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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약산진달래 Aug 03. 2021

평화로운 섬 금일도 여행

생일도나 금일도에 한번 가보고 싶었다.당목항에서 배를 15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안 순간 부터 였다 아직 밟아보지 않은  미지의 섬이 있다는 것을 안순간부터 배를 타고 가는 진짜 섬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모처럼 휴가를 맞아 시골로 내려온 브라더를 얼르고 달래고 협박해서 당목항에서 표를 끊고 섬으로 드라이브를 출발했다.     


사실 당목항에서 배표를 끊을 때부터 여유 곡절이 많았다. 생일도인지 금일도인지 정확하게 정해놓지 않고 떠난 여행이기 때문에 나는 어느 곳이든지 상관이 없었다. 그저 자주 다니는 배를 타려고 했다. 당목항 직원들에게 자주 다니는 배가 어느 어느 섬인지 계속 문의를 하며 표를 끊어야만했다.


브라더의 어디를 갈 거냐는 질문에 나는 계속 생일도를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30분에 한 번씩 다니는 배는 생일도가 아니라 금일도였다. 금일도 배표를 끊을 수밖에 없었다. 섬 여행을 함께 출발한 사람은 다섯 명이다. 신분증 이미지로 한 명은 복학생, 한 명은, 여선생님, 한 명은 아랍인, 한 명은 할머니, 그리고 긴 생머리 여자였다. 신분증을 모아 들고 매표소에서 다섯 명의 배표를 카드로 구입했다.  다시 돌아올 때도 신분증을 제시하고 배표를 끊어야 하기 때문에 카드와 함께 지갑에 넣어 내가 보관하게 되었다.  


배가 출발하는지 배의 상선과 하선을 돕는 분이 빨리 오라고 했지만, 막상 가보니 생일도로 향하는 배였다. 우리가 승선해야 할 배는 바로 옆에 정박해 있었다. 바로 금일도로 가는 배에 올라탔다. 배를 타는 기분이 차를 타고 주차장에서 대기하는 기분이었다. 나는 오래간만의 선상 여행이니 차 안에만 있을 수 없었다. 차문을 열고 나와 간판 위로 올라가 보았다.  

배가 출발하며 조약도의 모습이 멀어져 갔다. 당목항 앞바다에서 바라보는 조약도는 작은 섬처럼 바다 위에 봉긋 솟아 올라 있었다. 지금껏 바라보았던 약산의 모습과는 다른  섬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정겹게 다가왔다. 처음 발견한 고향 섬의 모습에 알 수 없는 신비로움이 느껴졌다.


15분 정도 바닷길을 따라 파도를 가르며 우리가 탄 배는 드디어 금일도에 도착했다. 금일도의 일정항에 도착하니 반겨주는 문구가 있다. '평일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금일도는 평일 도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평일도’라는 명칭은 개도 이래 외침을 받지 않는 ‘평화로운 섬’에서 비롯된 지명이라고 한다.

약산이 고금도와 다리로 연결되기 전에는 마량에서 배를 타고 한 시간을 들어와야 하는 섬이었다. 약산으로 오는 배가 40분 정도 걸렸으니 20분 정도를 더 배를 타고 가야만 하는 곳이다. 그런데 지금은 당목항에서 15분 정도이면 금일도까지 도착할 수 있게 되었다.


약산이 삼문산을 중심으로 그 아래 마을을 이루고 사는 모습이라면 금일도의 지형은 문어발처럼 섬이 여기저기 뻗어나가 있는 모습이라 굽이 굽이 길을 따라가야만 했다. 금일도는 인구가 어느 정도 되어서 인지 행정구역상 완도군 급일읍이다. 지나가며 느끼는 섬의 첫 모습은 살아있는 섬이라는 느낌이다. 육지와 떨어진 곳이어서 인지 더 깨끗한 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느낌이다.


금일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금일 명사십리 해수욕장이라고 한다. 당연히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목적지로 하여 굽이굽이 섬의 도로를 따라나서 보았다. 다시마의 고장이라는 팻말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금일은 국내 최대의 다시마 산지로도 유명하다. 오월이 되면 다시마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한참을 가니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란 해송 길이 펼쳐졌다. 내려서 걸어보고 싶었지만 날이 더우니 그냥 눈으로 감상하고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금일 명사십리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십리가 넘는 모래사장에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고 있었다.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은 열명도 안돼 보였다. 이곳도 코로나 시대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서 안타깝기만 했다.

금일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멀리 다리가 보인다. 그곳은 어떤 모습인지 한번 지나가 보았다. 평일도와 다리가 연결된 곳은 소랑도였다. 다리를 건너 소랑도로 들어가 보았는데 다리에서 바라다본 바다는 긴 세월 파도에 씻겨 내려간 기암절벽 같은 바위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마치 바다와 함께 살아온 평화로운 섬 금일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다시 약산으로 돌아가기 위해  항구로 향했다. 용굴로 가는 길이라는 푯말이 보였지만 날이 너무 덥고 몸이 불편하신 할머니를 모시고 있어 이곳도 그냥 지나쳤다.


다시마의 고장 금일에서 내 눈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섬의 곳 곳마다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도록 놓은 빨간 나무의자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예수 믿으세요"라는 말과 함께 평화로운 섬 평일도의 모습을 마음에 담아 보았다.


멀리 바다를 바라보니 파란 물살을 가르며  우리를 약산으로 데려다 줄 배가 약산 당목항에서 금일로 바다를 가르며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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