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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봄날아침편지335

2025.3.19 홍은택 <커피하우스 '거기'>

by 박모니카 Mar 19. 2025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브라질... 이 나라들의 공통점을 여러분은 아시겠지요. 저는 이제야 이들에게서 ‘커피의 맛과 향기’를 떠올린답니다. 특히나 우리에겐 멀리있는 이 남미 국가들을 돌아다니느라, 밤새 잠을 설치기도 하구요. 그러고 보니, 우리가 이들을 지칭하는 단어마저도 미국 중심이었음이 웃기는 슬픔입니다. 이 나라들은 그저 고유의 역사와 전통과 사람들이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커피로 대표되는 그들의 이름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생각했어요.     


사람의 오감각 중에 가장 늦게까지 기억되며, 사람의 사유 속에서 가장 오랫동안 군림하는 것이 ‘후각’이라고 합니다. 언뜻 보기에, 시각과 청각보다 훨씬 뒤 처져 오는 것 같지만, 결국엔 인생의 결승선까지 느릿느릿이라도 종지부를 찍는 감각인 것 같아요. 좋은 냄새는 향기라 부르고 그렇지 않은 냄새는 그냥 ‘냄새’라고 부르는데요, 아마도 커피는 모두에게 좋은 감각기관을 작동시키나 봅니다. ‘커피향기‘라고 하지 ’커피냄새‘라고는 덜 불리우니까요.


어제는 특별히 과테말라 커피의 특징이라는 ’스모키 향‘을 느끼고 마셨습니다. 자연스레 아빠의 담배향이 떠오르더군요. 언제나 어느자리에 가면 아빠의 그 향이 꼬리를 물고 날름날름 거렸습니다. 당신 말년에는 소위 전원일기 커피를 즐기셨는데, 담배향과 함께 저의 후각에 깊게 주름진 당신의 향기입니다.     


누군가의 향기를 떠올려봅니다. 더불어 나의 향기는 어떨까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잡 생각까지 하면서 남미지역을 돌아다니니, 어찌 잠이 오겠습니까^^ 커피수업으로 벗들과 세계 여행을 하며, 서로가 주고 받는 향기의 본원을 맡아보고 사색해 보았으니, 일석0조는 되었을거예요. 오늘은 탄핵결정 예보가 될까요. 어찌 일말의 냄새라도 날까요.... 홍은택시인의 <커피하우스’거기‘>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커피하우스 '거기’ - 홍은택    

 

여기가 '거기'인가요?      


거기엘 가면 호숫가 나무 밑으로 밀려드는 물살의 두근거림이 있다 물살 위 첨벙거리며 노는 바람의 여린 발목이 보인다

거기엘 가면 시간의 서랍에서 꺼낸 향나무연필 깎는 냄새가 난다 산 쪽으로 난 창에선 잔별들 이 짤랑거리는 거기선 젖은 기억들이 다시 젖는다

마음속 터 잡은 단단한 옹이 하나 몸 밖으로 밀어내도 안으로만 숨어들 때 그윽한 커피향 보 드란 털실처럼 풀려 나오는

거기

내 가난한 그리움을 맡겨두고 왔다

여기가 '거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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