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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봄날아침편지258

2025.1.1 박찬일 <1월의 기도>

by 박모니카 Jan 01. 2025

보신각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2024년 끝날까지 우리를 지독히도 험난하게 했던 모든 것들을 다 날려 버리셨을까요. 제발 그렇게 되길 희망하셨을거예요. 특히 12월 한달 동안 우리 국민 모두에게 몰려온 엄청난 쓰나미, 대통령 내란 쿠테타와 제주항공사건은 여전히 미해결된 슬픔의 진행형이지요. 하지만 오늘 떠오르는 저 태양빛이 혁명의 불길이 되어 이 나라 이사회를 바꾸어주길 간절히 바라고 싶습니다.     


2024 마지막날, 아침편지를 보낸후 엄마와의 목욕동행, 제주항공희생자추모식헌화, 오랜벗들과의 송년점심을 하고 나니 얼마전 사고난 제 차가 새 모습으로 나왔더군요. 딸과 송년해를 쫒아가자며 출발, 드디어 새만금 항구에서 수평선 아래로 아래로 너울거리며 떨어지는 붉은 해를 정조준했지요.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자리를 잡고 마지막 해를 포착하려니, 바로 옆에 더 멋진 구조물 하나가 보였습니다. 바다위에 떠 있는 거중기를 실은 물체속으로 들어오는 석양의 풍경은 그야말로 월척이었어요. 점점 떨어지는 해와 달리기를 하여 얻은 올해의 마지막 사진. 거중기가 들어올린 불타는 수레바퀴 석양, 제법 멋져보이지요. ~~     


2025 첫 아침편지에 실려보내는 태양의 모습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설마, 어제의 태양과 같은 모습이라고 슬쩍 눈길이 스쳐가진 않았겠지요. 다르지요. 달라도 한참 다르지요. 2025라는 쓰는 이 손가락마저 움찔하며 숫자 5를 쓰는데, 우주를 세계를 움직이는 저 태양의 위대함과 고귀함을 보며 놀라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러니 어제의 태양, 어제의 저와 똑같을 수가 없지요.     


저는 작년 1월1일, 첫 태양을 보았던 같은 장소에 나와 있습니다. 사실, 바로 엊그저께 본 듯한데, 일년이라는 시간의 바퀴 위에서 함께 돌고 돌아 다시 또 같은 자리에 섰다는 사실이 묘하기도 합니다. 다른 점은 작년에는 대설주의보로 눈이 많이 왔었구요, 오늘은 시리도록 맑은 겨울공기만 가득합니다. 하지만 2025년도의 태양은 떴고, 같은 듯 다른 삶은 또 다시 시작되었으니, ‘오늘’이라는 이 순간은 분명 축복입니다. 올해도 봄날의 산책에서는 변함없이 ‘시가 있는 아침편지’로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희노애락 그 어떤 감정도 인위적인 여과기를 덜 작동시키면서 ‘사람의 마음을 만나는 일’에 진심으로 다가가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지으시게요. 박찬일시인의 <1월의 기도>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1월의 기도 - 박찬일     


어느 날

요원한 지구별에서 한 주기의 순례를 끝내고

마지막 숨결이 바람으로 흩어지는 날

그리고 제 마지막 호흡이 신께 도착하는 날

삶이 고단하였다 분노하게 하지 마시옵고

소나무위에 걸린 눈처럼 아름다웠다 말하게 하소서     


걸어온 모든 일상이

재난과 악의 빙판길 위험으로부터 생겨난

경계의 두려움이 아니라,

일출에 대한 경외심에

절로 무릎 꿇게하는 두려움.

당신께 바치는

거룩한 순종에서 솟구쳐 나오는

경건과 경외의 두려움이게 하소서   

  

바라옵건데

몰라서 아니 두려웠다하여

악을 행하지 말게 하시고

두려워 상대를 먼저 죽여야 하였다

말하지 말게 하시고

홀로 걸어왔다,

신을 모른다 말게 하소서.     


언젠가 그토록 오고 싶었던 오늘이자

내일이면 다시

추억의 오늘로 돌아가고 싶은

그런 오늘의 해가

뜨고 있나이다.     


부디 오늘도

스스로 미물되는 일 없게 하시옵고

땅이 멀고, 하늘이 스스로 높은 줄 알아

신을 닮은 얼굴

부끄럼없이 걸어왔다

말하게 하여 주소서.    

 

훗 날 제게

「네가 떨고 있느냐?」

물으시면      


「동행하고자 하였으나,

언제나 못미침으로,

정녕 두려워 떨고 있나이다.」

경건히 대답하게 하소서.     


세상 다수가

눈물 많은 삶들이옵니다.

티끌 날리는 바람에서도

그들 모두가 맑은 눈물로 자기 눈을 씻어내어

바로 보고

옳은 말 가려 듣고

바른 입으로, 바른 길 걸어가도록     


1월의 걸음을, 아침을

부디

기억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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