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존재하지만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정신과 질환들의 특성 탓에 어렵게 느껴지는 순간이 많습니다. 때로는 위험한 상황에서 도저히 설득이 안 되는 고집 센 가족들을 마주하거나, 자신을 정신과 질환이 있는 환자로 취급한다며 화를 내는 분들을 만나기도 해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처음 만난 누군가가 판단한 정신과 치료, 우울증 등과 같은 무거운 단어를 받아들이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잠깐 힘들어서 생긴 변화일 거라, 의지가 부족해서 그런 거지 언제든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싶은 마음도 클 거예요. 하지만, 그렇게 아끼는 마음에서 출발한 말들이 때로는 날이 선 화살이 되어 정작 그 사람을 아프게 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치료와 시간이 필요한 문제들을 자신의 탓으로 여기며 주눅 드는 누군가를 위해 짧은 글을 남겨봅니다. 그저,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