이다.

-왜, 무슨 일 있어?

-야, 우리 애가 1주일 전부터 아팠어. 병원에서 입원치료하자고 하더라고. 그런데 학교를 비우면 안 되잖아. 특히 오전에는 보건실에 오는 학생이 많아서 나도 오전에는 근무하고 오후에는 조퇴내서 애 병원에 갔었거든. 근데 애 상태가 안 좋아져서 입원해야 해서 교감선생님께 사정을 이야기했어. 아이 입원기간 동안 연가나 돌봄 휴가를 사용한다고. 그랬더니 뭐라고 한 줄 아냐?

-뭐라고 했는데?

-오전에는 학교에 나오면 안 되겠냐고 그러더라. 내일 이야기하자고 하고 자기 일 해버리더라고. 무안해서 혼났어. 내일 우리 애 입원시켜야 하는데 낼 이야기 하자는 것이 자기는 승인 못하겠다는 거잖아. 정말 짜증 나 죽겠다.

-아이고, 속상하겠다. 땡땡아, 그냥 가족 돌봄 휴가 써. 너도 최대한 입원 안 시키려고 일주일이나 버텼잖아. 그리고 상태가 더 나빠져버렸다는데 네가 어떻게 하냐고? 학생들도 물론 중요하지. 그런데 너희 아이에게 엄마도 중요하잖아. 입원기간 내내는 휴가 쓰지 말고 입원하는 날 쓰고 나머지는 너희 엄마에게 부탁해 봐.

-요즘 우리 엄마도 나이가 먹어서 여기저기 아프거든. 교감선생님이 그렇게 말하니까 너무 속상하더라고. 일단 내일은 아침에 와서 말하라고 하니까 엄마한테 부탁해야지. 우리는 왜 학교에 한 명이여서 연가도 가족 돌봄 휴가도 맘대로 못쓰는 거야. 정말 짜증 나. 나 성과급도 이번에 최하 등급이고 수업공개 안 했다고 모든 교원 책 한 권씩 전학공 예산으로 사는데 나만 쏙 뺀 것 있지. 그것은 수업공개 안 했으니까 그런가 보다 하는데 이건 좀 그렇잖아.

-어쩌냐? 우리가 학교에서 그런 위치잖아.  다음부터는 보건교사 2인 배치교나 강사지원학교로 가버려.

-아무래도 나는 여기 학교에서 나가야 할까 봐. 교감선생님이 복무 이야기만 하면 인상 쓰고 한숨 쉬고 그래. 나보다 나이도 어린데. 이렇게 까지 비굴하게 살아야 하는 거냐?

-야, 너도 나처럼 돈 없잖아. 당장 월급 없으면 우리 굶어 죽어야. 애들은 어떻게 키울 거냐? 특히 너는 시집도 늦게 가서 애들도 어린데. 교원단체 가입했지? 거기다 문의하고 도움받아보면 어떨까?

-야, 그러다 찍 혀 부러 야. 퇴직하는 그날까지 평생 꼬리표로 따라댕겨. 그냥 조용히 있다가 조용히 이 학교  나가야지.

-그런 긴 그래.

-아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교감선생님께서 시키는 대로 해. 교감선생님게 잘못 보이면 학교 생활 고달퍼야. 아무쪼록 교장, 교감, 행정실장 한테는 잘 보여야 해. 특히 보건교사는 그런 것 같아

-그러제.



연수에 가서 후배를 만났다.

-오랜만에 보네요.

-네. 선생님. 요즘 교감선생님께서 엄청 눈치를 주셔서 학교 나오기 힘들어요. 이번에도 겨우겨우 나왔어요. 저번에 제가 개인사정으로 조퇴했는데 학생이 많이 다쳤나 봐요. 교감선생님께서 그러시더라고요. 정말 급한 일 아니면 보건실을 지켜달라고요. 그래서 복무를 내다가도 눈치 보여서 정말 꼭 필요한 건가 생각하게 돼요.

-으메. 속상하겠다. 우리가 다 그렇지. 운 좋아 관리자 잘 만나면 그래도 괜찮은데. 속상하겠네요.

-그래도 우리 교감선생님도 괜찮으세요. 좋게 좋게 말씀하시고 애들 키우느라 고생 많다고도 하세요. 이번에도 조심스럽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제가 없을 때 교무실에서 아픈 학생들 치료하거든요. 교감선생님께서 보건교사 부재중 업무 대행자인데 실무사 선생님께서 간단히 밴드 붙이고 그러거든요. 실무사샘이 부담스럽다고 교감선생님에게 말했나 봐요.

