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노출콘트리트_안도 다다오
제주도에서 박물관 전시로 인스타 피드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것은 단연 본태박물관인데요. 저도 궁금한 마음과 설렘을 갖고 박물관에 찾았습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변화되는 제주의 날씨를 느끼며, 새벽에 비가 온 뒤 맑은 하늘을 보여주는 날씨에 감사한 마음으로 찾아갔습니다.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박물관답게 역시 회색의 노출콘크리트에 미로처럼 이어지는 입구에 더 궁금증이 증폭하게 되었습니다.
본태 박물관은 본래의 형태의 뜻으로 인류 본연의 아름다움을 탐구하기 위해 2012년 제주도에 설립되었습니다. 한국 전통공예의 새로운 미래가치를 탐색하고, 현대와의 소통을 통해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찾는 공간입니다.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1995)을 수상한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설계로 지어졌는데요. 그는 ‘ 제주도 대지에 순응하는 전통과 현대’를 고민하여 박물관 설계를 진행하였고,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노출 콘크리트에 자연의 숨결과 따뜻한 색감을 지닌 한국 전통 공예품을 담아 담백한 목조 건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였습니다. 미로처럼 복잡한 관람 동선은 안도 타다오 건축의 특징인데요. 시야에 따라 달라지는 건물과 공간의 모습이 빛과 물 바람, 그리고 노출콘크리트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제1관에서는 한국 전통공예품은 전시하는 공간이었는데요. 2층부터 1층까지 한획으로 이루어져 복도 없이 모든 공간이 차례대로 펼쳐지는 소박하고 인간적인 공간이었습니다. 다양한 문양의 소반부터 목가구, 보자기 등을 통해 화려함과 소박함, 단정함과 파격을 동시에 보여지는 수공예품 전시 공간이었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가면 볼 수 있었다. 베개에서 볼수 있던 문양이 친근하게 다가왔는데요. 지금의 눈으로 보면 전통 문양이 소박한 아름다움으로 느껴지지만, 어린 시절은 촌스럽게 느껴졌던 이유가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제2관에는 깊은 처마 아래로 높은 홀과 주 전시실이 연결되는 개방적인 공간으로 백남준을 비롯한 세계적인 작가들의 현대미술품과 안도 타다오의 명상실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2관에서 바라보는 산방산, 모슬봉, 단산의 풍경은 또 하나의 갤러리입니다.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날 잠들기 저녁에는 명상하는 습관이 있는 저에게 명상실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몸속 깊이 큰 숨을 크게 쉴 때면 저의 복잡한 생각과 불안함이 수면아래로 가라앉는 기분이 들곤 해요.
제3관은 쿠사마 야요이 상설전을 볼 수 있는 공간인데요. 쿠사마 야오이의 대표작인 이 영구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공간은 워낙 유명해서 말로 설명이 필요 없는 공간인 것같습니다. 직접 다녀와서 온몸으로 그의 작품을 느껴보시길 추천해 드려요. 예술가들의 작품을 표현하는 작업은 수행과도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점 하나의 모든 정신을 집중하며 그 속에서 영혼을 붙어넣는 작업을 하는 예술에 경지에 대단하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것 같습니다.
제4관에서는 우리나라 전통 상례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인데요. 상여 관련 부속품인 꼭두각시와 거의 완벽하게 남아있는 상여를 관람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5관은 기획전시가 열리는 공간이었는데요. 제가 방문했던 날에는 전통 민화를 주제로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있었습니다. 민화의 아름다움은 작품을 접할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데요. 우리나라의 식물, 꽃, 새, 책장, 목가구를 소재로 다양한 그림들이 그 당시 미술적 표현 전시되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제주도의 14일의 여행의 기록도 점점 끝을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현재 새로운 직장에 입사하기 위해 여러 가지 준비해야 할 들이 많아 글을 계속 작성을 못하고 있었는데요. 오늘 글을 쓰며 저도 그때의 좋은 추억을 떠올리며 힐링 받는 시간이었어요. 앞으로 힘든 순간이 찾아올 때면 그때 좋은 순간을 떠올리며 저에게 위로와 에너지를 받게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