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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렁주렁 열린 방울토마토 방울방울 맺힌 사랑

by 약산진달래

시골에서 한 달 살기를 시작하며 텃밭을 만들었다. 그 텃밭에 상추, 오이, 호박, 수박, 옥수수. 가지까지 그냥 막 뿌렸던 깻잎까지 잘 자라주었다. 그런데 한 달 살기를 마치고 주말에만 내려오기 시작하자 채소들은 주인이 없는 것을 알았는지 한주마다 그 모양이 다르다. 시들기 시작하고 곯아져 버린 것도 많았다. 풀이 무성하지만 뽑는 것은 엄두도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어떤 채소들이 나를 반겨줄까 궁금하다.


시골에 내려와 보니 풀밭에 가려 토마토는 거의 열매를 맺지 못하거나, 열매가 자라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방울토마토는 주렁주렁 잘도 매달려 있다. 방울토마토가 토마토처럼 한 개씩 따로 자라는 줄 알았다. 그런데 방울토마토는 아카시아 잎사귀처럼 열매가 한 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방울토마토 크기도 제각각이었다. 크고 작고 크기도 제각각이다. 어떤 방울토마토는 먼저 붉게 익은 것이 있고 이제 익어가는 것이 있다. 아직 초록인 아이도 있다. 시골에 내려온 형제들은 가지나 오이 호박은 텃밭에서 한두 개씩 따갔지만 방울토마토만은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방울토마토에 엄마 사랑이 방울방울 맺었다. 모두 엄마를 위해서였다. 토마토가 혈관이나 당뇨 건강에도 좋지만 매운 것을 잘 못 드시기 때문이다. 엄마를 위해 토마토로 반찬을 해서 드리고 있다. 고기반찬을 할 때도 한두 개 곁들이면 멋도 난다. 계란과 토마토만 있으면 맛있는 반찬이 뚝딱 만들어진다. 작년에는 방울토마토 껍질을 까서 매실청에 넣고 방울토마토 매실 절임을 만들었더니 여름에 아주 상큼하게 먹을 수 있다.


방울토마토가 열려있는 모습을 보니 엄마의 자식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것 같다. 크고 작은 방울토마토처럼 엄마를 위해 크고 작은 관심을 둔다. 먼저 익고 나중에 익어가는 방울토마토의 모습처럼 먼저 혹은 나중에 각각 엄마에게 사랑을 쏟는다. 시골집 텃밭에는 주렁주렁 방울토마토가 익어가고 있다. 방울방울 사랑이 맺혀있다.

방울토마토를 먹어보니 그 맛이 너무 달다. 마트에서 사 먹는 방울토마토에 비해서 그 껍질이 두껍지만 두꺼운 껍질만큼 건강해질 것이다. 방울토마토는 열량이 낮아 비만인 사람들에게 좋다고 한다. 어쩌면 요즘 다이어트가 절실히 필요한 나를 위해서도 방울토마토를 따가지 않고 남겨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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