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시골은 12월 시작되면서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시작됐다.
건물마다 트리에 불이 켜졌고, 집집마다 집 밖에, 그리고 안에 번쩍번쩍 불빛들이 찬란하다.
하루는 크리스마스 퍼레이드로 온 마을 사람들이 나와서 퍼레이드를 구경했다.
학교에서 이 퍼레이드 카에 타고 싶은 사람 신청하라고 해서, 신청했었는데...
이날 쩡이가 노로바이러스 같은 것에 걸려와서, 최대한 화장실과 가까운 곳에 있었어야 하기에,
참여를 취소해서 아쉬웠다.
또 어느 날은 Canadian Pacific Christmas train이라고, 기차가 와서 공연을 해주는 날이 있다고 해서,
소식을 듣고 온 가족이 총출동해서 구경을 했다.
반짝이는 불빛을 달고 기차가 오더니, 기차의 문이 열리고 공연장을 만들어서 공연을 해 주었다.
아이들은 친구들 만나서 장난을 치고 우리 부부는 노래를 들으며 들썩이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겼다.
밤에는 아이들과 불빛이 찬란한 공원에 산책 가서 사진 한 컷 찍고 오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때는, 선생님께 초콜릿을 선물한다고 해서 선생님들께 줄 초콜릿을 준비해서 보냈다.
쩡이네 샘, 쭌이네 샘, 내 샘, New comer Cassy, Library 샘까지 준비를 했는데, 마지막 날 BUS 샘이 생각나서 부랴부랴 초콜릿을 더 사 왔는데, 사모님께서 버스 샘 주라고 와인을 한 병 주셨다.
아이들은 사모님께서 주신 와인을 보면서, 남는 초콜릿 하나는 자기네들이 먹으면 안 되냐고.... 하하하..
세세하게 챙겨주시는 사장님 내외께 감사하다.
금요일에 모든 선물을 주고 난 후, 우리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 사람들에게 팀홀튼에서 머핀과 도넛을 전달했다. 이로써 크리스마스 준비는 끝!
쩡이는 항상 우리가 사장님께 빵을 준다고 하면 "사모님이 더 맛있게 만드는데..."라고 하면서 사모님은 주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물어본다. 빵집 사장님께 빵을 선물 하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 하나 보다. 사모님은 빵집을 하시는게 아니라 취미이실 뿐인데...
이브날 아침, 사모님이 주셨다고 하면서 남편이 아이들 젤리 선물을 가져왔다.
와인만 챙겨주셔도 감사했는데, 아이들 젤리 선물까지..... 정말 감동이다.
캐나다 첫 크리스마스 때는 무엇을 할까?
사장님께서 남편에게 2일간의 휴가를 주어서 무엇을 할까? 잠시 고민을 했지만 고민할 필요도 없이 학교 마지막 날에 쩡이가 독감에 걸려왔다. 아프다고 울면서 난리다. 2일 동안 음식도 먹지 않고 고열과 몸살에 시달리더니, 크리스마스 아침 새벽 5시에 밥을 해달라며 나를 깨웠다. 야호! 다 나았다!
기쁨도 잠시 그 후 7시쯤 쭌이가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하며 울면서 일어났다. 바이러스만 시작하면 둘이 돌아가면서 아프다. 아침 내내 아프다고 울며 불며 하다가 낮잠을 자고 난 뒤, 약을 하나 먹였더니 쌩쌩 해졌다.
어디를 잠깐이라도 가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고 싶은데, 오늘 캐나다 시골의 모든 마트와 식당은 휴무다.
아이들과 크리스마스 분위기 조금이라도 내기 위해 크리스마스 장식이 있는 공원 한 바퀴를 돌았다.
캐나다의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하던데, 도시는 모르겠지만, 시골은 정말 고요하다.
크리스마스 점심에 사모님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또 주셨다.
꼬리곰탕과 LA 갈비, 양념 꽃게장...
우리는 김치찌개에 계란 프라이를 해 먹으려고 했는데, 잔칫상이 생겼다. 나는 캐나다에 와서 음식 하기도 귀찮고 애들이 입도 짧아서 대충해서 먹고사는데, 사모님은 정말 부지런하시고 음식 솜씨도 좋으시고 손도 크시다. 보고 배워야 하는데, 사람 그릇이 한순간에 넓어지지는 못하니 차근히 노력해야겠다.
아이들은 12월 25일~ 1월 5일까지 2주간의 짧은 크리스마스 방학이 시작되었다.
쭌이네 선생님이 Homework Sheet를 주셔서 내 숙제가 생겼나? 생각하고 깜짝 놀랐는데, 잘 놀고 잘 먹고 재미있게 즐기고 오는 것이 방학 숙제다. 글 한 장으로 마음이 따듯해진다.
아이들이 아파서 올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크리스마스이브도 당일도 축하를 못 하고 넘어갈 것 같다.
쭌이가 빨리 낫기를 바라며 캐나다 첫 크리스마스는 독감으로 끝났다. 늦었지만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