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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INA Sep 21. 2020

16킬로 달리고 시작하는 아침

첫 인생 마라톤 : 2020 뉴욕 시티 버츄어 마라톤 - 두번째 페이지

첫 인생 마라톤 : 뉴욕 시티 Virtual 마라톤 - 첫번째 페이지 

어젯밤 10:30 PM 정도 잠이 들었다. 선글라스, 패니 팩 (Fanny Pack), 내일 아침 일어날 옷을 준비해 둔다. 사이렌 소리가 울리면 달려 나갈 응급실 의사 선생님처럼 말이다. 손에서 놓기 힘든 아이폰 (iphone), 무선 이어폰 (Airpod), 달리기 페이스를 맞춰줄 (Apple watch) 차례로 줄을 세워 충전을 시키고, 나도 충전을 시키려고 침대 위에 누었다. 감사합니다. 내일 아침에 시작은 이렇게 오늘 저녁에 시작된다.


저녁을 잘 마무리하고 내일 아침을 준비해 놓고 자야 아침에 일어나서 허둥 되지 않는다. 아침의 5분 10분의 무게는 저녁에 5분 10분 무게와 다르기 때문이다. 모든 일이 그렇다. 준비과정은 자연스레 잊힐 때가 있다. 그런데 달리기를 하면서 준비과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달리기를 하면서 느끼고 배우는 게 추가되는 것 같다. 모든 일을 할 때 지반이 되는 준비과정이 제일 중요하다. 시간이 들어도 꼭 해야 하는 일이다.


주말이라서 알람을 6AM으로 맞추고 잠이 들었다. 주 중에 모자란듯했던 잠을 보충해 보기 위해서 그리고 좀 길 달리기를 해야 하니까 몸에 충분한 휴식을 주고 싶었다. 침대에 누워서 오늘 하루 동안 감사했던 것을 읊조리다. 저녁으로 든든하게 먹은 스파게티에 감사.... 하며 스르륵 잠이 들었다.


저녁은 고기, 버섯, 양파가 듬뿍 들어간 토마토 베이스에 스파게티이다. 원래 우리 집 단골 점심 메뉴인데 오늘 저녁은 스파게티를 만들면서 신이 난다. 내일 달리기를 하면서 쓸 영양이 가득한 스파게티. 내일의 달리기를 위해 잠을 잘 자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저녁을 어떻게 먹는지도 중요하다. 너무 늦지 않은 시간, 탄수화물 보충이 가득한 스파게티가 좋다. 아이들이 좋아하니, 야채를 잘게 다져서 다진 고기와 토마토 가 크게 들어간 소스와 버무려서 먹으면 정말 기분 좋은 포만감이 든다. 소화가 잘 됐을 즘에 잘 준비를 하면 된다.


오늘 아침, 알람 필요 없이 일어났다. 4: 56 AM. 일어나 침대 위에 앉아서 멍 때리며 시작하는 아침. 오늘도 감사합니다. 나 잘 잤어요 내 몸이 말해주는 듯하게 천천히 기지개를 켠다. 화장실로 가서 양치를 하고, 어제 꺼내놓은 옷을 입고, 키친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매일 아침처럼, 물을 끓인다.


내 몸을 따뜻하게 데워줄 차를 한잔 마시기 위해서, 오늘은 특별히 마누카 허니가 들어간 달달한 꿀물로 시작을 했다. 5:15 AM 약속한 것처럼, 아침 묵상을 하고, 글쓰기 그리고 글 읽기를 한다. 그리고 지금 5: 57 AM 창문 밖 너머로 그렇게 깜깜하던 하늘이 밝아진다. 전화기를 보니 오늘 아침 해 뜨는 시간 6:27AM이다. 이제 커피 마실 시간이다. 오늘은 커피에 코코넛 오일을 넣고 마실 거다. 보통 모닝런 보다 길게 뛰어야 하는 에너지가 필요한 아침일 테니까 말이다. 이렇게 오늘만 달리는 아침이 시작된다.


6:30 AM 아침 공기가 차가워졌다. 해가 뜨려고 하는 아침 아직 사람이 별로 없어 한산한 공원이다. 고요한 아침이 너무 좋다.


6:30 AM 9.5.2020  ©SEINA 

눈으로 보고 있는 아침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워서, 한참을 서서 해가 떠오르는 아침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아보려고 많은 사진들을 찍었는데, 내가 만나고 온 아침이 고스란히 전해지기는 어려운 것 같다.


10 마일, 16 km를 뛰는 아침. 모든 달리기에 처음은 비슷하다. 천천히 달리면서 몸을 깨워 주기, 요즘같이 가을로 지나가는 아침은 온도가 떨어져서, 더 신경 쓰고 천천히 달려 줘야 한다. 천천히 달리는 게 빨리 달리는 것보다 어렵다. 아직은 차가운 공기가 기분 좋게 얼굴에 닿는다. 그리고 천천히 숨을 쉬어 본다.


1 마일. 몸을 움직여 주는 시간. 기록으로 보면 제일 느리게 달리는 구간. 오늘 어떤 달리기를 할지 상상을 하면 달려 본다. 10'16"

2 마일. 다음 체크 포인트는 나의 포토존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으며 만난 할아버지랑 인사를 한다. 10'13"


 다리 위에서 ©SEINA 

3 마일. 몸이 풀리고, 경사도 시작된다. 나무가 많아 내가 좋아하는 구간. 10'03"

4 마일. 오르막이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 내려가는 길이 즐겁다. 9'41"


하늘을 올려다 볼수 있는 여유 - Look Up ©SEINA 

5 마일. 다시 평지가 시작되고, 해가 완전히 뜨고 나니 공기의 온도가 그새 바뀌어 버렸다. 9'54"

6 마일.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는 길.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벼운것 같다.  9'39"

7 마일. 오늘 달리기가 끝나면 뭐를 먹을까 생각해 본다. 운동이 아니면 회복중인 나의몸.  9'44"


노랑은 사랑 ©SEINA 

8 마일. 중반부를 넘어서, 이제 후반부를 향해서 뛰어가고 있다. 다시 내가 좋아하는 구간으로 돌아간다. 9'48"

9 마일. 몸이 점점 더 가벼워지고, 생각 없이 달리기만 하는 이 구간이 제일 좋다. 8'42"

10 마일. 마지막 마일 오늘 달리기 중 제일 빨리 달려 들어왔다. 8'33"


처음 1km 6'27"으로 시작해서, 마지막 16km 5'15"으로 달리고 마쳤다. 1-2 마일 더 갈 수 있었을 거 같은데, 긴 토요일 주말 하루가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에너지를 남겨두기로 했다. 갈 수 있지만 가지 않고, 멈추는 연습도 해볼 수 있던 기회였다. 차가웠던 공기는 어디로 사라져 버리고, 온몸은 땀범벅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알차게 썼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건강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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