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났음의 불편함

by 강아

예전에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라는 철학자의 책을 읽고 일반적인 사회 통념-그러니까 생명은 소중한 것이고 그렇기에 고귀한 것이다-에 반하는 주장에 눈이 확 뜨였던 때가 있었다. 한국의 입시나 계급사회를 보면 더더욱 공감하는 사람이 있어서 이슈가 됐었다.


늙음에 대한 책을 읽다가, 인용된 문구가 있었고 그건 에밀 시오랑의 책이었다. 궁금한 게 생기면 참지 못하는 나는 다음날 바로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아봤더니 선물처럼 있었다.


근데 책을 열자마자 멈추지 않고 완독을 해버렸는데, 이유는 글이 단문이라 읽기가 용이하고 글을 쓴 사람이 초월적으로 비관적인데 그게 내 비관과는 비교할 수 없이 신랄해서 통쾌한 맛이 있었다. 그러니까 '와 이런 사람에 비하면 내가 하는 비관은 축에도 들지 않는구나'라는 신기함 비슷한 것이기도 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말하는 것이라면 말할 필요가 없다-라고 하며 작가의 소명을 언급한다. 즉 다른 사람이 말한 건 굳이 반복하지 말고 그렇기에 자신의 독창적인 것을 말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상투성을 경계하고 작가로서 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말하는 그의 모습은 불교 철학도 언급하며 그것과 본인의 철학과 비교하기도 한다.


자신의 생각이 너무 공고해서일까, 그는 돈을 버는 생활과는 멀었다고 하는데 그의 생각에 위안받다가도 또 돈이란 것에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는 게.


이전 10화like 글렌 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