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함께 약산 치유의 숲으로 아침 산책을 나섰다. 산책이라고 하지만 차를 타고 가야 하는 곳이다. 집에서 10분 정도 차를 타고 당목항으로 향했다. 당목항에서 윗길로 올라가면 치유의 숲 센터 비슷한 건물이 나오고 그 건물에서 아래 길로 내려가는 동백숲길 코스이다.
산책을 매일 다니는 할머니와 함께 사는 아이는 방콕이 좋지만 왕할머니와 함께 있을 것이냐 산책을 선택할 것이냐 두 갈래 길에서 산책에 나섰다. 약산 치유 의의 숲 입구까지 여러 번 왔지만 이번이 처음으로 정식 산책을 나서는 길이다. 아침 산책이라고는 하지만 벌써 해가 중천에 떠올랐다.
이곳을 처음 온 가족들은 모두 약산에 이런 곳이 있었느냐며 깜짝 놀랐다. 물론 놀라지 않은 사람도 한 명 있었지만 좁은 산길을 다녔던 터라 이렇게 잘 조성된 길은 처음이었다. 라테는 말이야를 연발하며 과거 산길을 넘나들던 과거 경험담을 들려주어 산책의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
숲길 트래킹 코스에 대한 완도군의 계획을 보니 완도군에서 추진한 섬 자리 숲길 트레킹 코스의 한 코스로 약산 치유의 숲이 선정된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바다로 내려가는 숲길은 조성이 이미 되어 있었다. 안내판들이 제대로 없어서 인지 치유의 숲길이 이곳에 있는 것 자체를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았다. 아직 공사가 다 끝나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당목항에 약초와 흑염소의 고장 약산에서 이제는 치유의 섬이 된 조약도 약산 관광 안내판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동백나무와 참나무가 많이 자생하는 이곳은 나무에서 뿜어 나오는 피톤치드가 호흡을 타고 온몸으로 스며들어 오는 듯했다. 바다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는 잔잔한 음악이 되어주었다. 길을 걷다 보면 평화로운 섬이 건네는 소리에 에 자연스레 힐링이 되는 산책길이다. 그것도 가족들이 함께 하는 길이라 상쾌한 발걸음이다.
동백나무숲길을 끝에는 바다로 내려가는 데크길을 만들어 놓았다. 계단을 걸어 내려가 바다 위 절벽 제일 위까지 갈 수 있다. 그 끝이 이곳을 좀 와봤던 라테는 과거 초소 비슷한 곳이 있던 곳이라고 알려 주었다. 멀리 하얀 등대가 바위 위에서 굳건히 섬을 지키고 있었다.
아이는 절벽 아래로 내려가는 데크길에서 만난 바다를 바라보며 펼쳐진 절경에 탄성을 질렀다. 그러나 올라오는 계단길이 힘들어서 인지 투정을 부렸다. 친구 같은 아버지는 그 아들을 넓은 팔에 안아 들고 계단 올라왔다. 온몸에 땀이 홍건 했지만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진한 애정의 땀이었을 것이다.
멀리 하얀 등대를 바라보고 다시 돌아오는 길 전망 좋은 곳에 두 개의 건물이 보였다. 화장실이 아닐까 생각하며 들어가 보았지만 화장실은 아니었다.
공사가 계속되고 있어서인지 큰 도로로 만들어 놓은 곳에는 차량을 통제하고 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만들고 있었다. 과거에는 나무 데크길이 조성되었다면 요즘은 철재 데크길을 많이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철재 데크길로 만들고 있다.
깊은 산속 어디든 길을 만드는 사람들은 있는 법인가 보다. 길을 만드는 사람들의 위험을 감수한 피땀 흘린 살 수 없는 길을 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니 말이다. 그것도 오직 전문가들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왕복 한 시간 거리를 걸어 동백나무의 기운을 받으며 파도를 벗 삼아 숲길 트래킹을 마쳤다. 무더운 땡볕더위가 내리쬐었지만 동백나무잎 초록의 엽록소가 다 받아 내서인지 더위라고는 느낄 수 없었다. 다소 짧은 감이 있지만 산 위로 올라가는 길이 완성된다면 더 높이 더 멀리 바다 위로 펼쳐진 섬들을 바라보며 트래킹을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가족들이 모이는 날이면 다시 이 동백숲길을 걸으러 모두 나올 것이다. 약산 치유의 섬 숲길 트래킹 코스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피톤치드를 온몸 가득 담아간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