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옆에 있어서 모르는 건지도
말복이는 떠돌이 오리예요.
늘 혼자 다닌답니다.
가족이 없거든요.
말복이는 가족이 뭔지 참 궁금했어요.
하지만 만날 길이 없어 떠돌아다녔지요.
혹시나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말이죠.
한적한 냇가를 지날 때였어요.
어린 참새 네 마리가 둥지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죠.
말복이는 참새들에게 물었어요.
"너희들은 가족이 있어 좋니?"
네 마리 참새들은 저마다 재잘거리며 말했어요.
"좋냐고? 애들은 맨날 내 밥을 나눠먹어.
내 자리를 빼앗아서 늘 비좁아.
엄마 아빠 사랑을 가로채지.
늘 시끄러워 죽겠어"
말복이는 조용히 그 자리를 떠났어요.
한참을 헤엄쳐 가고 있는데 원앙 가족들이 목욕을 하고 있었어요.
새끼를 등에 태운 엄마 원앙이 말복이를 보고 인사했어요.
"어디를 가는 중이니 아기 오리야?"
"안녕하세요 원앙 아줌마~ 저는 가족을 찾고 있어요"
"엄마를 잃어버렸니?"
"네.."
"너도 어지간히 엄마 속을 썩이는구나. 엄마 말을 잘 들으면 잃어버릴 일이 있겠니?
우리 아가들도 얼마나 말을 안 듣는지 하루 종일 쫓아다니다 못해 등에 업고 다녀야 마음이 놓인단다.
새끼들을 위해 희생하는 게 어머니 네 엄마는 너를 얼마나 찾고 있을는지.."
말복이는 왠지 잘못을 한 거 같아 더 머무를 수 없어 서둘러 원앙 가족들과 헤어졌어요.
말복이는 여기저기 떠돌았지만 가족을 도통 찾을 수 없었어요.
그때 하늘 위에서 날고 있는 두루미가 보였어요.
"두루미 아저씨 거기서는 모든지 보여요?"
"그럼~ 작은 개미 한 마리도 다 보이지"
"그럼 혹시 제 가족들을 보셨나요?"
"네 가족들 말이냐? 여기 근처에 오리들은 없었는데~"
말복이는 낙심했어요.
"두루미 아저씨는 좋으시겠어요 가족이 있어서"
"흠~네가 커서 부모가 되면 알겠지만 가족이란 참 피곤한 것이란다
나를 보거라 하루 종일 내 가족들이 안전하도록 날개가 아파도 하늘 위에서 날고 있지. 너무 고단해~ "
해가 저물고 있었어요.
말복이는 두루미 아저씨와 인사하고 빨리 잠자리를 찾아야 했어요.
다행히 근처에 푹신한 지푸라기들이 널려있어 말복이는 오늘 하루 여기서 잠을 자기로 결정했어요.
잠자리에 누운 말복이는 생각했어요.
"다들 옆에 있는 가족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는 거 같아.
가족들 옆에만 있을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말복이는 지쳐 스르르 잠들었어요.
말복이가 내일은 가족을 찾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