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끝없는 후회와 자책은 때로는 그 어떤 것보다 그들을 더 힘들게 만들죠. 마음에 찾아온 이 병마저도 자신의 탓이라며 괴로워하는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감기에 걸린다면 누구를 탓해야 할까요? 유난히 추웠던 날씨와 그럼에도 밖을 나가야 했던 상황, 얇게 입고 나온 옷, 어제 잠을 설쳐 피곤했던 몸? 사실, 우리는 그 어떤 것도 딱 하나를 집어 탓할 수 없을 테고, 아마 감기에 걸렸다고 나만을 탓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저, 어쩌다 찾아온 감기가 얼른 떠나가길 바랄 뿐이죠.
마음의 병은 어떨까요? 눈에 보이지 않기에 병이 찾아온 것도 모두 내 탓이라며 마음의 문을 굳게 닫은 당신을 만나곤 합니다. 하지만, 마음의 병이 찾아온 것도 분명 감기에 걸린 것처럼 결코 전부 당신의 잘못은 아니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던 그 가시 돋친 말 뒤에는 간절했던 어느 날의 당신의 마음이 숨어있을 때가 많습니다. 누구보다 잘하고 싶었던, 사랑받고 싶었던 그 마음은 아직도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채로, 언젠가 띄워 보낼 꿈을 열심히 만들고 있죠. 누구보다 잘하고 싶었던 그 마음을 알기에, 때로는 모든 것이 내 탓이라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그 간절했던 마음에게 다시 한번 다정한 손을 내밀어보는 건 어떨까요? 전부 당신의 탓이 아니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