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다니면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게 되는데 그중 갑질하는 유형이 내가 가장 혐오하는 사람이다. 권위반발이 높아서 계급도 못참겠는데 그걸로 사람 찍어누르려고 하면 나는 반드시 복수한다.
그 사람을 처음 안좋게 생각한건 좋아하던 후배가 있었는데 그 후배한테 상사가 논문숙제를 시킨거다. 상사는 대학원을 다니고 있었는데 통계논문을 써야하는데 못쓰니까 직원한테 시킨거다. 그때 후배는 물론 제물을 바쳤고 그 상사는 직장에서 승승장구 했다. 보통 이런 사람은 강약약강이라서 인사권자에게 아부하는 능력은 대단하기 때문이다. 그 후배는 결국 다른데로 이직했다.
하지만 시련은 나에게도 닥쳐왔다. 조직개편이 되어 같은팀이 된것이다. 그에대해 이전부터 안좋은 인식이 박혀있어 복도에서 만나도 인사를 안하고 지나쳤는데, 그런 내가 곱게 보이진 않았던지 그러든가 말든가 계획서를 기안을 했다. 근데 10번 넘게 반려당했다. 반려당한 이유도 사업목적을 아래로 개요를 위로 하는 단순한 내용 재배치 뿐이었다. 그나마 그렇게 바꾼것도 기억을 못하는지 결국 10번 넘는 수정 끝의 보고서는 처음것과 동일했다. '왜 계속 바꾸시냐' 물어보면 '내가 언제 그랬냐' 하는 사람이었다.
한번은 내가 진행하는 사업내 출장건이 있어 전문가 동행으로 같이 보냈더니 돌아와서 해당 사업에 지방비가 있다고 해서 학교의 민원이 들어온 것이었다. 나는 국비와 자부담으로 이뤄졌지 지방비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는데도 그는 내가 그렇게 말해서 학교에 그렇게 말하고 온거라고 했다. 심지어 같이 갔던 전문가도 해당 사업이 국비와 자부담으로만 이뤄지는걸 알고 있었지만, 미친개가 그러니까 묵인하고 온것이었다. 그러면서 나때문에 그랬다고 사무실 내에 본부 직원이 다 듣도록 '정과장이 그러지 않았냐며' 볼펜을 던지며 소리지르는 것이었다. 나는 모아둔 연차를 한번에 소진했다.
그리고 회사에 복귀했을때 그가 내게 면담을 하자고 하더니 '그러니까 회사 사람들이 정과장을 일 못한다고 말하는거 아니겠어' 라고 말하길래 '누가요?' 라고 반문했다. 그랬더니 '그건 말한 사람한테 누가 되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 라고 하는데 나는 그럴줄 알고 해당 내용을 녹음했다. 그리고 감사실에 제보했다.
감사실은 녹음본을 듣고 '증거불충분'으로 사건접수가 어렵다고 했다. 나는 직장 동료들에게 그가 내게 가했던 폭언과 물건을 던지는 행위에 대해 말한 메신저 내용을 추가로 제출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재는 게편이라고 증거불충분이라고 했다. 결국 인사실에 분리를 요청해서 다른 팀에 배정되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이 작자는 인사결정권자에게 물심양면으로 노력하여 부대표가 된다고 했다. 통탄하려는 찰나, 상위기관에서 낙하산으로 보낼 인사가 있는데 우리끼리 인사를 결정해서 상위기관에 찍히게 되었다. 지난한 과정속에 결국 낙하산이 부대표가 되었고 싸가지는 좌천되었다.
중간에 또 상사와 부하로 만나 평가를 받아야 하는 지리멸렬한 과정이 계속되었지만, 면담도 거부했고 평가도 최하위를 받았다. 아마 직급내 최하일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과 마주하고 대화하는 것보다 최하위 평가를 받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나에대한 그의 평가는 '그'의 평가일 뿐이지 그게 주변인들이 내게 하는 평가나, 내가 나에 내리는 평가는 아니기 때문이다.
3년에 걸친 악연은 이제 끝났다. 회사 때문에 괴로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나도 버티면서 살아왔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온 세상이 나를 억까(억지로 까다)하는것 같아도 결국 악인은 그가 행한 행동때문에 보편적 악인으로 정의될 것이며 내가 포기하지만 않으면 상황이 반전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