-그러지. 실무사 샘 입장에서 부담스럽지. 요즘은 보호자들이 워낙에 민원을 많이 넣어야지. 실무사샘도 자기 담당업무가 있잖아요. 실무사 샘에게 서운한 마음 갖지 마요. 저도 옛날에 실무사님 원망한 적 있는데 그럴 필요 없더라고요.

-그러죠. 근데 저는 교감선생님께도 조금 서운하고 무사님께도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어요.

-머리랑 마음이 따로잖아요. 이성적으로 이해가 돼도 감정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것이 인간이잖아요. 힘내요. 서운한 마음 그냥 날려버려요. 선생님을 위해서요.

-네

임용 초창기 학교를 비우지 못하게 하는 교감선생님이나 실무사님의 행태에 서운했었다. 그들이 밉기도 했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들도 그러고 싶어서 그러겠는가? 자기 업무도 많은데  민원의 소지가 많은 보건업무하려니 얼마나 부담스러웠겠는가.



-선생님, 오늘 보건수업 가려는데 아픈 학생들이 얼마나 몰려왔는지 몰라요. 수업하는 반에 전화하고 10분이나 늦게 들어갔다니까요.

-아이고. 고생이 많았네.

-선생님, 우리가 비교과잖아요. 학교에 상담선생님도, 영양선생님도 수업 안 하는데 저희는 왜 수업하는지 모르겠어요. 1학기에 5학년 17차시 하던 것 이번에 9차시만 하겠다고 했다가 '교사 아니냐고? 수업을 해야지 교사 지.'라고 학교에서 엄청 뭐라고 그래가지고 저 힘들었어요. 어차피 17차시 수업하게 될 것 괜히 말했다니까요.

-보건수업 가려고 하는데 아픈 학생들이 몰려들면 난감하죠. 침상에서 경과를 관찰해야 하는 학생이 있는데 수업을 들어가야만 하는 경우에 머리가 혼란스럽고요. 그리고 수업 들어가기 전에 아무래도 마음이 급하다 보니 학생들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하기도 하고 그래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죄스럽고요.

-선생님, 저번에 대전에서 학생 사망한 것 아시죠? 그때 보건교사가 수업 중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응. 나도 들었어요. 근데 그때 학생이 구급차 타고 병원 찾아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데 무려 한 시간 이상 걸렸다고 하더라고요. 그 학생이 대전이 아닌 세종까지 가서 치료받았다던데요.  보건교사가 보건실에 업무 대행 초등교사를 두고 수업 간 것이 그 학생을 죽음으로 몰아간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학생이 그렇게 사망했으니 그 선생님도 맘이 좀 그러겠지. 자신이 조금만 빨리 대처했어 더라면 하는 후회는 계속했을 거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 같기는 해요.  학생이 증상 호소 후  119에 신고하는 데까지도 무려 한 시간이나 소요되었다고 하니까. 보건교사가 수업 가서 학생이 사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요. 보건교사가 붙박이장처럼 보건실에 붙어 있을 수는 없잖아요. 우리도 두발 달린 짐승이고 개인사정이 있잖아요. 만약 그날 보건교사가 연가 가서 학생이 사망했다면 우리는 연가도 가지 말아야겠네요.

-그러니까요. 그래도 제가 학교에 있는데 그런 일이 생길까 봐 보건수업 갈 때마다 조마조마해요.

