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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그니pogni Sep 09. 2024

프랑스 니스 여행지에서 만난 인생 맛집 Akoya

니스 1일 차, 별서방 나도 프랑스 같이 갈까?



Goodbye Aix-en Provence, France



3시간, 엑상프로방스에서 프랑스 니스까지 TGV를 타면 소요되는 시간이다. 소도시라서 그런지 Welcome Pick-up 어플에서 예약한 호텔에서 엑상프로방스 TGV역까지 운행하는 택시 기사는 어제와 동일하다. 왠지 모를 반가움, 이것 또한 인연이다.


아내와 둘이 갔으면 2등석을 탔을 테지만, 장모님을 모시고 떠나는 여정이기에 파리에서 엑상프로방스로 이동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TGV 1등석을 예약했다.


아!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프랑스 고속열차는 2층 열차인데, 2층에도 1등석이 있었던 것...! 하필 예약한 좌석이 2층이었다. 그래서 캐리어를 2층으로 올리고 니스역에 도착했을 때 내린다고 고생을 좀 했다.


기차는 마르세유를 지나 남프랑스 지역 해안선을 따라 이동했는데, 영화제로 유명한 깐느(Cannes) 인근으로 다가오니 꿈꾸던 남프랑스 지중해 바다와 해안 절벽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끝없이 이어졌다. 그렇게 우리는 니스에 도착할 때까지 창 밖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Welcome to Nice, France



마침내 시작된 니스 여행. 기차를 최초로 이용했던 파리리옹역은 그래도 정돈된 느낌이었는데, 의외로 니스중앙역은 도떼기시장처럼 전혀 탑승객 통제가 안 됐다. 무리하게 캐리어를 옮기던 아시안 관광객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다가 떨어지는 짐에 밀려 뒤로 넘어져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하기도 했다.


아찔한 순간을 뒤로하고 역사 바깥으로 나오니, 대표 휴양 도시다운 프랑스 니스의 도시 풍경이 펼쳐진다. 숙소는 중앙역에서 500m 거리. 그런데, 역에 후문이 없어 도대체 어떻게 뒤로 가야 하는 것일까? 다행히 금세 역사 뒤쪽과 연결된 지하차도를 발견했다.


그리고 도착한 3성급 숙소, 호텔 파리지엥(Hotel Parisien). 호텔이라기보다 주택을 개조하여 호텔로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시설은 조금 노후화 됐을지라도 객실 테라스 감성은 정말 최고였다!


그렇지만, 역시 얼리 체크인은 불가하여 짐을 맡겨 놓고 조금은 늦은 점심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숙소 주변을 돌아다녔다.





프랑스 여행을 하기 전, 별서방은 장모님을 모시고 가기에 구글맵에 각 도시 별로 한식, 중식, 일식, 태국식, 현지식 등 웬만한 평점 높은 레스토랑에 하나씩 리뷰까지 확인해 가며 별(☆) 표 저장을 해뒀다.


처음 니스 여행에서 가려고 했던 식당을 예정대로 찾아갔다. 하지만, 구글맵에는 영업 중이라고 표기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문을 닫은 상황이었다. 체크인 시간도 애매하게 남아 어디 멀리 가기도 어렵고, 썩 내키는 메뉴는 아니었지만, 자그마한 니스 현지 일식당 Akoya에 들어갔다.


그런데, 완전 반전이었다. 야외석은 오후 1시 30분이었지만 만석이었고, 실내도 한 자리밖에 안 남아 있었다. 게다가 식사 중인 손님들을 살펴보니 관광객은 우리뿐이었다. 왠지 제대로 현지 맛집을 발견한 것 같다!





별서방, 프랑스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인데?



식당은 현지 일본인 자매가 운영하고 있었다. 진짜 제대로 된 가정식 일식당인 것 같았고, 주 메뉴는 일본식 덮밥류(미트볼/연어 & 아보카도)와 치킨가라아게였다. 손님들이 죄다 치킨가라아게를 먹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치킨은 재료 소진.


남은 메뉴는 연어와 미트볼 덮밥인데, 우리 모두 썩 덮밥류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배도 엄청 고픈 것도 아니라서 3인임에도 불구하고 미트볼덮밥과 연어 & 아보카도덮밥을 각 1개씩만 시켰다. 여기에 일본 병맥주까지.




그런데,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분명히 평범한 미트볼과 연어 같은데, 소스에 무슨 마법을 부렸는지 너무 맛있었던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인생 음식에 가까웠던 점심 식사. 다시 살펴보니 구글 평점은 4.8점, 평점이 높은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또한, 영어를 잘 못하고 프랑스어만 할 줄 아는 일본인 자매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점심시간 피크타임이 지나가고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말은 안 통했지만 나름대로 서로 의사소통을 했는데, 프랑스 니스란 먼 타지에서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여기는 니스에 가면 꼭 가보기를 추천하는 진짜 로컬 맛집임을 다시 한번 이야기하고 싶다.





사장님, 우리 또 왔어요!



그런데, 이게 마지막이 아니었다. 나중에 소개할 프랑스 니스 근교 여행지 에즈빌리지(Eza Village) 방문 이후 잡히지 않는 택시 때문에 다른 근교 마을에 방문하려던 일정이 변경되어 다시 니스에 돌아온 것이다. 딱 점심시간 즈음이었는데, 우리는 다시 Akoya에 방문했다.


서로 이견이 없을 정도로 일심동체로 이 식당을 재방문했다. 해외여행 가서 이렇게 재방문한 식당이 없었는데, 정말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다시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해 준 식당 주인. 아, 이번엔 자매가 아니라 모녀가 있었다. 어쨌든 괜스레 서로 환하게 인사를 나눴다.


이번에는 지난번에 못 먹었던 치킨가라아게까지 추가하여 야외석에서 맛있는 한 끼를 해결했다. 하루 만에 다시 먹었지만, 역시 너무나 맛있었던 곳. 꼭 니스를 방문하는 다른 한국인들에게 추천해 주겠다 이야기하며 식당을 나왔다.


오랜만에 행복함이 가득한 식사를 했다. 다시 또 니스에 갈 일이 있을까? 만약에 그럴 일이 생긴다면, 또 가고 싶은 식당 Akoy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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