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공과 반응하는 발끝

그 작은 움직임의 의미

튀는 공과 반응하는 발끝


한국으로 돌아온 뒤 나는 잠시도 쉬지 않고 곧바로 취업 준비에 돌입했다. 스포츠 관련 직업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막막했지만, '일단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인터넷을 뒤졌다. 사람들의 블로그를 참고하며 정보를 얻던 중, ‘스포츠잡알리오’라는 카페를 발견했고, 그곳에서 취업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마침 정부 차원에서 인턴십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던 시기였다. 나도 이 흐름에 발맞춰 '어디든 들어가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여러 곳에 이력서를 제출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몇 군데에서 연락을 받아 면접이 보았다. 처음 면접을 준비하던 내게 모든 과정은 생소했고, 실전 면접에서는 더더욱 좌절감이 컸다.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면접을 본 나는, 정작 면접 중에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야말로 말만 늘어놓다 나온 헛소리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 말대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듯이 나는 우연한 기회로 태국과 한국에 기반을 둔 축구 에이전트 회사에 합격했고, 2017년 11월부터 나의 첫 해외 인턴십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솔직히 면접이 잘 되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태국에서 공부했던 경험과 태국어 능력을 높게 평가해 주신 덕분이라 생각한다.


태국에서 내가 맡은 주요 업무는 현지에서 활동 중인 한국 선수들을 지원하는 것이었다. 이적 시즌에는 선수 영상 편집과 프로필 작성, 통역까지 사소하지만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고, 3개월 동안 에이전트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외국인 선수 이적 과정부터 한국 선수들의 은행 업무, 각종 실무까지 돕는 과정에서 많은 실질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이후 운 좋게 좋은 기회가 이어져 한국에서도 지속적으로 함께 일하게 되었고, 외국인 선수 담당으로 활동하며 소속 선수들의 스폰서십 유치, 유스팀 운영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맡게 되었다. 특히 스포츠 의류와 양말의 국내 판매권을 확보한 뒤, 아무런 연고도 없는 태국 유명 브랜드에 직접 찾아가 미팅을 주도했고, 수많은 설득 끝에 브랜드의 관심을 이끌어내면서 "진짜 일이 만들어지네"라는 놀라움을 느꼈던 순간은 지금도 선명히 기억에 남는다

Samut Sakhorn-10.jpg
방콕유나이티드 경기-3.jpg
Samut Sakhorn-5.jpg
방콕유나이티드 경기-2.jpg

처음엔 그저 일하는 것이 즐거웠고, 매 순간이 뿌듯했다. 명함이 생기고, 해외 출장을 가고, 다양한 경기를 관람하며 스포츠 산업의 현장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점점 현실을 마주하게 되면서 내가 기대했던 업무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비자 업무부터 부동산 계약, 차량 관리, 통역까지, 본질적인 스포츠 관련 업무 외의 자잘한 것들까지 챙겨야 하는 현실은 종종 고민을 불러왔다. 작은 규모의 회사였기에 직접 실행해 보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반면, 거의 모든 일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무게감 역시 고스란히 나에게 돌아왔다. 업무 외적으로도 생각이 많아졌고, 스스로에 대한 불확신함을 확신으로 바꾸기 위한 정보 탐색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수원fc vs 안산그리너스-2.jpg
창녕고 X 준타스 1.jpg
이원영 연습경기-3.jpg
창녕고 X 준타스 2-2.jpg

그 와중에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축구산업아카데미’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처음 만든 교육 프로그램으로, 매주 토요일 축구회관에서 열리는 강의와 현장 학습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마케팅, 미디어, 중계방송, 유소년 육성까지 다양한 축구 산업 분야를 배우는 이 아카데미에 나는 반드시 참여하고 싶었고, 곧바로 지원했다. 하지만 첫 지원 결과는 탈락이었다. 당시 제출했던 제안서는 '동남아쿼터를 활용한 K리그 발전 방안'이었는데, 지금 다시 보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조차 부끄러운 내용이었다.


어설프고 미숙했던 시도였지만, 그 실패를 통해 나는 더 분명한 방향성을 찾을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꼭 다시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마음속에 자리 잡았고, 그것이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되었다.

IMG_1308.JPG
IMG_1296.JPG





#슛인케이리그 #shootinkleague

#스포츠마케팅 #스포츠매니지먼트

#트루스포츠 #준타스

keyword
일요일 연재
이전 09화첫 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