-담임선생님께서 보건실 업무 대행 해주시잖아요. 급하면 담임선생님들이 수업하는 교실로 전화도 주시잖아요. 선생님 학교보건법을 보면 보건교사 배치목적이 있어요. 보건교육과 학생의 건강관리를 위해 보건교사를 두는 것입니다. 교육부가 하도 비교과 비교과 하니까 수업을 우리가 부수적으로 해야 하는 것으로 착각하는데요. 보건교사 배치 목적에는 분명 보건교육이 있어요. 학교는 어차피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곳이에요. 수업하는데 학생이 응급하면 담임교사가 우리를 부를 거예요. 그럼  수업 중단하고 응급학생 돌보면 되죠. 저번에 저희는 6학년 수업이 잡혀있는데 쉬는 시간에 학생이 많이 다쳐서  119를 불렀어요. 제가 구급차에 동승하고 수업은 오후시간으로 미뤘습니다. 이렇게 융통성 있게 하면 될 것 같아요. 경과관찰 할 학생이 있으면 담임교사에게 말해서 양해를 구하고 학생을 돌보고요. 학생이 응급상황이라는데 보건수업 들어오라고 말하는 담임교사가 어디 있겠어요. 지금까지 그런 상황에서 보건수업 들어오라고 했던 담임교사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선생님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건강을 증진하는 데는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잖아요. 효과적이기도 하고요. 학생들이 얼마나 보건수업 좋아해요. 담임교사가 보건수업을 해도 되지만 담임선생님들은 보건영역까지 연구하기에는 해야 할 업무가 너무 많잖아요. 보건수업 준비하면서 공부도 하고 학생들과 수업으로 소통하다 보면 학생들을 이해하기도 쉽잖아요.  보건실에 오지 않는 학생들의 건강도 살필 수 있고요. 학생들도 수업 후에는 친근하게 느껴서인지 보건실로 와서 상담도 많이 하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보건교육은 지속되어야 해요.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이 보건교사가 보건수업을 때  보건교사 업무대행을 담임교사가 아닌 보건실 지원강사가 할 수 있게 하거나 보건교사를 2인 배치해 주면 되는데요. 교육부가 디지털 교과서 만드느라 딴생각을 못해요. 바보 멍청이들.

-그러게요. 근무환경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우리 보고 어떻게 하라고 그런지 몰라요.

같이 웃었다.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이 보건교사가 부재했을 때의 대책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서 그로 인한 피해를 보건교사들이 입고 있다. 아무리 말해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말 뻔뻔스러운 그들이다.


저학년 학생이 당뇨였다. 학생의 가정환경이 취약했다. 학생은 학교에서 고혈당과 저혈당이 반복되었다. 온몸이 축 쳐졌고 응급처치를 해도 소용이 없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게 한 달을 근무했더니 너무 힘들었다. 그 학생을 지도하고 관리하느라 도통 다른 업무를 할 수 없었다. 교장 선생님을 찾아가 보조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예산이 없다고 거절했다. 교육청에 전화하여 인력지원을 요청했다. 교육청도 예산이 없어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렇게 반 학기가 지났다. 다음 학기가 다가오는 것이 두려웠다. 새 학년도가 시작되기 전 2월에 교육청에서 당뇨환아가 있는 학교에 보조인력을 지원해 주겠다는 공문을 왔다. 방학 중에 보조강사 채용업무를  일주일정도 했는데 너무 행복했다.  보조인력인 간호사가 주당 12시간 보건실을 지원했다. 당뇨환아를 지도하고 보건업무를 하는데 훨씬 수월해졌었다. 당뇨환아를 관리했을 때 보조인력이 없었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끔찍하다.


보건교사 2인 배치나 보건교사에게 보조인력을 지원하는 것은 보건교사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학생들을 위하는 것이고 보건교사에게 악역을 할 수밖에 없는 관리자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학교 공동체 모두를 위한 일이다. 이번에 국정감사에서 보건교사 한 노조의 선생님이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보건교사가 보건실을 지킬 수 있게 보건수업 강사를 학교에 지원해주라고 한 것이 맘을 불편하게 한다. 보건수업을 할 수 있는 강사가 아니라 보건교사 부재 시 보건실에서 보건교사의 업무를 대행해 주는 의료인력지원이 필요한데 수업만 지원하는 강사라니. 수업만이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다. 수업만이 보건교사를 곤란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수업만이 관리자를 매정한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학교 구성원 모두의 행복을 위해 보건교사 2인 배치나 보조인력 지원이 정말 시급하다.





학교보건법 제15조(학교에 두는 의료인ㆍ약사 및 보건교사) ① 학교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의료법」 제2조제1항에 따른 의료인과 「약사법」 제2조제2호에 따른 약사를 둘 수 있다. <개정 2012. 1. 26.>

② 학교(「고등교육법」 제2조 각 호에 따른 학교는 제외한다. 이하 이 조 및 제15조의2에서 같다)에 제9조의2에 따른 보건교육과 학생들의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보건교사를 두어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하의 학교에는 순회 보건교사를 둘 수 있다. <개정 2021. 6. 8.>

③ 제2항에 따라 보건교사를 두는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학교에는 2명 이상의 보건교사를 두어야 한다. <신설 2021. 6. 8.>


https://www.edpl.co.kr/news/articleView.html?idxno=9888



https://news.ebs.co.kr/ebsnews/allView/60508174/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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