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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그니pogni Sep 23. 2024

테라스 감성 가득했던 프랑스 니스 숙소 호텔 파리지앵

니스 1일 차, 별서방 나도 프랑스 같이 갈까?

황금색과 민트색으로 니스 특유의 감성이 돋보였던 '호텔 파리지앵'
계단을 타고 객실까지 올라가야 한다.



엘리베이터가 없었던 3성급 니스 숙소
호텔 파리지앵 (Hotel Parisien)


체크인 시간 전에 점심으로 예기치 못한 인생 일식 덮밥을 먹고나서 체크인 시작 시간인 15시에 맞춰 숙소로 돌아왔다. 바로 니스 해변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일단 3박이나 머무를 숙소 컨디션 확인과 동시에 짐을 먼저 푸는 것이 중요했다.


파리와 엑상프로방스에서는 4성급 숙소에서 머물렀다. 똑같은 4성급이지만, 새삼 대도시와 지방 소도시의 부동산 가격을 체감했던 경험. 프랑스 니스 여행에서 3성급 숙소를 예약한 이유는 가격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8월 여름휴가 기간은 프랑스인들도 마찬가지로 바캉스 기간이기에 4성급 호텔 가격이 1박당 40만 원에 가까울 만큼 숙박 가격이 비싼 니스였다. 저렴한 숙소를 미리 예약했었는데, 청결도 문제로 Out. 일단 외관은 현지 주택을 호텔로 개조해 투숙객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3층 밖에 안 되는 자그마한 프로방스 감성 남치는 니스 숙소 호텔 파리지앵. 체크인 카운터로 가니 나이가 지긋한 노신사가 우리를 맞이했다. 왠지 오래된 숙소지만, 노신사의 포근한 미소 때문인지 기분이 좋다.


그렇지만, 저층 숙소라서 엘리베이터 없는 게 함정. 꽤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2층까지 올라갔다. 물론 그 흔한 카드키조차 없는 게 흥미로웠다. 심지어 밤 10시가 넘어가면 호텔 문을 외부에서 잠근다고. 혹시 모를 키 분실 위험에 외출 시에는 프론트에 키를 맡기고 나가야 했다.



테라스 객실 룸 컨디션 (이곳에선 테라스 객실이 스위트룸)
극한의 공간 효율을 자랑하는 욕실



나랑 아내 그리고 장모님이 머무는 방 모두 테라스 객실로 예약하고 싶었지만, 2개 밖에 없는 테라스 객실이 1개 밖에 안 남아서 테라스 객실 1 + 일반 객실 1로 예약했다. 프랑스 니스에서 3성급 숙소는 대부분 이정도 룸 컨디션이라고 보면 된다.


파리 4성급 호텔과 비슷하거나 약간 큰 객실 사이즈와 공간 활용을 극대화시킨 욕실. 처음에 파리에서도 작은 욕실이 적응되지 않았는데,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프랑스 여행 막바지에 접어드니 이제 이정도 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별 불편함 없이 지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다른 숙박 플랫폼 리뷰처럼 '청결'한 룸 컨디션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기존에 예약했던 숙소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는 리뷰를 보고 바로 바꾸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장모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파리 숙소는 어두침침한 분위기였는데, 오히려 성급은 떨어지지만 프랑스 니스 호텔 파리지앵은 밝은 분위기라서 좋다고. 아내와 둘이서 사용하기엔 다소 좁았지만, 혼자 사용하기엔 그래도 넉넉한 방이었다.



투숙 기간 내내 엄청 활용을 많이했던 테라스
프랑스 여행에서 테라스에서 커피 한잔 마시는 걸로도 힐링이 된다.



별서방, 커피 한잔하고 여행 시작할까?



금강산도 식후경, 니스 해변 구경은 객실 테라스에서 커피 한잔하고 시작해본다. 장모님의 에너지원은 커피, 그 중에서도 맥심 믹스커피였다. 역시 여행할 때나 일할 때나 당이 떨어지면 안 된다. 하지만, 별서방은 설탕 단맛이 싫어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셔본다.


나는 테라스 아파트에 살고 있다. 식물을 심는 화단과 수전이 갖춰져 있으며, 인조잔디가 깔린 약 5평 정도 되는 큰 테라스가 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우리집 테라스에서는 이런 감성이 안 느껴질까? 심지어 야외 테이블과 소파 등을 갖다 놓기도 했는데, 빨래 건조나 우리집 강아지 배변 장소로 활용하는 게 대부분이다.


가만히 앉아 은은하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커피 한잔을 마시니 이보다 소소하고 행복하지 않을 수가 없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잠시 관광은 뒤로하고 서로간의 이야기를 나누며 또 한 번 우리는 가까워졌다. 장모와 사위 관계에 있어 이렇게 대화가 많은 집이 또 어딨을까 싶었던 프랑스 여행.



밤의 호텔 파리지앵 테라스 풍경, 번화가 대비 조용해서 좋다.



나는 밤에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밤에 아내와 술 한잔 하면서 대화를 나누다보면 하루가 마무리되는 기분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니스 여행 기간 내내 아내와 테라스에 앉아 가볍게 술을 한잔씩 마셨는데, 이 또한 기억에 남는 행복한 순간이었다.


열심히 하루종일 돌아다니다가 해가 지기 전에 마트에 가서 오늘은 어떤 술에 어떤 안주를 먹을까 고민하는 게 좋았다. 한국에서 가져온 컵라면도 이국 땅에서 뭔가 2% 부족했던 포만감을 채워주기엔 안성맞춤이었다.


밤이 되면 또 좋았던 게 파랗게 빛나고 있는 호텔 파리지앵의 네온사인이었다. 그렇게 지나가는 차량과 사람들을 보며 잠을 이루지 않고 싶은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던 그 때의 별서방.


엘리베이터가 없어도 괜찮다. 이런 테라스가 있다면 말이다. 남프랑스 지역으로 떠나는 분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무조건 테라스가 있는 객실을 예약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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