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이유
'짝퉁 또 짝퉁', '쇼핑거리 없는 도시'의 연장선. 그 방점을 찍어버린 베트남 여행지 나트랑 담시장. 개인적으로 그랩 택시를 불러서 갔던 것은 아니고, 반일 시내투어를 통해 방문하게 됐다. 본래 오전에 가는 걸로 계획되어 있었는데, 당일 스케줄이 바뀌어 점심 식사를 마치고 가게 됐다.
워낙 동남아 여행을 가면 현지 시장에서 로컬스러움을 경험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어떤 보석 같은 재미가 있길래 모든 시내투어 명소 중에서 가장 긴 시간(1 Hour)을 배정했을까에 대한 기대가 섞여있었다.
그런데, 1시간 동안이나
돌아다닐만한 가치가 있을까?
다음 에피소드의 주제인 성의 없었던 현지 가이드는 시장에 대한 별다른 설명도 없었다. 일단 돌아다니다가 1시간 뒤까지 버스로 돌아오라는 말만 남긴 채.
그런데, '1시간이나 내 시간을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을까'란 질문에는 단언컨대 'No'라고 답하고 싶다.
챗 GPT에 나트랑 여행지 담시장에 대해 물어봤다. 그에 대한 답변은 아래와 같다.
나트랑 담시장은 베트남 나트랑에 위치한 유명한 재래시장입니다. 이 시장은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나트랑의 전통적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로 신선한 해산물, 지역 특산물, 과일, 향신료, 수공예품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출처 : 챗 GPT)
1) 나트랑의 전통적인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나? No
2) 신선한 해산물, 특산물, 과일, 향신료가 있었나? No
3) 그렇다면 수공예품은? △ (라탄 제품이 수공예품이 맞는지 판단 불가)
아울러 챗 GPT는 여행의 기쁨을 풍성하게 도와줄 명소라는 말을 덧붙였는데, 이걸 보고 챗 GPT에 대한 신뢰도가 확 떨어졌다. 매력도 0점이었던 전통시장, 담시장.
KBS 걸어서 세계 속으로, EBS 세계테마기행 등 여행 프로그램에도 심심치 않게 베트남이 종종 소개됐다. 이를 보면서 베트남 전통시장을 돌아다니며 현지스러운 시장 먹거리와 간식, 쇼핑거리가 가득한 전통시장을 기대했다.
그런데, 내 눈에 비친 담시장은 오로지 'Only for 관광객'을 위한 짝퉁, 건과일, 건어물, 라탄 제품 등 시내에서 판매하는 것과 별다른 게 없었다. 그리고 시장에 쌀국수 하나를 판매하는 노점 식당이 없을 것이다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짝퉁 시세는 시내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Quality는 모르겠다.
냐짱 최대 규모 전통시장이라고 하던데, 이게 무슨 전통시장일까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시장이기에 짝퉁 물품의 경우 시내보다 확실히 저렴한 편인데, 옷을 살짝 만져보니 Quality는 살짝 보장하기 어렵겠단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야시장도 그렇고 시내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짝퉁의 연속인 것이 마치 2000년대 초중반 중국 패키지여행이 연상됐다. 2000년대 중반 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으로 중국 '상해/황산 패키지여행'을 다녀왔는데, 어쩜 짝퉁 가게를 많이 들렀던지 아직도 수학여행 가서 뭘 하고 왔는지 기억이 안 난다.
그만큼 리조트 휴양을 제외하고 내게 있어 전혀 매력적이지 않았던 경험이 바로 베트남 나트랑 여행이었다.
담시장 실내 건물 2층은 전체적으로 거의 다 짝퉁 의류/신발을 판매하고 있었다. 어차피 살 것도 아니라서 금방 다시 1층으로 내려왔으나, 역시 실망감은 가득이었다.
건어물/건과일 주변에는
파리가 윙~윙~
실내 건물 1층에는 이곳의 특산품이라고 할 수 있는 건어물과 건과일이 주로 판매되고 있었다. 그 외에는 소규모 기념품과 라탄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위생'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더 비위생적이었던 곳. 특히 건어물 주변으로는 특유의 비린내와 더불어 파리 등 벌레가 상당했었는데, 도저히 가까이 가서 구경하기 어려울 정도로 위생적이지 못한 섹션이었다.
한국으로 가져갈 식품(건어물/건과일 등)을 구매할 생각이라면 그냥 냐짱 시내 대형마트 깨끗한 공간에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맛은 있을지 몰라도 도저히 눈길과 손길이 안 갔던 장소였다.
그렇게 시장 한 바퀴를 돌아보니 30분도 채 안 걸렸다. 시내투어 버스로 돌아가서 뭐 하냐 싶어 다시 한번 아내와 나트랑 담시장 한 바퀴를 더 돌았다. 문제는 한 바퀴를 더 돌아도 도저히 뭔가 추가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게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나마 버스 근처에서 판매하고 있던 망고 스무디 하나를 먹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 그래도 과일은 맛있다면서 속으로 위로하면서 말이다.
제한된 시간 속에서 이 도시를 즐기고 싶어 최대한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고 싶었던 시간. 그렇지만, 아무리 가성비가 좋아도 리조트 시설을 제외하고는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2000년대 초중반 중국 패키지여행 퀄리티와 비슷했던 도시 수준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