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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라는 말

by 별하


뭘 먹었는지보다
누가 해줬는지가 먼저였던 날들
그 뚝배기 속엔 늘 어머니가 있었다

말보다 손이 먼저였고
먼지보다 빠른 사람이었다
비 오기 전 창문을 닫아놓고
속상하기 전 반찬을 더 얹어두었다

한 번도 쉬워 보인 적 없던 하루를
어머니는 늘 아무렇지 않게 들고 나르셨다
바람 든 무릎, 꺾인 허리로도
밥 짓고 웃고, 나를 안았다

지금은 그 자리에
밥만 남고
웃음은 없다

어머니라는 말
그건 사람이 아니라
시간이었다


사라지고 나서야
모든 게 거기 있었다는 걸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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