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빌리시(Tbilisi), 성 삼위일체 대성당
트빌리시 성 삼위일체 대성당
(თბილისის სამების საკათედრო ტაძარი)
본격적인 나홀로 해외여행, 코카서스 3국 조지아 여행이 시작됐습니다. 시발점은 수도 트빌리시(Tbilisi)이고, 가장 먼저 일어나자마자 찾아간 곳은 랜드마크 '트빌리시 성 삼위일체 대성당'이었습니다. 트빌리시 시내 어디에서도 가장 잘 보이는 우뚝 솟은 조지아 정교회의 상징인데요.
가장 먼저 찾아간 이유는 조지아의 랜드마크란 건축물이란 점도 있었지만, 조지아 문화를 관통하는 정교회가 현지인들에게 어떤 의미일 지에 대한 궁금증도 상당히 컸기 때문입니다.
트빌리시 시내에서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는 곳에 있기 때문에 한여름에는 웬만하면 볼트(Bolt) 택시를 탑승하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내 어디에서든 보이려면 도대체 얼마가 성당이 거대해야 하는 것일까요? 진짜로 카메라 한 프레임에 저 멀러서도 잘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크기의 대성당이었습니다.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만큼이나 큰 건축물이었습니다.
성당 건물을 한 바퀴 둘러보고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때마침 사제가 참석하는 오전 기도가 있었는데요. 반바지로는 입장이 불가능해서 입구 앞에 준비된 Paper Skirt를 걸치고 들어갔습니다.
이전에 '알쓸신잡, 조지아'란 소제목 속에서 조지아인에게 종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아봤었는데요. 오전 기도 시간에 맞춰 방문한 현지인의 기도 모습을 보니 그들에게 종교는 '삶 그 자체다'란 의미로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외모는 은퇴한 러시아 격투기 선수 '효도르'를 닮은 울그락 불그락한 죄수복 같은 상의를 입고 교회 내부로 들어온 조지아 중년 남성이 십자가 앞에 선 순간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무척 감명 깊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첫 조지아 여행지에서부터 이런 모습을 봐서 그런지 여행 기간 내낸 수많은 조지아 정교회 성당을 들어갈 때마다 관광지가 아닌 신성한 곳으로 다가와 조금은 더 경건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여행의 목적이 단순 트레킹 혹은 관광지 도장 찍기가 아니라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폭넓은 견문을 넓히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수도 트빌리시에서 성 삼위일체 대성당을 가장 먼저 방문해 보는 걸 추천합니다.
Excuse me,
Would you take a photo?
그런데, 이렇게 멋진 랜드마크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려고 하니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영혼의 파트너인 아내 없이 결혼하고 처음 떠난 혼자 해외여행이었기에 사진을 촬영해 줄 사람이 없었던 것이었죠.
물론 태어나서 처음으로 150㎝나 되는 롱다리 셀카봉을 구매해서 조지아로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리모컨과 핸드폰을 블루투스 연결을 하고, 촬영하려는데 강풍이 불어 도대체 셀카봉이 버티지를 못하더라고요.
그렇다고 인증샷을 남기지 않고 그냥 가려하니 뭔가 찝찝했습니다. 예전에 혼자 해외여행을 할 때는 셀카를 남기는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요.
그런데, 이제는 나이가 조금 들었는지 마음에 드는 장소에서 찍힌 제 얼굴을 보면 그날의 분위기가 조금 더 생생하게 떠오르더라고요. 이제야 왜 사람들이 Selfie에 그렇게 열광하는지 알겠습니다.
그래서 찍고 싶었던 구도에 때마침 지나가는 조지아 현지인이 있어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셀카를 부탁하게 됐고요. 처음이 어려워서 그랬지 역시 한 번 이렇게 부탁하기 시작하니 어떤 여행지를 가든 조금은 뻔뻔한 나홀로 여행객이 됐습니다.
솔직히 지금까지 27개국 여행을 하면서 이렇게 제가 나온 사진을 많이 남겼던 적이 처음이었습니다. 아, 물론 셀카봉도 엄청 잘 활용했고요. 여행 막판에는 셀카 고수가 아닌가 싶을 정도가 됐죠.
트빌리시 성 삼위일체 대성당을 방문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그것은 '수려한 도시 전망' 때문입니다. 나리칼라 요새, 조지아의 어머니상을 제외하고는 수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고 주변에는 높은 빌딩도 없어 트빌리시 시내 전역을 막히는 전망 없이 온전히 다 감상할 수 있죠.
특히 야경이 유명하다고 하는데요. 그렇지만, 저는 일정상 리케 공원에서 트빌리시 야경을 즐겼기에 아쉽지만, 숙소 테라스에서 노란 조명으로 물든 대성당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오전 9시 무렵 출발할 때는 덥긴 더웠어도 약간 선선했는데요. 해가 중천으로 점점 향하자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7월 말 여행 기간 동안 낮 최고 기온 37도까지 올라갔던 조지아 트빌리시, 다음으로 향할 그 뜨거운 현장은 어디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