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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봄날 아침편지278

2025.1.21 안상학 <선운사>

by 박모니카 Jan 21. 2025

종이로 된 세계지도를 가지고 평면위에서 이 나라 저 나라를 궁금해했던 학창시절. 그러다가 지구본도 만나고, 또 그러다가 TV와 다른 미디어매체에 나오는 여러 나라 사람들을 통해 세계를 알아갔죠. 한 발 더 나아가, 직접  다른 나라로 갈 때에는 소위 가이드를 따라 다니며 여행하고, 또 더 나아가 아이들과 자유여행을 하면서 조금씩 다른나라 여행의 재미가 좋았었네요.


급기야 어제는 완전히 독립여행.. 혼자서 구글맵을 보며 이리저리 방향을 옮겨가면서, 낯선 길을 염탐하고 새 스 마트폰의 기능을 활용하는 제가 기특했답니다. 일본어를 못해도 파파고를 통해 할말 다 하고, 모노레일 티켓을 발권하여 다른 동네로 건너가보는 등. 낮선세상에서 발동한 호기심으로 하루가 짧았답니다. 솔직히 남편만 아니었다면 더 많은 곳을 구경했을텐데, 뒤에서 힘들게 따라오는 남편을 보며, 그만 멈춰야지 한 발걸음이 2만 보를 훌쩍 넘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애처로움까지 생기더군요. 그래도 저는 몸으로 체감한 여행온도가 높아서 오래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다음번에는 홀로여행을 시도해볼까 하는 자신감으로 귀선했네요.^^


어제는 일본의 하와이라고 불린다는 오키나와에 도착. 여러 곳을 다녔는데요, 그 중 슈리성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오키나와 나하시에 있는 류쿠왕국의 왕궁과 성벽으로 톡특한 건축양식속에 한국, 중국건축도 엿보였습니다. 오랫동안 한중일 사이에서 중계무역을 하며 번영했던 류쿠왕국. 조선왕조실록에도 경복궁 근정전과 닮았다는 묘사가 있다고 하네요.  지금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지만 2차세계대전 당시 격렬했던 막바지 전투로 왕국의 문화재가 많이 소실되었고 전쟁 군인들 수천명의 목숨이 스스로 바쳐진 슬픔의 장소이기도 하네요. 게다가 2019년 슈리성 본관 화재사건이 일어나 류쿠역사의 상징이 무너지는 참담한 비극도 있었어요. 지금은 관광객들이 슈리성 복구현장을 직접 볼수 있도록 했고요. 슈리성벽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서 보여지는 풍경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기온 20도, 따뜻하고 온화한 바람이 마치 우리의 남쪽 꽃을 깨우는 봄바람 같았어요. 일부러 일본 다실에서 차도 마시며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었네요. 여행강추지역입니다.


오늘은 종일 선상투어. 유홍준 교수의 '추사 김정희'에 대한 강연과 명창 임진택의 판소리 공 연에 참석해볼 예정이고요, 안상학 시인, 박준 시인 등의 문인과 여러 환경 전문가들의 강연도 궁금. 그리고 영화 한편을 볼까 생각 중이네요. TV에서는 미국대통령 등극과 법원난동사건. 윤씨에 대한 소식 등이 계속 흘러나오지만 비상사태를 대비하여 TV 선내 안내방송을 켜 둠이 좋다고 하여 소리를 죽이고, 모른체 다니네요. 소리가 클수록 마음의 소요도 커지니까요... 안상학 시인의 <선운사>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선운사 - 안상학


세상 살면서 한 곳쯤은 그리워하면서 살아야지

한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내 이미 사랑을 품은

그런 한 곳쯤은 그리워하면서 사는 것도 괜찮지


꽃이라고 해서 다 피기만 하는 것은 아니잖아


그래, 세상 살면서 한 사람쯤은 그리워해야지

내 아직 한번이라도 만나 꽃물 들이지 않았지만

그 한 사람쯤은 그리워하면서 사는 것도 괜찮지


그렇다지, 그 곳 그 땅은 지는 꽃만 품안에 안는다

지는 꽃이 흙이 되어 땅빛이 붉다지

그 땅에서 피는 꽃 또한 붉다지


날이 갈수록 붉어지는 가슴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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