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지유는 좀처럼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머릿속엔 온통 노랑이 생각뿐이었거든요.
띵동댕동. 드디어 하교 종이 울렸어요.
지유는 벌떡 일어나 총알같이 집으로 달려갔어요.
"엄마~~~~ 노랑이 어디 있어요? 노랑이 이제 아야 안 해요??"
지유는 허둥지둥 노랑이를 찾았지만 노랑인 어디에도 없었어요.
그때 엄마가 자그마한 노란 상자를 들고 왔어요.
"지유야 어쩌지. 노랑이가 많이 아프다가 하늘나라로 갔어"
상자에 담긴 노랑이는 고요히 잠들어 있었어요.
지유는 믿을 수가 없었어요.
펑펑 눈물만 나올 뿐이었어요.
"지유가 노랑이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우리 같이 노랑이 하늘나라로 보내주자"
지유는 겨우 눈물을 참고 노랑이를 집 뒤뜰 느티나무 밑에 묻어주었어요.
"노랑아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아~"
지유는 너무 슬픈 나머지 주저앉아 버렸어요.
“엉엉엉 노랑아~”
그때 누군가가 지유한테 속삭였어요.
"추억 열매를 따 먹으렴"
지유는 고개를 들어서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어요.
그때 또
"추억 열매를 따 먹으렴"
하고 들렸어요.
그건 나무가 하는 말이었어요.
"나한테 기대서 앉아 지유야. 그리고 추억 열매를 먹으렴"
지유는 나무에 기대앉아 눈물을 훔치며 물었어요.
"추억 열매가 뭐예요?"
나무가 말했어요.
"눈을 감고 노랑이와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 중 하나를 떠올려 보렴"
지유는 눈을 감았어요.
그러자 지유 손에 있는 모이를 쪼아 먹는 노랑이가 보였어요
"간지러 히히히"
자그맣고 예쁜 노랑이는 모이를 먹고 지유 뒤를 졸졸 따라다녔지요.
지유는 까르르르 웃으며 노랑이와 술래잡기 놀이했어요.
지유는 정말 행복했어요.
지유가 눈을 살짝 떴어요.
노랑이가 보이지는 않지만
마치 노랑이가 옆에 있는 것 같았어요.
나무가 말했어요.
"노랑이는 지금 여기 없지만
지유가 추억 열매를 먹을 때마다
지유 마음속에서 노랑이가 살짝 와서 옆에 있다 갈 거야.
노랑이가 너무 그립거든
추억 열매를 먹으러 나한테 오렴"
지유는 노랑이에게 말했어요.
"노랑아 지유가 추억 열매 먹으러 또 올게.
그때까지 아프지 말고 잘 있어"
지유는 더 이상 울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