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회사를 그만두고 노동부에 신고할 생각이었다. 그런 대우-02화 버티면 상사는 퇴직한다 (brunch.co.kr)를 겪어가면서까지 회사를 다니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일반 퇴사하면 실업급여가 나오지 않으니 신고하고 받을 요량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노동부에서 인사부서로 노동부의 조사가 들어가기 때문에 미리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인사팀장은 면담에서 직장 내 갑질 대처 방법에는 1. 서면으로 마무리하는 방법 2. 조사에 착수해서 결과보고서를 도출하는 방법 이 있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그의 와이프는 공무원 시험을 쳐서 합격했는데 그 이야기를 길게 하며 말꼬리를 길게 늘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가 말하려는 요지는 '지금 네가 힘든 상황이고 그렇기 때문에 가족이 있으면 비빌 언덕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길게 하면서 '결혼을 해서 배우자에게 좀 기대면 어때?'라는 뉘앙스로 말을 한 것이다. 나는 이게 무슨 개소린가 하고 '저는 누군가에게 기대기 위해 결혼하기보단 내 존재가 누군가에게 버팀목이 되어주기 위해 결혼을 하고 싶다'라고 당시에는 말했지만 이것도 지나고 보니 가스라이팅이었다.
그러다가 결국 그 인사팀장은 다른 회사로 이직해 버렸다. 지금 생각해도 그가 빤스런한 게 내 일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일신상의 이유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 세상의 자식을 가지고 있는 부모들이, 회사에서 얼마나 불합리한 일들이 일어나는지 알면 자식을 곱게 직장생활 안 시키고 싶어 하는 마음도 알 수 있을 거 같다. 내 부모는 강한자가 버티는게 아니라 버티는 자가 강한자라고 했지만 말이다.