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Prologue) #2
장모님이 합류하는 파리 & 남프랑스 여행이 결정되고 나서 우리 부부는 인천-파리 行 직항편을 끊었기에 이제 장모님 비행편을 티켓팅하는 단계가 남았다. 나는 당시 아시아나 다이아몬드 등급 회원이라서 동반 1인까지 라운지 이용 등 혜택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만약 인천에서 같이 출발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란 고민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는 기우였다. 장모님은 국내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출발하여 파리 도착하는 항공편을 예약했기 때문이다. 응? 한국이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라고...?? 그렇다, 우리는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다른 국제 Family란 사실!
노마드(Nomad)
우선 내 이야기를 먼저 꺼내보고자 한다. 현재 주재원도 아니고 해외생활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나름대로 해외여행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생활을 특히 척박한 아시아 지역에서 꽤 오랜 시간 해봤던 경험이 있다. 한 국가만 진득하게 있던 것은 아니라서 이런 나를 유목민이란 의미의 Nomad란 영어 단어로 정의 내려 봤다.
먼저 약 1년 정도 나는 중앙아시아의 미지의 땅, 카자흐스탄(Kazakhstan) 살았었다. 거기서 나는 KIMEP 대학교에서 교환학생 6개월 + 현지 진출 공기업 글로벌인턴쉽 6개월 활동을 했다. 러시아어권 국가지만, 내가 갔던 대학교 총장이 한국인이었고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한다는 점이 끌렸었다. 또한,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 알마티 사무소에서도 인턴쉽을 했는데, 주로 CIS 지역 경제 분석을 하고 현지 교민 신문에 칼럼 형식으로 자료를 배포했다.
장학금을 받고 갔지만, 당시 카자흐스탄을 경기 호황으로 인하여 현지 화폐 가치가 높아 생활비 등 체류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교환학생 시절에는 기숙사에 살았지만, 인턴쉽 기간 동안에는 현지에서 자취방을 구해 월세를 지불하며 생활하게 됐다.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현지 한인들에게 과외도 주 5회 하면서 생활했다.
또한, 사회생활을 시작한 다음에는 서울에서 쭉 살다가 부산으로 내려와 '인도(India)'사업장 담당이 되어 약 90일/년 정도 인도 첸나이 지역에 출장을 다니게 됐다. 인도는 다시 생각해 봐도 생활환경이 최악이었는데, 아무튼 인도와 카자흐스탄이라니 정말 지금 되돌아봐도 아시아 지역에서 척박한 나라만 골라서 해외생활을 했던 것 같다.
오, 진짜요?
나도 쿠웨이트에서 살았는데
부산에 내려와서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됐는데, 본격적으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 있어 말이 통하게 됐던 계기가 바로 해외생활 경험이었다. 아내는 쿠웨이트(Kuwait)에서 국제학교를 다니면서 생활했던 경험이 있었던 것! 그 말인즉슨 장인어른께서 쿠웨이트에서 해외 주재원 생활을 하고 계셨던 것이다. 카자흐스탄과 인도, 참 힘든 경험이었지만 따지고 보면 우리 인연의 매개체가 됐다.
아내는 1년 정도 쿠웨이트 생활을 제외하고는 쭉 한국에 있었지만, 장모님께서는 한국과 쿠웨이트를 계속 왔다 갔다 하시다가 지금은 장인어른께서 사우디아라비아 쪽으로 발령이 나서 한국과 사우디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 별개로 장인어른-장모님도 예전에 인도 첸나이에 방문했던 적이 있다고 하시는데, 인도니까 더 이상의 긴 설명을 생략하겠다. 한마디로 '인도는 다신 안 간다'로 정의되기 때문.
우리의 신혼여행지는
두바이(Dubai) & 아부다비(Abudhabi)
보통 신혼여행으로 하와이나 유럽을 많이 가지만, 하와이는 너무 휴양지라 재미없을 것 같고 유럽은 둘 다 가봐서 독특하게 두바이와 아부다비로 신혼여행지를 택했다. 이런 것만 봐도 우리는 마냥 평범하지 않은데, 덕분에 아내가 살았었고 현재 장인어른이 계시는 '중동'이란 문화권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갖게 됐고 이해를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그런데, 어쨌든 장모님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파리로 바로 입국하시기에 인천공항에서 탑승할 때 라운지 이용 등에 대한 고민은 해결됐다. 그렇지만, 이에 파생되는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겼다.
파리(Paris)에서 합류 방법
니스에서 파리까지 프랑스 국내선 일정 Set-up 및 티켓팅
보통은 같이 가기에 한 번에 티켓팅을 하면 되는데, 이것 또한 고민거리였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장모님께서 워낙 해외 경험이 많다는 점이었다. 그래도 같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기에 어떻게 하면 이동 동선을 편리하게 할지는 또 다른 고민이었다.
그런데, 무사히 아내와 장모님과 프랑스 여행이 끝났으니 위에서 언급한 고민거리는 잘 해결됐다. 파리에서의 합류는 여러 업체가 있지만, 엄선한 결과 선택한 한인택시로 해결했고, 사우디아라비아 출국 전 니스에서 파리 국내선은 바로 국제선과 연결된 샤를드골공항으로 가는 에어프랑스 첫 비행기로 해결했다.
이외에도 파리, 엑상프로방스, 니스 시내 이동은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고 도보 + 택시로 이동하였으며, 도시 간 이동은 TGV 1등석을 타고 이동했다. 뒤돌아보니 나름대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고민한 끝에 계획대로 잘 여행 일정이 진행된 것 같아서 뿌듯하다.
이번 프랑스 여행이 특별했던 것은 장모님과 함께해서이고, 이전에는 오롯이 '내 생각' 위주의 동선과 여행 코스를 계획했다면, 이번에는 내가 아닌 '3자' 입장에서 마치 여행 플래너처럼 계획하고 진행했다. 물론 나는 파워 'J' 계획형 인간이라서 온갖 경우의 수를 생각하여 구글맵에 어찌나 많은 '별표'를 마킹했는지 모른다. 아, 그렇다고 계획이 깨진다고 멘붕이 오지는 않는다. 계획은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 취향과 다르게 어떤 방식으로 전지적 장모님 시점 프랑스 여행 코스를 계획했을까? 이에 대한 힌트는 아래 파리 BNF 리슐리외 도서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