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INA Oct 21. 2020

다시 돌아온 미국의 8월은 추웠다.

첫 하프 마라톤 : 초반부 트레이닝  : 미국의 8월


7/30/2019  아침 ©SEINA


미국에 도착한 다음날, 운동화를 신고 나가 본다. 비슷한 시간대의 아침인데 춥다. 달리기를 시작하는데 잠시 잊고 있던 무릎이 시끈 한다. 온도 차이에서 오는 걸까?


Week 1 : Day 34 in the US : August 17, 2019

다시 돌아온 Peace Valley Park

여름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싱가포르에 다녀오기 전 자주 갔던 공원에 도착했다.

그렇게 자주 오던 공원인데도, 왠지 모르게 낯설다. 두렵다. 싱가포르에서 어두운 아침에 달려 나가면서 하지 않았던 걱정이었다. 안전하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을 다시 미국에 와서 느낄 줄이야.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곳이 한없이 낯설게만 느껴지는 아침이었다. 내가 아는 이곳, 자주 왔던 곳에서 느끼는 낳설음과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내가 마주 해야 할 두려움이었다. 몰라서 두려운지 모를 때가 있고,  정확히 알지 못해서 두려울 때가 있다. 나의 감정은 시시 때때 상황과 장소에 따라서 변한다. 내가 느끼는 이 두려움, 어떻게 해야 하나?


Peace Valley Park - 평화로운 고개.

회색 하늘이었다. 구름 들만 나와있고, 아직 아무도 없어서, 스산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던 아침이었다.

혼자서 뛰기 시작했다. 하나둘씩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걷고, 뛰고, 자전거 타고, 혼자, 둘이서, 여럿이서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눈인사, 손인사를 하며 지나간다. 눈이 마주 치니 서로 반가운 듯, 웃음 인사. 웃는다. 말이 딱히 필요 없다. 그래서 더 좋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는데, 우린 어떤 인연이어서 이렇게 만나 지는 걸까?라는  아침 감성 가득한 질문도 해보면서 말이다.


6:38 AM :  6 of 60 day Journey 앞으로 60일간의 기록을 하고 있었다.  5 마일 (~ 8 km)을 달렸다. 9'56'  49:57 - 50 분동 안 열심히 달리고 왔다. 온도는 73도. 긴팔을 입고 달린다.

아직 나에게 익숙한 아침의 온도 80-90도이다. 10도의 온도차. 아직 나에게는 미국의 여름이 너무 춥다.


August 17 2019 ©SEINA
첫 달리기, 미국의 8월 ©SEINA


호주의 바다가 그리운 8월 August 2017 ©SEINA


2017년 8월 골드코스트, 호주에서 부터 였다. 거기서부터 그렇게 조금씩 걷다가, 달리기 시작했다. 아직도 달리고 있고, 배우고 있고 느끼고 있다. 친한 호주인 회사 동료가 웃으면서 말했다, 넌 거기서 달리기를 시작했구나,

호주 사람들은 골드 코스트 가서  술을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 Most australian spend their time in the

Gold Coast drinking."


시드니 호주 August 2017 ©SEINA


Week 2 : Day 41 in the US : August 24, 2019

가봤던 길을 다시 가는 길

아침에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아침 공기가 차갑다.

가을이 오고 있나 보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아침의 차가움이다. 잘할 수 있을까? 저번 주에 와서 한번 가봤던 길이라고, 운전을 하면서 공원으로 오는 길도, 달리러 나오는 길에 마음도 확실히 가볍다.


6:45 AM : 12 of 60 : Saturday Morning run -

5 miles, 9'27" 47:14  

저번 주 보다 3분이다 단축된 기록이다. 아, 돌아보니 왜 시간이 중심이 되어 기록이 되어있는지 알겠다.

나에게 정해진 거리를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느냐가 중요했던 시기였나 보다. 나는 누구와 나의 시간을 그렇게

비교하고 싶었던 걸까? 얼마나 빨라야 빨랐던 기록이었을까? 돌아보면 보이는 것들이 있다.

요즘 우리 보물 2호 덕분에 차 안에서 등교할 때 매일 듣고 있는, 주토피아 (Zootopia )- Try Everything. 모든 것을 시도해보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달렸다.

실패를 해도 다시 일어나서 도전을 해보겠다는 열정적인 가사가 정말 딱이다.

I messed up tonight. I lost another fight
I still mess up but I'll just start again.
I keep falling down. I keep on hitting the ground.
I always get up now to see what's next. Birds don't just fly
They fall down and get up. Nobody learns without getting it wrong
I won't give up, no, I won't give in.
Til I reach the end
And then I'll start again
No, I won't leave. I wanna try everything. I wanna try even though I could fail
I won't give up, no, I won't give in.
Til I reach the end
And then I'll start again. No, I won't leave.I wanna try everything.  wanna try even though I could fail... Try Everything
August 24 2019 ©SEINA
August 24 2019 ©SEINA


만약 저번 주 회색 하늘 그리고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면 어쩌면 나는 이 멋진 하늘과 풍경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모르 것, 확실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두려움. 천천히 나만의 페이스로 해보고 알아가면 되는 것이다.


Week 3: Day 48 in the US - August 31, 2019

너무 춥다. 싱가포르로 이사를 가서 시간이 지나서 가을이어야 하는 시간이 되었을 때  안 추워지는 것도 이상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추워지면서, 계절이 바뀌는 것  평생을 그렇게 당연시하면 알고 살아온 그것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내가 익숙하다고 해서, 내가 당연하다고 믿고 있어서 그게 맞는 건 아니다.

2년 동안 여름만 즐기고 오니, 당연 한건 없나 보다.  

미국의 8월은 이미 호주의 겨울 날씨이고, 난 여름, 가을, 겨울 사이에서 오늘을 마주하고 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거룩한 아침이었다. 처음으로 이 호수한 바퀴를 달려서 돌았다. 걸었을 때는 2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였는데... 1시간 동안 달려서 토요일 아침에 10 km  달리기 성공!

6.3 miles = 10.1 km 9'59" 1:02:55

If you knew you couldn't play tomorrow, how hard would you play today?

다음 주, 아니 다음 달이 더 기대되는 8월의 마지막 날

아침이다.

나의 포토존 August 31 2019 ©SEINA


내가 좋아하는 이길 August 31 2019 ©SEINA
하늘을 올려다보자. August 31 2019 ©SEINA


이전 07화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