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17 이은상 <봄처녀>
‘봄색시, 당신께 나의 모든 것을 드려요’ 라는 꽃말을 가진 식물이 무엇인지 아실까요. 뿌리에서 특유의 향을 뿌리며 이른 봄을 여는 나물,,, 아시겠지요. 바로 '냉이'입니다. 시동생이 과수원의 복숭아나무 가지치기를 한다고 하길래, 그 밭에서 처음 냉이를 보았던 신혼초가 생각나더군요. 요즘 밭들은 생긴대로 놔 둔 모양이 없고, 이런저런 구실로 벌써부터 다른 역할을 맡느라, 냉이들은 해가 갈수록 없어진다고 말하는 시동생. 그래도 냉이 캘 자리를 찾아보라는 엄명을 내리고, 친구와 함께 갔습니다.
다행히 한 바구니 정도는 충분히 채울만큼 냉이를 캤어요. 어떤 냉이는 벌써 흰 꽃이 나왔지만, 흰 뿌리만 보이면 모두 흙을 탈탈 털어서 담았지요. 어제 오늘 마치 진 봄이 온 듯 날이 푸근해서 그런지, 냉이뿌리 향도 제법 진했습니다. 잠시라도 농촌 아낙처럼 냉이를 캐며 친구랑 참 행복했네요. 오던 길에 대야 장에서 나온 냉이값을 물으니 엄청 비싸서 괜시리 마음이 더 뿌듯했답니다.^^
대야장에서 고소하고 따끈한 꽈배기랑 도넛도 먹고, 옛날과자 오란다도 사고, 봄꽃구경을 하면서 우리 군산에도 오일장 형태의 주기적인 장이 열리면 좋겠다는 수다도 떨구요. 집에 와서는 냉이를 깨끗이 씻어서 계란 듬뿍 넣어 부침개를 만들어 남편과 먹고요, 냉이된장국, 냉이무침 할 몫을 잘 챙겨두었어요. 집안 곳곳에 냉이 향기 가득,,, 꿀잠자게 하는 천연방향제 냉이와 첫 만남에 연신 고맙기만 했네요. 비록 종이책 한 장도 읽지 못했지만 사람책을 많이 읽었다고 제 양심도 저를 봐주겠다 하데요.~~
다시 오늘부터 날이 추워진다 하지만, 논밭에 찾아온 봄처녀는 쉬이 물러갈 모양이 아니었으니, 우리도 그녀의 치맛자락 살짝 붙잡고 있어보게요. 며칠내에 모두 모여 활짝 춤추자고 할거예요. 오늘의 논어구절은 ‘不能正其身 如正人何 (불능정기신 여정인하) - 자기 몸을 바르게 못하면, 어찌 남을 바르게 하겠는가?, 자로편’입니다. 이은상시인의 <봄처녀>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봄처녀 – 이은상
봄처녀 제 오시네 새 풀 옷을 입으셨네
하얀 구름 너울쓰고 진주 이슬 신으셨네
꽃다발 가슴에 안고 뉘를 찾아오시는 고
임찾아 가는 길에 내 집앞을 지나시나
이상도 하오시다 행여 내게 오심인가
미안코 어리석은 양 나가 물어 볼까나
https://youtu.be/GFiLja_f_bc?si=1iiswgFK0z587uSh
봄을 알리는 전령 냉이가 겨울을 잘 보냈는지 실하기도 하네요.
아랫녘 매화소식에 희망의 봄 빛 봅니다.
아직 목잠긴 소리로 가만히 노래를 불러봅니다. 봄이 오는군요~
와~냉이 긴~뿌리까지 야무지게 캐셨네요^^
지난 주말엔 진짜 반짝봄~.또 다시 겨울이지만 봄처녀가 뭔가 설레게 하는 아침입니다^^
샘의 따스하고 진솔한 맘이 담긴 글 읽으면서 봄들판이 상상되어져 덩달아 맘이 따뜻해지네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글이, 사진이 품어온 봄나물 향이
코끝으로 내달아옵니다.
봄아가씨 오셨군요.^^
어제는 투사 였다가
오늘은 봄처녀
변신은 무죄
분명한 그대의 컬러를 응원합니다
봄처녀의 고운자태를 흐릿하게나마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