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llen Apr 18. 2023

빛의 벙커: 세잔, 프로방스의 빛

20년간 숨겨졌던 제주 비밀의 벙커

빛의 벙커: 세잔, 프로방스의 빛 


2022.11.04~2023.10.15 


비 오는 제주의 날씨를 마주했을 때는 실내 전시관이 제격인 것 같은데요. 오전부터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니 나도 모르게 전시관을 찾게 되네요. 그렇게 찾아서 간 곳은 ‘빛의 벙커 제주’입니다. 


우연히 티브이에서 제주에서 사는 배우가 지인이 제주에 놀러 온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장소가 어디인지 물으니 제주의 빛의 벙커를 추천하더라고요. 재작년에 제주도에 갔을 때 동부 쪽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빛의 벙커는 여행 일정에서 패스했는데요. 방송에서 그 이야기를 들으니 다음에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장소였습니다. 


꼬불꼬불한 입구를 차로 조금 올라가 보면 너른 주차장이 나오고, 길 따라가다 보면 바로 비밀기지 같은 장소인 전시장 입구에 다다릅니다. 안에 들어가면 세련된 느낌의 입구와 친절한 직원들이 맞이해주네요. 미리 사전에 네이버로 티케팅했기에, 키오스크에서 티켓을 출력해서 입장하면 됩니다. 


저는 전시장 입구를 들어가는 순간부터 음악 소리 압도되어 저도 모르게 멍하니 감상하게 됩니다. ‘세잔, 프로방스의 빛 - 현대미술의 아버지 세잔’ 전시는 그의 특별한 여정의 테마로 꾸며진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 공간입니다. 다른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음악과 그의 작품만으로 가득 채운 공간에 오감이 살아나는 듯합니다. 


어둠 속에서 빛과 음악을 통해 온전히 몰입되어 명화 속 주인공이 되다.


세잔, 프로방스의 빛
세잔, 프로방스의 빛



전시는 세잔이 1861년 파리에서 처음 활동을 시작한 시기부터 후기까지 그의 삶 전체를 아우르는 작품세계를 보여주는데요. 세잔은 사물의 본질을 그림에 담기 위해 끊임없이 색채와 형태에 대해 연구하며 전통 회화의 틀을 깨고 현대미술의 토대를 닦았습니다. 


칸딘스키, 추상 회화의 오디세이
칸딘스키, 추상 회화의 오디세이


세잔의 영상에 이어서 ‘칸딘스키, 추상 회화의 오디세이 - 추상 미술의 창시자 칸딘스키 영적 탐구의 여정’의 미디어 전시가 진행되는데요. 전시는 칸딘스키가 개척한 추상의 세계를 회화의 여정을 따라 보여줍니다. 추상 미술의 창시자인 칸딘스키에게 음악은 가장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었고, 음악과 회화의 결합을 탐구하며 그의 추상 세계는 더욱 깊어졌는데요. 전시의 마지막, 데이비드 보위의 가 흐르며 관객들은 칸딘스키가 창조한 내면의 우주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빛의 벙커 제주는 20년간 숨겨졌던 제주 비밀의 벙커, 예술과 음악, 미디어 기술로 다시 태어난 공간인데요. 옛 국가기관 통신시설이었던 벙커를 국내 유일 몰입형 예술 전시관으로 재탄생 시킨 문화 재생 공간이라고 하네요. 전시회를 통해 몰입형 미디어 아트라는 장르에 대해 경험하는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아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른 테마의 전시도 보고 싶네요.

이전 05화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 : 김창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